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 be nice to me_
Episode 27. A Little Less Sweet




김태형
아, 그리고


김태형
못 받은 게 있어서, 그거 받으려고.



"나 예뻐해 주세요_" _27화




백여주
아니... 여긴 어떻게 왔어요?


김태형
열심히.


백여주
그게 아니잖아...

그러고 보니 문득 스쳐 지나가는 기억들.

여주는 태형에게 자신의 직장을 알려준 적이 없다. 심지어는 저번에 태형이 처음으로 데리러 왔을 때에도.


백여주
…헙.


김태형
빠져나갈 생각은 말고, 얼른.

여주를 향해 고개를 쭈욱- 내미는 태형이에, 여주 막 웃고.


백여주
아니...ㅎ 그 전에 답변 하나만요!


김태형
…그래, 뭐든.


백여주
내 직장은 어떻게 알아냈어요?



김태형
…빨리도 물어보네.

미안해요. 내가 눈치가 좀 없어서. 멋쩍게 웃어 보인 여주를 그저 바라만 보던 태형이는 아무 말 없이 여주 제 품에 가둔다.


김태형
그야… 난, 요정이니까요-.


백여주
요정은 능력자인가 보다-. 부럽네요.


김태형
아니지. 요정이 왜 부러워_

아직 요정이 왜 요정인지, 요정이 벌을 받기 위해 요정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여주이기에.


김태형
…나는 사람 대 사람으로서 너 사랑하고 싶은데.

나지막이 뱉은 태형의 한 마디에, 여주가 태형이 가슴팍 밀치며 그런 오그라드는 말도 잘 해요?라며 헛웃음 짓지만- 태형이 그런 여주를 놓아줄 리 없다.


김태형
집에 혼자 있으면 심심해.


김태형
너랑 있고 싶은데, 나.

그저 태형의 품에 안겨, 태형의 말만 귀담아 들어주던 여주는 큰 결심 끝에 차츰 태형의 등 위에 손을 올린다.

토닥토닥, 일정한 간격으로 태형이 등 살포시 두드려주자 거기에 또 좋아서 헤실헤실 웃는 태형이고.


백여주
이제 끝나려면 얼마 안 남았어요.


김태형
…지금 점심시간밖에 안 됐는데?


백여주
…그러네.


백여주
나 그냥 아빠한테 오늘 일찍 마쳐달라고 해요?

태형이 품에 고개 묻고 있던 여주가 멀어지며 태형이 얼굴 보면, 태형이도 좋아죽는다.


김태형
응. 좋다.


김태형
그렇게 해요, 우리.


백여주
이것 봐…. 부탁할 거 있으면 존댓말.


백여주
하나만 해요, 하나만. 나 헷갈려요.


김태형
그렇게 할까?

연신 웃음 터뜨린 태형이는 정말? 그렇게 해줄 거야? 여주 재촉하고… 어느덧 자기가 온 목적(뽀뽀)은 잊은 지 오래.


백여주
…근데 어쩌지, 나 오늘 그렇게 못 해요.


김태형
왜...

잠시나마 기대했다는 듯- 피이이... 풍선 바람 빠지듯 기운 사라지는 태형.


백여주
오늘 진-짜 진-짜 중요한 마케팅 회의 있거든요.


김태형
…그냥 아무 말 안 하고 빠지면?


백여주
당연히- 안 되죠.


백여주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


김태형
그럼 내가 시간을 건너뛰어버릴까?


백여주
어... 그런 것도 할 수 있어요?


김태형
…아니.

그냥 그러고 싶다고. 기운 없이 한 마디 한 태형은 시무룩.

그런 태형이 보며 방긋, 웃은 여주는 안 되겠다 싶어 제 품에 있던 서류철 꼭 안더니 까치발 들어 태형에게 입 맞춘다.


김태형
…아.


백여주
자, 받을 건 이제 받으셨죠?


백여주
나 이제 일하러 갑니다-. 점심 사준 거 잘 먹을게요!

호다닥, 그 후로 무슨 행동을 당하게(?) 될까 두려웠던 여주는 입맞춤을 끝으로 비상구 문 열고 나가버린다.




김태형
아…. 백여주 진짜...

그 뒤로 홀로 남은 태형은 여주가 나간 비상구만 쳐다보며 제자리서 웃음 남발하고.



여주가 머리 정리하고, 비상계단에서 나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여주를 향해 몰려드는 같은 부서 여직원들.

"어머... 남자친구예요?"

"헐 대박, 나 저렇게 생긴 사람 처음 봤잖아요..."

"내가 뭐랬어- 저번에 여주 씨 데리러 온 남자 봤다니까-?"

그때는 파란머리였던 것 같은데... 염색한 건가? 등등등... 여주를 향한 호기심이 쏟아지던 중.


백여주
하하...

어떻게 답변할 줄 몰라 하하하하. 기계적인 웃음만 보이고 있는데…

그때 뒤에서 열린 비상계단 문을 통해 나온 태형이 여주 어깨 살포시 감으며 하는 말.




김태형
이따 봐, 기다릴게.

여주 순간적으로 너무 가까운 거리였음을 인지하고, 몸 부르르 떨다가도 두 눈만 꿈뻑거리며 제자리에.

태형은 그 와중에 다들 보란 듯이 엄지로 입술 매만지고서 출구를 향해 걸어간다.


백여주
……아...

멀어져 가는 태형이 뒷모습만 보며 좀 전에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려던 참이었을까.

"…와..."

"들었어? 들었어요? 미쳤다..."

"…우리 그냥 가서 밥이나 먹죠."


백여주
…….

우리 아빠 귀에 이 소식이 들리는 건 시간 문제겠구나... 생각했는데


그게 오늘일 줄이야.


백 회장
점심시간부터 해서… 우리 회사가 떠들썩한 이유가...

백 회장
우리 딸 때문일 줄은 몰랐는데.ㅎ


백여주
…하하... 그러게...요.

백 회장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백 회장
우리 따님께서 애인이 있다고?


백여주
……아빠...ㅎ

백 회장
괜찮아. 이 아빠한테는 솔직해져도 돼.


백여주
…….

그게 다 말하자면 많이 복잡한데요...


백여주
그냥...!


백여주
어쩌다 보니까...!! 만나는 사람이...

힐끔힐끔, 백 회장 눈치 보는 중.


백여주
생겨... 버렸네요...


백여주
그... 걱정은 진짜- 안 하셔도 되고!


백여주
그만큼... 정말 좋은 사람이니까...

사람? 사람... 사람은 아니긴 한데.


백여주
아, 무튼...


백여주
그냥... 만나고 있어요...!

어제부터요.

질끈, 두 눈 감으며 죄 짓기라도 한 사람 마냥 고개 떨구는 여주에, 회장은 힘 빠진 웃음 지으며 여주에게 다가간다.

백 회장
누가 보면 내가 너 잡아먹은 줄 알겠다.


백여주
…아닌...가요?

백 회장
내가 그럴 리가.ㅎ

백 회장
언제 한 번 나한테도 데려와봐.

백 회장
귀하디 귀한 내 딸을 데려간 남자가 누구인지 궁금하네.

다시금 제 자리에 앉은 회장은, 이만 됐다는 듯 여주 보고 나가서 일 보라며 손짓한다.


백여주
…아... 그럼... 저 이만...

백 회장
대신,


백 회장
연애 때문에 일에 지장 가는 일 있어선 안 된다?


백여주
그럼요-!


백여주
공과 사는... 구분, 해야죠. 그럼요.

떨리는 목소리로, 속사포로 뱉어낸 여주는 아까 비상계단 일 떠올리며 양심에 조금(?) 찔린 채로 회장실에서 나왔다는...



나 백여주.

퇴근하는 길의 발걸음은 언제나 가벼웠지만... 오늘처럼 가벼운 적은 처음인 듯하다.

세상에... 퇴근하면 집으로 가는 것뿐이라도 좋은데 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건...


백여주
김태형- 씨!

정말이지, 너무나도 좋은 일이다.

회사 입구에서 손 이리저리 흔들어 보인 여주는 태형이 향해 종종걸음으로 달려간다.



김태형
뭐야, 기분 좋아 보이네-.


김태형
왜 이렇게 기분이 좋으실ㄲ….

그렇게 달려가 여주가 도착한 곳은 태형의 품 속.


김태형
……어,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태형이 얼음. 순간 볼 발그레-해지면서 순딩순딩했던 파란 머리의 그때 그 수줍음 많아지는 요정이 되나 싶었지만...


김태형
우리 그냥 이렇게 있을까.

그새 적응해서 여주 뒷머리 쓸어내리며 꼭 껴안는 태형이다.


백여주
딱 10초만 더.


김태형
나 이렇게 1시간도 있을 수 있는데.


백여주
안 돼요-ㅎ


백여주
그냥 보고싶었다는 의미로 가벼운 인사…!

여주가 그 말 한 마디하며 태형의 품으로부터 벗어나면... 태형이는 좋았는데. 아쉬운 표정 짓고.


백여주
우리 이제 집에 가요. 춥다.


김태형
인사 끝?


백여주
네, 끝.

단호하게 조수석에 탑승하려 하는 여주 앞 막아서며 차 문에 몸 기대는 태형.


백여주
…뭐예요?


김태형
우리 집에 가서 뭐 할 건데-?


백여주
…뭐 하긴, 밥 먹고 자야죠


김태형
더 없어?


백여주
네.


백여주
나한테 바라는 거 있어요?


김태형
…아니, 뭐 꼭 굳이 바랄 것까지야.


백여주
으응... 바라고 있는 눈치인데.


백여주
피곤하다, 얼른 가요 우리-.

토닥토닥, 여주가 태형이 등 두어번 두드려주자 그제서야 차 문에서 나와주는 태형이지.




백여주
아, 맞다.


백여주
어제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말 못 했는데-

읏차, 안전벨트 있는 힘껏 당겨 착용하면서 태형에게 질문하는 여주.


백여주
그...


백여주
그쪽이랑 똑같이 생긴, 담배 냄새나던 사람 있잖아요-.


김태형
응, 사람 아니고 요정.


백여주
아차차, 맞다.


백여주
…도대체 뭐 하는 요정이에요, 그분은?

여주의 질문에, 아무 말 없이 핸들만 손가락으로 몇 번 두드리던 태형은 이내 입을 연다.


김태형
…나랑 같은 요정이지.


백여주
같은 요정이면서 왜 김태형 씨를 그렇게 막 대했는데요?

내가 어제 본 것만 해도... 사이가 좋진 않은 모양이던데.


김태형
…….


김태형
아, 오늘 저녁은 뭐 먹고 싶어-?


백여주
뭐야... 나한테 비밀 만드는 거예요?


김태형
비밀... 아닌데.



백여주
오케이, 나한테 말하기 싫은 거죠?


김태형
아니, 싫은 게 아ㄴ


백여주
이해해요- 내가 생각이 짧았다.


백여주
말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이야기해줘요. 난 들을 준비되어 있으니까.

태형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대화 마무리까지 지어버린 여주에 태형이는 입만 뻐끔뻐끔...


김태형
어... 그게


백여주
미안해하는 거라면, 그러지 말고요-.

태형이 한 손 꼭 잡아보는 여주.


김태형
…응?


백여주
내가 괜한 질문했나 봐요.


백여주
우리 이런 대화 말고, 조금 일상적인 대화나 합시다!



백여주
요정 씨 말대로...


백여주
우리 저녁 뭐 먹을까요?


김태형
…아ㅎ


김태형
우리 그냥 저번처럼 치킨이나 시켜 먹는 건 어때.


백여주
치킨-?


백여주
김태형 씨가 술만 안 먹는다고 약속하면요.


김태형
…어......


백여주
약속 못해요?


김태형
…오늘은, 마시고 안 나가면 되는 거 아닌가.


백여주
그래도 안 돼요.


백여주
절대, 안 돼.

꾹, 태형이 손 더 꼭 붙잡은 여주가 강한 어조로 말하면 이 와중에 손깍지 끼는 태형. 의도 모를 미소는 덤.


백여주
…뭐야, 왜 아무 말이 없지?


백여주
불안한ㄷ


김태형
일단 다 모르겠고,


김태형
집부터 먼저 가자, 우리.

여주 향해 능글맞은 웃음 지은 태형이는, 이날 그전보다 집에 도착하는 시간을 반으로 단축했다고….


[여태 안 자고 뭐 하는 중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