痴迷的男人
強迫症患者:48


민현오빠가 직접 끓인 라면을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어쩜 라면 먹는 것도 잘생겼대. 하긴, 누구 남친인데. 봐도 봐도 잘생겼다.


황 민현
"..내 얼굴에 뭐 묻었어?"

김 여주
"아니, 내 남친 너무 잘 생겨서."


황 민현
"후흐, 뭐야."

김 여주
"오빠, 우리 오늘 데이트할래?"


황 민현
"좋지, 4일동안 데이트하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는데."

김 여주
"오늘은 더 늦게까지 놀자."


황 민현
"그래, 가자."


가을이 되어 노란 잎으로 변해 떨어진 잎들 사이의 길을 걸었다. 아직 주황색이 되지 않고, 노란색에 머문 예쁜 잎들이 참 보기 좋았다.

김 여주
"벌써 가을이네."


황 민현
"가을에도 우리 여주는 또 예쁘네."

진짜 사람 마음 흔드는 거 하나는 어디가서 안 꿀릴 만큼 잘 하는 것 같다.


황 민현
"어, 여주 얼굴 빨개진 거 오랜만이다."

김 여주
"추.. 추워서 그래."


황 민현
"푸흡, 귀엽긴."

설레게 하기 장인이야, 뭐야. 김여주, 이젠 익숙해질만도 한데 대체 언제 익숙해질래? 자꾸 나만 설레고 말이야. 아, 그러고보니 오빠는 나한테 설렐 때 없나?

김 여주
"..피이."


황 민현
"왜 그래?"

김 여주
흥.. 안 알려 줄거야!!

괜히 소리치고 발 소리를 쿵쿵- 울리게 하며 걸었다.


황 민현
화.. 화났어?

김 여주
아닌데..!


황 민현
아닌게 아닌데?

주위를 둘러 보다가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혼잣말을 했다.

김 여주
키가 왜 이렇게 큰거야..


황 민현
? 뭔 소리 하는거ㅇ..

까치발을 서봤는데도 꽤나 차이 나는 키.

김 여주
"에이씨, 안 해먹어."


황 민현
"왜 그래?"

김 여주
"아무 것도 아니거든!"

괜히 애꿎은 민현오빠에게 화를 내고는, 더욱 세게 걸었다.


어디를 갈까 열심히 고민하다가, 공포영화를 보고 싶다는 민현오빠 때문에 결국 영화관에 도착했다.

김 여주
"이거 굳이 봐야겠어? 아무리 내가 공포영화를 잘 봐도.. 사람들이 이거 엄청 무섭댔어."


황 민현
"으이그, 똑같은 질문을 몇 번 하는 거야? 그러면서 무섭지는 않다고 하고. 그럼 그냥 나갈까?"

김 여주
"..안 무서워, 오빠나 무서워하지 마."


황 민현
"그래도 무서우면 손잡아."

..아씨, 너 또 설렜지, 김여주. 작작 좀 설레라고!

김 여주
"영.. 영화 시작한다."

영화가 시작한지 어느덧 30분, 공포영화라더니 무섭지도 않네. 내가 잘 보는 건가? 하긴, 내가 원래 공포영화를 좀 잘 보긴 했지.

이제 30분 정도가 남았는데, 대체 왜 무서운 장면이라곤 하나도 없는 걸까. 민현오빠도 공포영화를 잘 봐서인지, 표정도 바뀌지 않은 채 같은 자세로 쭉 보는 중이다.

뭐야, 저 사람 뒤에 저 허연 거 뭐야? 설마 귀신은 아니지? 제발 아니라고 해줘. 갑자기 놀래키지만 마라, 제발.

김 여주
"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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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괜찮아? 무섭구나, 손잡아."

김 여주
"후우.. 괜찮아, 안 무서워."

지루하다가 갑자기 왜 이렇게 무서운 건지, 방심하다가 깜짝 놀랐네. 그나저나 저 귀신은 왜 이렇게 무섭게 생긴 거야.

헐, 저 문은 왜 갑자기 열린 거지? 설마 귀신은 아니겠지? 이번에도 갑툭튀하면 저 사망해요, 영화감독님.

김 여주
"으, 미친!!"

너무 무서워서 민현오빠의 품에 안긴 채로 눈을 꽉 감아버렸다. 괜히 자존심이나 내세워서 뭐하는 거야, 김여주. 완전 쪽팔리잖아.

창피해서 아무 것도 하지 못 하는 내 귓가에 민현오빠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 민현
"아직 귀신나오니까 눈뜨지 마, 그냥 안겨있어."

그래서 결국 민현오빠의 품에 안겨있었다. 귀신이 그만 나올 때에 민현오빠가 날 깨워주겠거니 하고는, 아주 잠깐 자려고 눈을 붙였다.



정말 잠깐 잔 것 같았는데, 이미 스크린엔 검정색 화면에 여러 이름들만 뜨고 있었다. 즉 영화가 벌써 끝나버렸단 얘기지.


황 민현
"끝났어, 가자."

김 여주
"..미안, 나 때문에 잘 보지도 못 했지."


황 민현
"아니야. 그나저나 많이 무서웠나 보네, 미안. 네가 공포영화 잘 본다길래 잘 보는 줄 알고.."

김 여주
"아하하.. 오빠는 잘 보더라."


황 민현
"으음, 그런가."

김 여주
"피이.. 그럼 가자."

민현오빠와 저녁을 먹기 위해 고깃집에 왔다. 그래, 오늘은 폭식하고 내일부터 다이어트하면 되지.


황 민현
"많이 먹어, 애기야."

김 여주
"나 지금 161cm이야. 155cm의 김여주에서 벗어났다고!"


황 민현
"푸흐, 귀여워."

내가 키컸는데도 나랑 20cm 차이나서 좋냐? 좋아?

김 여주
"근데 이거 마싯따.. 냐냠-"

한참 맛있게 먹다가 잠깐 고개를 들자, 고기에 한 입도 안 대고 날 흐뭇하게 보는 민현오빠의 얼굴이 보였다.

김 여주
"뭐야, 왜 안 먹고 보고만 있어?"


황 민현
"우리 여주가 아기새 마냥 맛있게 먹길래 너무 귀여워서~."

김 여주
"우음, 그래도 좀 먹어."

고기 한 점을 집어 민현오빠 입에 넣어줬다. 그러자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내게 말하는 민현오빠다.


황 민현
"사람이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구나."

그 와중에도 고기만 열심히 먹어대는 내 모습에 피식 웃는 민현오빠다. 인간을 뛰어넘은 저 잘생김은, 나만 보기에 너무 아까울 정도다.


김 여주
"후으, 배불러.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황 민현
"잘 먹어서 예쁘기만 하던데.. 다이어트하지 마."

김 여주
"헤헤.. 그럼 앞으론 오빠 때문에 먹는 걸로."

그렇게 웃으며 말하다가 괜히 아까 봤던 공포영화가 생각나 무서워져, 민현오빠와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줘버렸다.


황 민현
"괜찮아? 무섭구나, 안아줄까?"

김 여주
"아.. 아니야."

아, 공포영화 그냥 보지 말 걸. 이렇게 후회할 거면서 왜 본 거야, 이 멍청아.

과거의 내 탓을 해대며 무서움에 떨고 있으니, 민현오빠가 날 번쩍 안아버린다.

김 여주
"나 무거운데.. 빨리 놔줘!"


황 민현
"안 무거우니까 조용히 하세요, 공주님~"

김 여주
"..크흠, 민현오빠."


황 민현
"응?"

김 여주
"오빤 나한테 설렌 적 있어?"


황 민현
"항상 설레는데."

역으로 날 설레게 할 그런 대답을 원한게 아닌데. 아, 아까 하려던 거 지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도해볼까.

김 여주
"오빠."


황 민현
"왜?"

김 여주
"오빠는 얼굴에 뭘 묻히고 다니는 거야-"


황 민현
"응? 어디?"

김 여주
"고개 좀 숙여봐."

고개를 숙이는 민현오빠의 얼굴을 살짝 잡아 내 쪽으로 향하게 내렸다. 그렇게 입술이 닿았고, 민현오빤 놀란 듯 걸음을 멈췄지만, 난 놔주지 않았다.

어느 새 1분 정도가 되어가자, 민현오빠도 숨을 쉬기 힘든 눈치인데다 나도 힘들어져서 결국 입맞춤을 마쳤다.


황 민현
"하, 하아..-"

김 여주
"후으.."


황 민현
"..이럴 때는 참 꼬맹이 같지가 않아."

김 여주
"으응?"


황 민현
"이럴 땐 더 설렌다고, 애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