特別調查組 BTS 2
第15集:他們的關係(2)


그렇게 석진과 대화를 나누고 까무룩 잠이 든 여주는 두 시간이 지나고서야 눈을 떴다. 어차피 서장님도 쉬라고 했는데 한 시간만 더 자야지, 하며 다시 눈을 감으려던 그때,


김태형
"야."

연여주
"……?"

옆에서 태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에 얘가 왜 있지, 싶어 몸을 돌리니 웬걸. 그토록 피하던 호석까지 와 의자에 턱 앉아있었다. 시선은 여주에게 향한 채로, 그렇게.

연여주
"여… 여기는 왜…."


정호석
"연여주 씨가 우리를 너무 피하는 것 같아서요. 저희 할 얘기 있지 않나요?"

호석은 고개를 까딱였고, 그와 동시에 태형이 여주가 베고 있던 베개를 확 빼앗았다. 고개를 들고 있지 않았다면 추한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여주는 결국 몸을 일으켜 침대에 앉았다. 지금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만약 지금 여기서 빠져나간다 할지라도 후에 다시 붙잡혔을 때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생각도 안 났다.

연여주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요. 대답할 수 있는 선에서 말해 줄게요."


정호석
"총알, 어떻게 피했어요?"

첫 질문이 그건가. 하긴, 일반인이 보기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겠다. 아니, 사실은 이쪽계에서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연여주
"피한 거 아니에요. 저격수가 총을 잘못 쏜 거죠. 어떻게 사람이 총알을 피해요?"


김태형
"나도 봤어. 앞으로 가다가 멈춰서 갑자기 스텝 옮겼잖아.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렸는데도 그게 가능하다고?"

연여주
"그니까 불가능하다ㄱ,"


정호석
"우리가 직접 봤잖아. 두 눈으로 똑똑히."

연여주
"……."

아, 이걸 어떻게 넘어가야 할까. 끈질긴 시선으로 바라보는 두 사람에, 여주는 괜히 머리를 긁적였다.

연여주
"뭐…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렸으니까 그 반동을 이용한 거죠."


김태형
"…?"

연여주
"무게 중심은 앞으로 쏠려있는 상태에서 왼쪽 발을 대각선으로 놨어요. 순간적인 힘 때문에 몸이 돌아가는 바람에 총알을 피할 수 있었고요."


정호석
"그게… 가능하다고…?"

연여주
"두 눈이 직접 보셨다면서요."

사실, 개구라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렸는데 어떻게 반동으로 몸을 돌리나. 그냥 코어 힘으로 무작정 버티고 온몸의 근육을 짜내서 움직였다. 물론, 그래봤자 옆으로 몸 돌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여주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호석과 태형은 입을 다물었다. 아무래도 믿는 눈치였다.


김태형
"그럼… 그때 갑자기 밖으론 왜 나간 거야? 주변을 아무리 찾아봐도 없던데."

연여주
"그냥… 산책…?"

이건 뭘 어떻게 둘러대야 할지 모르겠다. 화장실 갔다 왔다고 둘러대기에는 건물 안에 화장실이 있었고, 누군갈 만나고 왔다고 말하기에는 그 누군가를 밝히고 싶지 않았다.

여주가 생각하기에도 이건 좀 아니다 싶었는데 호석과 태형도 같은 생각이었나 보다. 인상을 확 구긴게 눈에 보였다.


김태형
"그 와중에 산책?"

연여주
"…아니, 사실 저격수가 죽는 걸 봤어. 누군가가 저격수를 쏜 게 보였고, 그냥 무작정 나가서 찾은 거지."


정호석
"그러면, 찾은 거예요? 저격수 죽인 사람?"

연여주
"아뇨…. 아무리 뛰어서 찾아봐도 머리카락 한 톨 안 보이더라고요."

머릿속에서 수백가지, 아니 수천가지의 고민을 하다 입을 열었다. 진실과 거짓이 섞인 대답. 호석과 태형은 여주가 의심스러워도 이 이상 몰아붙이지는 못할 것이다. 이들도 그 범인은 찾지 못했으니까.


정호석
"후…. 아 난 또 여주 씨한테 큰일이라도 난 줄 알았잖아요.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꼭 좀 말해줘요. 다 말하지 못하겠다면 언질이라도 주고."

아까 이건 석진에게 해줬던 말 같은데…. 데자뷰를 느낀 여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호석은 할 얘기 다 끝났다며 편히 쉬라고 얘기하며 숙직실을 빠져나갔다. 그의 뒤를 이어 태형도 나갈 줄 알았는데….


김태형
"……."

넌 왜 아직도 여기에 있니…. 여주는 뭐 더 할 말 있냐며 태형을 쳐다봤고, 태형은 2층 침대의 기둥에 기댄 채 여주를 내려다 봤다.


김태형
"난 네가 마음에 안 들어."

연여주
"…? 싸우자는 거야?"


김태형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드는 네 성격도, 괜히 아픈 추억 끄집어내는 네 이름도.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들어."

연여주
"그래서 뭐. 싸우자는 거냐고."

여주가 하는 말을 태형이 장난으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지만, 여주는 진심이었다. 당장이라도 발목에 있는 잭나이프를 꺼낼 기세로 허리를 천천히 숙였다.

태형이 한 마디만 더 하면 바로 잭나이프를 꺼내들려던 그때,

"근데, 또 마음이 가."

"위아래 구별없이 선을 넘는 행동을 하면 바로 뭐라고 소리치는 네 성격도,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네 이름도."

"마음에 들어. 연여주."

연여주
"……."

생각지도 못한 말에 여주는 숙였던 허리를 폈다. 어제까지만 해도 싸늘했던 태형이 이렇게 말을 하니 내심 당황했다.

태형은 여주의 반응을 살피려 말을 잇지 않았고, 그 바람에 공기가 조금 어색해진 것 같아 여주는 괜히 목을 큼큼거렸다. 태형의 눈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연여주
"마음에 든다는 거야, 안 든다는 거야. 사실 날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네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난 특별수사반에 발 붙이고 있을 거니까."


김태형
"그래, 마음대로 해. 그동안 미안했다."

…이상했다. 안 그랬던 놈이 저렇게 구니까 더 이상했다. 여주는 미안했다는 말만 남긴 채 뒤를 돌아 숙직실을 빠져나가려는 태형을 붙잡았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연여주
"너한테… '여주'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어?"


김태형
"……."

필터링 없이 나온 질문이었다. 태형에게 김여주란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길래, 연여주를 처음 본 상황에서도 애틋함과 경계하는 기색을 숨기지 못했을까.

여주가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태형을 붙잡았던 손을 내리자, 태형이 "여주는…." 하며 운을 뗐다.


김태형
"…첫사랑."

연여주
"……."


김태형
"여주는 내 뼈 아픈 첫사랑이야."

답을 하고 나가는 태형을 붙잡지 못했다. 처음으로 여주에게 보여준 그의 얼굴이 너무 처연해서. 너무 구슬퍼서. 너무 애틋해서.

차마… 손을 뻗지 못했다.


숙직실을 빠져나온 태형은 소란스러운 회의실에 곧장 회의실로 향했다. 그곳에는 여주와 태형을 제외한 모두가 모여있었고, 심각한 얘기를 하고 있었는지 표정이 어두웠다.


김태형
"뭐야. 왜 다들 모여있어?"


김남준
"어, 왔네. 특별수사반 앞으로 우편이 왔는데… 좀 섬뜩해서."


김태형
"우편이 섬뜩할 일이 어디 있어. 뭔데, 줘 봐."

남준은 태형의 앞으로 우편물을 스윽 밀었다. 그 속에는 호석, 태형, 정국이 병실에서 박춘배를 제압하는 사진과 윤기, 지민, 여주가 김현철을 취조하는 사진, 그리고 호석, 태형이 여주에게 뛰어가는 사진이 있었다.

거기에 하나 더. 멀리서 찍은 듯한 사진 한 장 속에는 여주의 얼굴이 가득 담겨있었다. 표정을 굳힌 채 이게 뭐냐고 묻는 태형에게 윤기는 쪽지 한 장을 건넸다. 붉은색으로 문구가 적힌 쪽지였다.

「새로운 여주가 마음에 드나 봐? 걔가 어떤 짓을 한 건지도 모르고. 멍청한 것들.」


김태형
"뭐… 뭐야. 누가 설명 좀 해 봐!!!"


민윤기
"…그 쪽지 뒤를 봐."

윤기의 말에 태형은 급하게 쪽지의 뒷면을 봤다. 그 속엔… 태형의 가장 끔찍한 기억인, 김여주가 죽은 병실이 찍혀있었다. 침대 위에 여주가 누워있고, 피가 잔뜩 흐트러져 있고… 그때 봤던 장면과 다른 한 가지는,


김태형
"……연여주?"

그토록 아끼고 아꼈던 김여주의 앞에, 잭나이프를 손에 쥔 채 서 있는 연여주였다. 화질이 워낙 흐릿해 이게 합성인지 진짜인지 구별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진 속에 보이는 이 얼굴은… 연여주가 맞다.


김태형
"연여주가… 우리 여주를 죽인 거라고…?"


김석진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이게 합성일 수도 있고, 정확한 사실은 밝혀지지 않았,"


김태형
"왜…? 그럼 왜 연여주가 여기에 있었는데…? 시간 대를 보니까 우리가 가기 삼십 분 전이잖아!!!!"

태형은 사진의 오른쪽 아래에 찍혀있는 시간을 가리켰다. 손을 덜덜 떠는 태형을 차마 볼 수 없었는지 석진은 한숨을 쉬며 양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전정국
"형… 내 생각인데, 연여주가 범인은 아닌 것 같아. 기간은 짧았지만 우리한테 보여줬던 게 있잖아. 나 뺨 맞고 나서 바로 복수해준 거 잊었어?"


박지민
"…그래, 태형아. 아직 내가 연여주를 완전히 믿는 건 아니지만, 김여주를 죽인 범인은 아니야. 너무 섣불리 판단하지 말자. 어?"


김태형
"호석이 형은…. 호석이 형은 어떻게 생각하는데…? 우리 그때 같이 있었잖아. 나는 의사 부르러 가고, 정국이는 여주 옆에 있고, 형도 같이 있었잖아!!!"

내가 방금까지 누구랑 같이 있었는데…. 내가 방금까지 연여주랑 어떤 대화를 나누고 왔는데…. 이게 말이 돼…? 왜 하필 연여주야…? 왜 하필…!!!!!


정호석
"어느 쪽이든, 장담할 수는…… 없어."

쾅–!!!

호석의 말을 들은 태형은 곧바로 문을 거칠게 열고 나갔다.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형들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태형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대로 자리에 멈춰 섰다가는 죄다 부숴 버릴 것 같았다.

연여주
"…어? 김태형?"

우뚝. 막 숙직실에서 나온 여주가 태형을 불렀다. 형들의 부름에도 멈추지 않았던 다리가, 여주의 부름에 멈췄다. 아, 시발. 욕이 절로 나왔다.

연여주
"왜 그래. 그새 무슨 일 있었어? 다른 분들은 어디에 계시,"


김태형
"…야."

"…내가 지금 누구 하나 죽일 것 같거든?"

"그러니까, 말 걸지 마."

연여주
"……."

아까와는 차원이 다르게 상태가 이상해진 태형의 뒷모습을 보며 여주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제는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해줄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나 보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하며 여주는 말소리가 들리는 회의실로 향했다. 그곳에서 무엇이 여주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채, 그들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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