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휘고 파이널 어세스먼트

01. 한노아

그 날도 남예준은 임원 모집 포스터를 반 곳곳에 붙혔다. 너무 많이 붙히는 바람에 가끔 포스터가 실종되서 쓰레기통에서 발견되는 일도 몇 번 있었지만 예준은 그런 일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이미 1주일이 지났고 자신에게 남은 시간은 3주가 다였다. 그러나, 아직 선뜻 오디션을 보겠다고 하는 아이는 없었다. 그 날도 그렇게 동아리 시간에 졸기나 하고 있을 때였다.

“여기가 밴드부 오디션 보는 곳 맞아?”

문이 조심히 열리며 아이 한명이 들어왔다. 잠결에 비몽사몽한 남예준은 벌떡 일어나 말했다.

“어? 어! 여기 맞아! 오디션 볼려고 왔어?”

오디션을 보겠다고 들어온 아이는 약간 긴 장발을 하나로 묶은 금발의 남자아이였다.

“오디션 어떡해 하면 되는거야?”

예준은 그의 물음에 좀 고민하더니 말했다.

“아무거나 해봐. 이렇게 갑자기 찾아온 친구는 처음이라…”

예준은 어색하게 의자에 앉았다. 노란 머리의 남자아이도 자신의 앞에 어정쩡하게 서서 피아노를 바라보았다.

“저거 써도 될까?”

예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 상관없어. 피아노 칠 줄 아는구나.”

노란 머리 남자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피아노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전자 피아노다. 이건 오랜만인데.”

아이는 피아노를 살피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안 물어봤다. 너 이름이 뭐야?”

“한노아”

예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름 예쁘다. 그럼, 준비되면 연주해.”

노아는 망설임 없이 음악을 시작했다. 예준은 노아의 노래 실력에 약간 당황했다.

‘오… 꽤 하는 아이구나.’

어느 새 음악이 끝나고 노아는 예준을 바라보았다.

“결과는 내일 나올거야.”

예준은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으며 종이를 건냈다.

“한노아, 맞지? 여기다 니 핸드폰 번호 좀 싸줘라. 결과 보내야해서.”

노아는 번호를 쓴 다음 예준이 의자 옆에 앉으며 말했다.

“너는 어쩌다가 혼자 밴드부를 만든거야?”

예준은 노아의 번호가 적힌 종이를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

“내가 음악을 워낙 좋아하거든. 또래보다 더. 그래서 어쩌다 보니 꼭 음악을 하는 동아리를 만들고 싶다 해서 만들었는데 인기가 없더라. 다 방송부나 운동부 같은데 들어가서. 뭐,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어. 음악보다는 체육이 재미있는게 사실이잖아.”

노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 하긴, 맞는 말이기는 해. 사실 나도 노래 좋아하거든. 근데 친구들이 좀 이상하게 보더라. 남자애가 무슨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냐고.”

예준은 웃으며 말했다.

“에이! 그런게 어딨어! 남자가 노래할 수도 있지.”

그렇게 둘이 이야기하다 시간은 훌쩍 지났고 예준은 혼자 음악실에 남아 노아의 번호와 이름이 적힌 종이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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