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ment you heard

26. You are full of wounds

[예린시점]

솔직히 얘기하자면 놀랐다 소정이가 쌓인 것이 많이 있을 줄 몰랐고, 나는 '많이 힘들겠네...' 정도로만 생각했지 소정이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하고 답답해 하기만 했다 소정이가 저렇게 울분이 가득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소리치듯 할 땐 많이 미안하기도 했다

소정이가 쌓인 것이 얼마나 많았으면 저렇게 얘기했을까... 얼마나 참고 있었을까... 안 그래도 힘들텐데 왜 그랬을까...?

은비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가는 소정이가 힘들어 보이고 안쓰러워 보였다 원래 내색도 잘 안 하고 잘 참는 아이인데... 얼마나 참기 힘들었으면 이런 얘기를 할까? 상처로 가득한 너를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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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하...

한숨이 나왔다 안 그래도 심란해하는 아인데... 저렇게 자신을 때리면서까지 참을 정도이면 도와달라는 신호인데... 내가 못 도와줘서 미안해.. 너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 미안해...

소정이는 말을 마치고 자신의 필통에서 커터칼을 꺼내더니 우리를 지나쳐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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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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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선생님도 똑같겠지....

선생님이 놀란 듯 소정이를 보았으나 소정이는 선생님을 지나쳐 그대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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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재

이게...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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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 황은비, 너는 소정이가 왜 그랬는지 모르지? 소정이 많이 힘들어하는 거 참고 있는 거였어 안 그래도 나 때문에 사고로 청력 잃고 수화통역사라는 꿈을 포기하게 됐고, 셋이 살던 소정이 한순간에 어머니를 잃고 예원이랑 둘이 살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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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근데 아까 왜 갑자기 선생님이 나랑 소정이 급하게 불러서 갔는지 알아? 소정이 동생이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니까 많이 힘들어했나 봐 자살시도한 거 소정이가 겨우 말린거고, 소정이 무릎도 동생이 자살시도한 거 말리다가 다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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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모르면 나서지 마 제발, 소정이 더 상처받게 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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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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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지금 이럴 때 아닌 것 같다 황은비, 너 따라와

나는 급하게 교실을 나가 소정이가 간 방향으로 달렸고, 은비도 뒤이어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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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하아...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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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흐어... 억...

급하게 달려왔더니 숨이 찼다 겨우 진정하고 앞을 봤더니 소정이가 옆에 있는 커터칼을 집으려고 했고, 나는 급한 마음에 커터칼을 빼앗아 멀리 놔두고 소정이를 뒤에서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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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흐으.... 흐읍...

소정이의 흐느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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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황은비, 보고만 있지말고 소정이한테 사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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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응....

은비는 조심스레 소정이의 앞에 쭈구려 앉았고, 소정이는 눈물을 소매로 닦고 은비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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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소정아, 내가 미안해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한 것 같아 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렇게 얘기한 거 진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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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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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 은비야, 가자 저기에 내가 둔 커터칼 있어 갖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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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응...

소정이의 눈물이 내 손에 떨어졌다 넌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참고 또 얼마나 버텼을까..? 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다 어쩌면.. 너는 내가 알기 오래 전부터 힘들었을지도 몰라 정말 내가 눈치채기 전에 넌 이미 티를 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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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소정아, 우리 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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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흐으...

소정이는 고개를 저었다 왜 이렇게 아프지? 아픈 데 하나 없고 그저 너의 걱정을 하던 내가 아프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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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은비야... 가서 커터칼 제자리에 넣어놓고, 쌤만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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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응...

은비가 커터칼을 가지고 옥상에서 내려갔고, 나는 소정이가 못 보도록 계속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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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흐으윽... 내가... 내가 미쳤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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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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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상처란 상처는 다 주고서... 왜 이렇게 아픈 거냐고... 도대체 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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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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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예린아... 나 너무... 너무 힘들어.... 살아가는 게 두렵고.. 죄책감이 들어... 정말 미치겠어.... 나... 어떡해야 돼..? 그냥... 다 포기하고... 죽어야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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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

나는 소정이의 앞으로 가 소정이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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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그런 생각 하지 마... 잘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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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그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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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너가 힘든 거 다 알고 있어... 외로운 것도, 지치는 것도, 막막한 것도... 근데 너가 예원이한테 얘기한 것처럼 잘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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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

소정이는 갑자기 일어나더니 난관 쪽으로 걸어갔고, 나는 순간 놀라 소정이의 손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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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이거 놔!!! 그냥 죽을거야!!!!!!

26.상처로 가득한 너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