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ic of a Ruined World [Serial Discontinued]

12. If there is a strong person, you surv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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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특정 종교 및 단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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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터들을 피하며 달리기도 벌써 10분.

 체력 관리를 한답시고 천천히 뛰고, 빠르게 뛰고를 반복했는데 잡히지 않는 다는 것이 매우 이상하다.

 그렇다. 난 저들에게 놀아나고 있던 것이었다.


 "씨발..... 미치겠네."


 어느정도 누그러진 빛에 모자를 벗고 그들을 바라보자 공포감에 몸이 뻣뻣히 얼어붙었다.


 "아... 아아....."


 책에는 그런 말이 있었다.

 디펜서와 같은 죄수자 신분들은 노예로도 인정이 받아 그들의 위엄성과 격이 떨어져 인간이 바라본다면 공포감을 느끼겠지만..... 그 이상의 존재들보단 덜 할것이라고.

 

 [낄낄낄, 완전 얼어 붙었구만. 어딜 인간 따위가 격이 존재하는 헌터들을 쉬이 바라보려고.....!]


 다시 한 번 머리 속에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나가 아닌 둘, 셋 아니 그 이상인가.

 눈 앞에 있는 헌터의 외형은 매우 기괴했다.

 호랑이의 얼굴과 몸통, 그곳에 달려있는 뱀과도 같은 꼬리와 바닥을 툭 툭 쳐대는 저 날카로운 조류의 발.

 헌터의 모습은 여러 동물들을 합친 듯한 모습이었다.

 헌터를 인간의 형태, 혹은 그 외의 형태가 아닌 동물의 모습으로 한 의도는 뻔히 보인다.

 우리를 인간에게 사냥 당하는 동물 취급이 아닌 육식 동물에게 사냥 당하는 '소동물'들, 약해빠진 것들로 취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저 괴물이 천계에서 내려온 천사들의 애완 동물이다? 세상 어느 사람도 믿지 않을 것이다.

 벌써 인터넷에는 '악마'가 지구를 침공했다. 이런 썰도 돌기 마련인데.....


 [멍청한 인간아! 뭐라도 해보라고! 큭큭]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듯 약오르게 웃는 목소리는 나의 머리를 계속해서 찔러댔다.

 이제는 목소리만 들려오는 것이 아닌 저들의 시선 까지 느껴질 지경이다.


 "허억... 헉!"


 저자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음을 인지하자 퍼뜩 돌아오는 정신에 급히 발걸음 부터 옮겼다.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저 괴물들은 나를 장난감 취급 하며 가지고 놀고 있다.

 저들의 엉덩이에 달린 뱀은 꽈리를 틀어 나를 잡았다가 바닥에 놓기를 반복했고, 그 과정에서 내 체력은 이미 바닥이 나있었다.


 "허억 씨발... 애초에 난 몸이 아닌 머리파라고...!"


 무슨 수를 생각해야 하는데, 저 괴물들의 정보는 아예 없고..... 이제 어째야 한담?

 머리가 새하얘진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구나.

 아무 대처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온 몸에 힘이 쫙 빠진다.

 그냥 포기할까. 비관적인 생각이 온 머리를 가득 메울때, 내 정신을 돌아오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머리 속에서 들려 오는 목소리였다.


 [숲 속에서 느껴지던 기운은 악마의 기운으로 판정이 되었습니다!]


 [뭐? 악마가 왜 이 곳에 오는 거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백작 이상 급의 계급으로 추정이 됩니다!]


 [헌터들은 개고기처럼 썰리겠군...]


 나는 어릴 적부터 머리가 좋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너, 너가 악마지?"


 운이었다.



 ***



 저 목소리를 듣고서 생각은 단순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까?

 터무니 없는 생각이었지만 내 몸은 이미 숲 속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천계에 있는 저 놈들도 낌새를 눈치 챘는지 수군거리고 있다.

 날카로워진 나무들을 헤치며 뛰던 그때, 바닥에 놓여있는 피 묻은 손수건이 보였다.


 "이건 민지껀데...?"


 아 구할 수 없던 것인가.

 손수건을 꽉 움켜쥐자 저 멀리에서 인기척이 들려온다.


 "뭐야. 민지야?"


 떨리는 목소리로 발소리의 근원지를 바라보자, 사람의 실루엣이 점점 드러난다. 하지만, 여자의 실루엣은 아니었다.

 저게 말로만 듣던, 악마인 건가.

 옅게 보이던 커다란 날개는 퍼덕이다 이내 자취를 감추었고, 그 날개짓으로 인해 생긴 안개 속에서 악마가 나오는데.....

 악마가... 맞나?

 자신들을 위대한 천계의 존재라고 칭하는 놈들보다 더 아름답고 고운 얼굴과 그 얼굴을 비추어 주는 노란 빛의 꼬불 꼬불한 머리.

 끄르르륵 거리며 여기로 다가오는 저 헌터들 보다 더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저 악마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환히 웃으며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안녕, 나는 박지민이야."


 자신을 지민이라 칭하는 자가 내 뒤로 손을 톡, 가볍게 흔들자 뒤쫒아오던 헌터들이 삽시간으로 터져나가며 괴성을 내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