𝐖𝐎𝐑𝐓𝐇 𝐈𝐓 𝐂𝐎𝐌𝐏𝐀 크미

눈이 가져다준 인연 : 大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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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눈이 펑펑 엄청 내리던 날이였다. 정말 눈이 너무 많이 내려 핸드폰 문자메세지에 '대설주의보' 라는 문자를 통보받을정도로 엄청난 양의 눈이 내리는 날이였다. 그날따라 병실에 아무생각없이 누워있던 여주도 병상에서 몸을 일으켜 창밖을 가만히 내다보게 만들 정도였으니까.


" 눈 만져본지도 오래네ᆢ"photo


이 작의 여주는 정확히 1년전에 병원에 입원해 지금까지 병원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 작년 겨울, 건강하던 여주는 자꾸만 심장이 조여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강하게 받아 병원으로 이동해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심장을 이식받아야 살수있다는 심장병이였다. 고작 21살이였던 여주는 그렇게 들어가고싶어했던 대학을 포기하고 병원치료를 택하게 되었다. 

아직 21살, 젊은 나이가 받아들이기엔 너무 감당하기 벅찬 그런 병이였을까. 여주는 병원에 입원한지 두달만에 우울증판정까지 받았고 그렇게 로망으로 가득했던 21살의 행복으로 그려오던 꿈을 모두 엉망으로 바뀌였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을까. 고요하던 병실문이 드르륵 열리며 작은 쟁반을 든 간호사가 놀란듯 여주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 왠일이야? 너가 창밖을 다 보고ᆢ"

" 밖에 눈이 많이 내려서 좀 봤어요. "

" 그래? 놀랄 일이네. "

" 근데 무슨일이세요? "

" 무슨일이긴, 너 수액 갈아주러 왔지. 앉아봐~ "


어느새 수액을 갈 준비를 끝낸 건지 간호사는 자신의 부름에도 창밖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여주를 불렀고 그녀도 곧 병상에 다시 누워 이제는 익숙한듯 간호사에게 팔을 맡겼다. 

심장병이라는 병을 통보받고 이 병원에 정신없이 들어온게 언젠데 벌써 1년이 지나 정작 여주 자신은 22살이 되어있었다. 병원에선 정말 한게 아무것도 없었는데 이 몹쓸병 따위로 자신의 소중했던 21살을 보내주기 싫었다. 이젠 수액을 맞는것도 별일 아니란듯이 무덤덤하게 수액을 맞던 여주는 가만히 베게에 몸을 기대고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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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은지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 자신의 몸을 흔들어 깨우는 정신없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뜬 여주는 시야에 담겨오는 한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 너 정말 안 일어날거야? "
" 검사 빨리 받으러 오래, 원래 아까 깨울려고 했는데 못 깨운거야. "

"ᆢ가기 싫어. "


결국 간호사의 손에 떠밀려 병실 밖으로 나온 여주는 천천히 검사실을 향해 계단을 내려갔다. 잠시 눈을 감고있겠다는것이 긴잠으로 이어졌다보다. 수액을 갈아주던 간호사는 수액만 호다닥 갈고 벌써 가버렸는지 어느새 익숙한 얼굴의 간호사가 여주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원래는 계단이 아닌 엘레베이터로 내려가야하는것이였지만 오늘만큼은 구지 고집을 부려서라도 계단을 타고 검사실로 내려가고 싶었다. 

검사실은 3층, 지금 여주가 있는 곳은 5층 입원실이였다. 천천히 주변을 살피며 계단을 이용해 검사실로 이동하던 도중, 여주는 자신과 똑같이 계단을 내려가려는 남자를 발견했다. 남자는 왼쪽손엔 붕대를, 다른 손에는 큼지막한 음료수를 들고 서있었다. 귀에는 피어싱을 하고 머리는 무슨일인디 꽤 화려했다. 딱 봐도 심상치않은 비주얼에 이상한 사람이란것을 인지한 여주는 방금까지도 천천히 하던 걸음을 빠르게 하여 3층 검사실로 호다닥 내려갔다.








" 혹시 뛰었니. "

" 네ᆢ? "

" 여기까지 오는 동안 뛰었냐고. "

"ᆢ아뇨. "

" 심장이 놀라있잖아. "

" 빠른 걸음으로 걷긴 했어요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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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빠르게도 걷지말라 했잖아. 정말 휄체어 놓아줘? "
" 너 그러다가 이식 받기도 전에 위험해진다고 내가 누누히 말했지. "




진료실에서 나와 엘레베이터 버튼을 꾹 눌렀다. 고작 이까짓 심장때문에 내가 이지경까지 해야하는지 의문이였다. 나도 뛰고싶었다. 남들이 아무생각없이 하는 행동들을 나도 아무생각없이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으로 실행시켜보고싶었다. 엘레베이터 문이 열렸지만 타고싶지않았다. 그냥 아직까지도 어김없이 펑펑 내리는 눈을 구경하러 병원복도 창문으로 이동하고 싶을뿐.





/





의사가 그랬다. 다음달 12월까지 심장이식을 받지못하면 난 더 이상 살수없을거라고. 지금까지 병원에서 수많은 약과 시술, 수술의 도움을 받아 얼마 남지 않은 내 수명을 연장시켜온게 허무해질정도로 의사는 나에게 그런 말을 아무생각없이 내뱉었다. 지금 온갖 병원의 시도들로 내 몸이 엉망이 된게 누구때문인데. 내 두 팔에는 온갖 바늘자국과 수액 자국이 빠짐없이 남아져있었고 내 작고 마른 몸둥아리에는 수술 자국이 난무했다. 

그냥 이대로 죽으면 끝일텐데.

심장을 이식받는 방법을 택한다해도 이식자를 찾을수없어 큰 문제였다. 살고는 싶었다. 아니, 살고싶었다. 이 개같은 병을 굳굳히 이겨내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나에겐 어느 한줄기의 작은 빛, 희망도 없었다. 세상에 심장을 이식받고 싶은 사람은 무수했고 그중의 한명이 나일것이고 그런 심장병을 앓는 환자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식자들은 엄청나게 적을것이라고. 다 알고있었다. 


" 흐흑ᆢ"


눈물부터 나왔다. 이렇게 아무것도 못 이르고 죽는다는것에 내 자신 스스로에게 허무했다. 그냥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그렇게 한참을 소리없이 흐느끼고 있었을까. 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 쳤다. 혹시 내가 울면서 흐느끼는 소리가 조금이라도 새어나갔을까,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을까봐 흐르는 눈물도 차마 닦지못한체 벌떡 몸을 급하게 일으켰다. 어ᆢ? 몸을 일으켜 내 뒤에 있는 사람을 보자마자 흠짓 놀랐다. 


" 아까 그 양아치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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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ᆢ말실수했다. 난 지금 내 뭣도 모를 감정에 정신을 못차리고 정작 내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단어 선택도 제대로 하지못한체 그대로 말을 내뱉어버리고 말았다.








양아치같이 생겨서 양아치가 나타났단 말을 함부로 막 내뱉긴 했는데 이 사람ᆢ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이상하다. 기분이 좋은지 안 좋은건지 모를 얼굴로 날 빤히 바라보며 웃고있었다. 왜ᆢ 왜ᆢ 웃지ᆢ? 여주는 기분이 나쁠만도한데 그냥 어이없이 자신을 보며 쿡쿡 웃고있는 남자를 보며 확실히 이상하다는 판단을 마치고 서둘러 이미 가버린 엘레베이터 버튼을 다시 눌렀다.

잠시후 엘레베이터가 도착해 문이 열리자 여주는 쏜살같이 안으로 들어가 닫힘버튼을 사정없이 눌러대기 시작했다. 여주는 저 남자가 자신과 같이 이 엘레베이터에 타지않기를 바랬다. 이 남자와 같은 얼레베이터, 같은 공간에 있다가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는거니까. 닫힘 버튼을 누구보다 빠르게 누른 덕분이 있었던것일까 문은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고 여주는 이제야 한시름 났다며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ᆢ? 아니? 아니였다. 

- 쾅

닫히려던 문이 쾅, 소리가 나며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닫히려는 엘레베이터를 잡으려고 뛰어왔는지 숨을 헐떡거리던 남자는 여주를 따라 엘레베이터 안으로 들어오더니 한쪽 벽에 몸을 다소 아니 조금은 격하게 몸을 기댔다. 그런 남자의 모습에 또 화들짝 놀란 여주는 온갖 울쌍을 지으며 다시 벽으로 붙기 시작했다.


" 몇층가요? "

" 네ᆢ? "

" 몇층 가냐고요. "

" 아ᆢ 5층이요. "


남자는 여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5층으로 가는 버튼을 눌렀고 여주는 그런 남자의 모습을 힐끗 보고는 더 쪼그라들었다. 지금 여주의 마음속에는 엉망징창 상상의 이야기가 자신을 더 불안하게 만들어 놓았다. 하필 5층에 간다는 자신의 말을 듣고 더 이상 버튼을 누르지 않은 남자때문에 더 미쳐버릴것만같던 여주는 그 똘망한 눈에서 더는 참지못하고 울컥 눈물이 또르륵 떨어졌다. 그때쯤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남자도, 참 타이밍 개같았다.


" 아까ᆢ 울고있던데, 무슨일 있었어요? "

" 녜ᆢ? "

" 아까 흐느끼는거 봤는데ᆢ 어ᆢ 또 울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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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진정 좀 됐어요? "

"ᆢ훌쩍. "

" 왜 울었어요? "
" 말하기 싫으면 안 말해줘도 돼요. "

"ᆢ일주일에 검사 한번씩 받는데 좀 무리를 했다해서요. "

" 혼났구나ᆢ 근데 아가씨는 어디가 아픈데요? "

"ᆢ심장. "

" 어ᆢ? 그럼 놀라면 안되는거잖아. "
" 괜찮아요? 아까 놀라서 눈 커지지않았나? "

" 괘, 괜찮아요. "

" 아ᆢ그럼 다행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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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갑자기 꼬리를 내린것처럼 온순해져선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남자를 당황스럽다는듯 대꾸했다. 근데 때마침 엘레베이터가 5층에 도착하며 문이 열렸고 여주는 자신을 향해 손을 내민 남자를밀어내고는 가볍게 목례를 하며 헐레벌떡 엘레베이터 안을 뛰쳐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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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은 후에도 여주는 병실 밖을 나갈때마다 남자를 마주쳤다. 정말 신기하기도 하지. 마치 여주가 병실에서 나오기를 기다렸다는듯 자꾸 마주치던 둘이였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마주치는 날마다 밖에서는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방금까지도 멀쩡했던 하늘이 여주가 병실에서 나오자마자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린다는건, 이건 우연이래도 있을수는 없는 일이였다. 


" 이상해ᆢ"

" 뭐가 이상해요? "


오늘도 3층에 검사를 받으러 병실에서 나온 여주는 자신과 함께 나오는 남자를 또 마주했다. 이렇게 자주 마주치니 여주도 이젠 자신을 미행하는지 궁금할정도였다. 하지만 왜 자꾸 자신과 마주치냐고 다짜고짜 따질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여주는 한숨을 작게 내쉬며 아래로 내려가는 엘레베이터가 아닌 5층 복도 창가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말 방금까지도 화창했던 하늘이 점점 어둠이 비치며 눈송이가 꽤 큰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그런 하늘을 바라보며 몇마디를 중얼거리는 여주의 옆에 대꾸라도 하듯 남자가 불쑥 다가와 물었다.


" 으잇ᆢ! "

" 왜, 왜 놀라요? "

" 놀랐ᆢ 아니 여긴 왜 왔어요? "

" 아니ᆢ 뭐 눈오는거 보러 가는거 같길래 나도 좋아하니까. "
" 근데 뭐가 그렇게 이상하다는거예요? "

" ᆢ왜 내가 병실에서 나올때마다 그쪽을 마주치는지 궁금해서요. "

" 그게 이상한거예요ᆢ?? "

" 이상하죠, 병실에서 나올때마다 족족히 마주치는데. "

" 그래서, 싫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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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


남자의 말을 들어보니 그날 비상계단에서 있었던 일이 꽤 마음에 걸렸나보다. 줄곧 5층의 한 병실안으로 들어가는 여주를 보곤 사과하고 싶어서, 그니까 나랑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기다린것이라고 해명하는것보니 말이다.


" 또 그날 많이 울었잖아요. 그것도 신경쓰이고 그래서ᆢ"

"...."

"그땐 미안했어요. "
" 또 실례가 안된다면 나 그쪽이랑 대화하면서 지내고 싶은데. "


저번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대하고 있는 지민의 모습에 여주는 또 놀랐다. 어떻게 하면 저 차갑다 못해 싸했던 저 표정에서 더는 상상할수없었던 순수한 표정을 보일수 있는지 의문이였다.






그 후 둘의 사이는 꽤 가까워졌고 지민(= 남자) 이 원하는대로 둘은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정도의 사이로 처음 만났을때보다 몰라보게 가까워졌다. 또 이들이 만날때마다 한겨울이였던 창밖은 하염없이 큰 눈이 내렸다. 

- 딸칵. 


" 다녀왔어? " 

"ᆢ응. " 

" 표정이 많이 어두워. 의사선생님이 뭐라셔? " 

" 있잖아, 나 눈보고 싶어. " 

" 응? " 

" 눈 만져본지도 1년 훨씬 넘어가는데 나랑 같이 가줄수있어? " 

" 나야 상관없는데 너 눈이 너무 슬퍼보여. " 

" 같이 가줘. "

"ᆢ알겠어, 같이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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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눈이 유난히 더 많이 내리던 날, 검사를 받고 의사선생님에게 얘기를 들었는지 몰라도 여주에게는 굳굳히 물어보지 않아도 알수있을것 같았다. 


20분전,


" 너희 요즘 자주 붙어다닌다? " 

" 네?" 

" 자주 붙어다닌다고, 혹시 너희 둘 연인사이니? " 

" 아ᆢ니요. " 

" 그래? 그럼 저 애한테 마음 주거나 정 주지마.  " 

" 왜요ᆢ? " 

" 많이 아픈 애거든. " 
" 아마 이번달도 버티지 못할거야. " 

"...... "


여주한테서 심장이 많이 아픈 병에 걸렸다는 말 빼고는 아무것도 들은게 없던 지민이였지만 여주를 위해 지민은 궁금해도 물어보지않고 여주가 직접 말해줄때까지 꾹 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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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걸리면 기침을 할게 뻔했기 때문에 되도록 심장에 무리가 가지않도록 지민은 눈부터 보러가겠다는 여주는 달래 병실로 들어가 목에 목도리매주고 두꺼운 외투를 입혔다. 잠깐 보러가는건데 답답하게 뭘 그리 두껍게 입히는 거냐고 애써 투덜거리던 여주를 묵묵히 밖으로 데리고 나가자 투덜거리던건 금새 잊었는지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오랜만에 맞이하는 눈을 만지며 즐거워했다. 그런 여주를 슬픈 표정으로 지켜보던 지민을, 그런 그를 보며 세상 무해하게 미소를 짓는 이 사람을, 지민은 절대로 먼저 떠나보낼수 없었다. 




둘이 눈을 보러 같이 밖에 나간지도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어김없이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고 여주의 상태는 일주전과는 다르게 많이 악화되었다. 그런 병상에 누워있는 여주를 지민이 보러가는 일이 더 많아졌다는건 아마도 여주가 많이 위독하다는거 아닐까.


" 여주야. "

" 미안해, 이젠 너가 날 찾아오게 만드네ᆢ "

" 여주야. "

" 응ᆢ? "

" 너 이식자가 나타나면 심장 이식받을 생각 있어.? "

" 어ᆢ? "

" 심장이식 받을 생각 있으면ᆢ대상이 누가 되더라도 이식 받아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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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ᆢ?? "

" 나는 너가 살아줬으면 좋겠어. " 
" 더 늦기전에 얼른 건강한 심장 이식 받아서 너도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야지. "

" 왜ᆢ갑자기 그런 말을 해 ? "

" 너 많이 아프잖아. 나 너 죽는거 보기싫어. "
" 그니까 대답해줘, 심장이식 받겠다고. 다시 건강해지겠다고."

" ᆢ응. "


그날따라 지민의 행동은 이상하기 딱 철이 없었다. 자꾸 여주에게 심장이식을 꼭 받아서 건강해지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지민은 꽤 많이 수상했다. 마치 자신이 여주의 심장이식자라도 되주겠다는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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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민아! 나한테 심장을 이식해주겠다는 사람이 나왔데. "
" 나 다시 건강해질수있어! "

" 응. 축하해, 여주야. "


기뻐하는 여주와 달리 애써 어두운 표정을 가리려 살짝의 억지웃음을 지어보이던 지민은 오늘따라 왜인지 기뻐하기와는 달리 슬픈 표정을 가리는듯한듯 보였다.


" ᆢ너 오늘따라 왜 이래? "

" 뭐가? "

" 나 요즘 너가 나랑 같이 있으면서 웃는 모습을 한번도 못봤어. "
" 왜그래, 무슨일 있는거야? "

" 아니, 없어. "

" 고민 있으면서 왜 나한테 말 안해줘? 난 다 말해줬는데. "

" 고민없어, 정말이야. "


지민은 또 저렇게 억지웃음 더 환하게 웃어보이며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여주는 그가 자신에게 뭔가 숨기는것이 있다는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다시 얼굴이 굳어지는 지민을 향해 여주는 더이상 그 어떤 말도 내뱉을수 없었다.







심장이식수술을 받기 하루전, 지민은 여주의 병실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힘겹게 문을 두드렸다. 병실문을 열자 보이던 여주는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무표정으로 눈이 내리는 창밖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 ᆢ안녕? "

" 너 왜 나한테 말 안했어? "

" 어ᆢ? "

" 내 심장이식자, 너인거 왜 아무말도 안해줬냐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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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이 수술 안 받을거야. "
" 넌 아주 나쁜놈이야, 아주. "
" 너 보기 싫어, 나가. "


지민에게 한마디 한마디를 내뱉는 여주의 입이 조금씩 떨렸다. 여주에게 미안했다는 말을 되풀이한뒤 천천히 병실 밖을 나가는 지민에 여주는 결국 무너져내렸다. 그 짧은 시간동안 자신을 조금이라도 웃게 해준 지민이 여주는 너무 좋았다. 속으론 잘 표현하진 못했지만 그녀는 지민을 꽤 많이 의지하고 의식하고 있었다. 근데 그런 지민에게 돌아오는건 자신의 생명을 여주에게 주는거라는것. 여주는 자신한테 한마디도 하지않고 수술을 진행하려던 모든 사람, 모든것이 밉고 원망스러웠다. 

"..... "

여주는 앞으로도 한참동안 병실의 창가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근데 이건 아니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여주는 지민에게 심장을 받아 수술을 받을수 없을것같았다. 

그렇게 여주는 한참의 멍때리기를 반복하다 병실을 급히 뛰쳐나갔다. 그리보 예약이 안된 자신의 담당 의사 진료실로 힘껏 뛰었다. 이 수술, 꼭 막아야했다. 

- 드르륵. 


" 선생님ᆢ! " 

" 여주? " 

" 저 이번 수술 안 받을거예요. 취소시켜주세ᆢ" 


빌어먹을 심장, 정신없이 눈을 떴을땐 다시 병실에 누워있는 여주 자기 자신을 마주할수있었다. 뭐지ᆢ 나 방금까지만 해도 진료실에 서 있었는데. 아까와는 또 다른 병실의 풍경, 또 손에 고스란히 박혀져있는 링거줄을 보며 알수있었다. 아, 나 또 쓰러졌구나. 옆에는 산소호흡기가 매달려 있었고 몇몇 이름을 알수없는 기계들이 여주의 눈을 사로잡았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자신의 옆에 있는 모든게 다 불만스러웠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머릿속에 똑바로 그려지는 인물이 있었다. 여주는 그 사람이 아직도 믿고 원망스럽지만 그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 이상의 사람이라는걸 여주도 잘 알고 있었다. 당장 손에 꽃혀있던 링거를 급하게 뽑아냈다. 손에서는 피가 났지만 상관없었다. 검정색 가디건을 걸치고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아니, 이동한게 아니더라도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 박지민. " 

" 쓰러졌다며. 괜찮은ᆢ 너 피ᆢ! " 

" 박지민. "

" 너 피나잖아ᆢ" 

" 내 말 좀 들어봐, 지민아. " 


지민이 있는 곳으로 뛰어온 여주는 가쁜 숨을 몰아 내쉬며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지민의 손을 붙잡았다. 숨이 많이 차고 심장이 터져버릴것 같이 아팠지만 여주는 지민에게 줄곧 하고픈 말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지민의 손이 아닌 옷깃을 꾹 붙잡은 여주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동안 못했던 말, 그에게 해주고 싶었던 자신의 진심을 말하기 시작했다. 


" 지금 이런 말 해도 될진 모르겠지만ᆢ 좋아해, 박지민. "
" 나 지금 여기로 오는 길까지 뛰어서 심장이 너무나도 아픈데ᆢ그래도 너한텐 도저히 이식받는건 못할거같아. " 

" 만약 날 재워서 억지로 수술에 들어간다해도, 그래서 너의 심장을 이식받고 살아난 난 너한테 평생을 미안해하며 살아야할거야. " 

"..... "

" 나 그러기 싫어ᆢ제발 끝까지 내 옆에 있어줘. "
" 나한테 널 희생하지말아줘ᆢ" 

지민의 품에 안겨 그의 옷깃을 꼭 붙잡은체 엉엉 매달려우는 여주에게 지민은 살며시 다가와 입을 맞추었다. 물론 그녀를 달래려는 사과의 말도 잊지않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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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 근데 난 항상 너의 곁에 있을거야. "






지금 시각은 오전 10시 13분, 모든 일정이 끝이 났고 수술은 완벽하게 마쳤다. 수술이 끝난후 여주는 아무 탈없이 건강하게 컨디션을 회복해갔고 그런 그녀의 옆에는 그녀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묵묵히 옆을 지키고 있었다. 그 사람의 옆에서 여주는 정말로 행복해했고 며칠후, 여주는 그 사람의 손을 꼭 잡고 드디어 길고 길었던 입원생활을 끝냈다.  


" 퇴원 축하해. "

" 애칭 넣어줘. "

" 뭘 또 애칭까지 넣어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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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넣어줘! "

" 귀엽네ᆢ 자기야, 다시 한번 더 퇴원을 진심으로 축하해. "

" 고마워, ㅎ"

" 이제야 만족해? "

" 으응~ ! "


그녀의 손을 꼭 잡고 환하게 웃고있는 그 사람은 바로 지민, 한때 여주가 은근히 무서워하던 사람이자 심장을 이식해주려는 사람이였다. 그렇지만 이젠 아니였다. 지금은 여주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자 그녀의 애인이였다. 둘은 오늘 이후 다신 가지않을 병원 앞을 지나치며 손을 맞잡고는 쿡쿡 웃었다. 

" 그러고 보니까 항상 신기했던게 있어. " 

" 뭔데? " 

" 너랑 만나거나 붙어있을때마다 밖에선 눈이 내리더라. "
" 어때, 신기하지. " 

" 그러게. 신기하네~ " 

" 아무래도 우리는 눈이 이어준 인연같애. "
" 너가 생각해도 그래보여? " 

" 웅, 우리 그런거 같아. " 

" 너가 그렇다면 그런거지. " 

둘이 손을 꼭 맞잡고는 벌써부터 내린 눈에 흠쩍 젖어진 차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 짧은 거리를 걸어가는 와중에도 눈은 멈출 법을 모르는지 하염없이 내리기 시작했다.



끝.










to . 못다한 이야기


그렇게 지민의 어깨에 안겨 엉엉 울던 여주는 얼마 못 가 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한참 지민의 병실은 울다 지쳐 쓰러진 여주를 실고 가는 사람들로 인해 잠시 시끄러웠다. 그날 밤, 지민은 자신이 여주의 이식자로써의 걱정이 아닌 쓰러진 여주를 걱정하려 잠을 거의 자지못했고 그렇게 병원에서의 마지막 밤은 깊어져갔다. 


" 여기도 곧 있으면 안녕이네. " 


천천히 이불을 개고 있던 지민이 작게 중얼거렸다. 사실은 이렇게 영혼없이 이불을 개고 있을게 아닌 당장 여주에게 가고싶었다. 하지만 수술준비로 바쁜 여주를 함부로 찾아갈순 없었다. 

- 똑똑.

그때 누군가가 고요한 지민의 병실에 노크를 했고 그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다른 아닌 여주 담당의사였다.


" 지민군? "

" 어ᆢ의사선생님. "

" 마음의 준비 다 하셨나요? "

" ᆢ네. "

" 그럼 다행이네요. 이제부터 내 말 잘 들어봐요. "

" 네. "

" 지민군, 정말 고맙게도 여주에게 심장이식 대신 안해줘도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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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ᆢ? "

" 다른 곳에서 어떤 고마운신 분이 심장을 기부해주시기로 오래전부터 약속해 오셨는데 마침 오늘 이뤄주신다고 하셨거든요."


" 진짜요ᆢ?? "

" 그래요, 근데 수술을 마치기 전까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래요. "
" 물론 자신이 누군지도 궁금해하지 말라고 하셨구요. "

" ᆢ그 분 되게 고마우신 분이네요. "


그렇게 지민은 자신이 심장을 기부하지 않고도 또 여주와 함께 할수있다는 사실을 듣고는 당장 그 분을 만나고 싶어했지만 그 만남은 성사되어지진 못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이식자의 따듯한 기부속에 정체를 끝내 알진못했지만 지민은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여주만 있으면 되었다. 그리고 마침 수술을 마치고 안정실로 들어온 여주의 손을 지민은 살포시 잡았다. 아마도 여주의 마치가 풀리고 의식이 돌아오고나면 제일 먼저 자신을 보고 기뻐할수있게 말이다.


" 이제부터 내가 널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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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이 글은 𝐖𝐎𝐑𝐓𝐇 𝐈𝐓 𝐂𝐎𝐌𝐏𝐀𝐍𝐘 크미로 작성됨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