𝐖𝐎𝐑𝐓𝐇 𝐈𝐓 𝐂𝐎𝐌𝐏𝐀 크미

카페라떼 같은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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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라떼 같던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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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 2 때 일이야. 그때는 시대가 아무리 2000년도라고 모든 게 변해가던 분위기였어도 내가 다니던 학교는 그 시대에 걸맞지 않게 굿굿이 선도부를 아침마다 새워놓던 곳이었어. 항상 학교 가는 아침마다 학생부 부원들이 두 명씩 짝을 지어 돌아가면서 복장이 불량이거나 지각하는 학생들을 끈질기게 잡았는데 그 악독하다던 학생부 부원 중에서도 유명했던 선배 한 분이 계셨어. 내가 지금부터 그분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나도 몰랐던 일인가, 선배에 대해서 돌던 소문은 엄청 다양했어. 근데 그 선배가 풍기는 분위기가 보기와는 달리 부드러운 부분을 가지고 계시더라고. 한 번은 어떤 후배가 쉬는 시간에 무리에 껴서 수다를 떨고 계시는 선배를 조심스럽게 불러냈어.


" 무슨 일이야? "

" 선배ᆢ저 숙제를 그만 깜박하고 못 했는데. 오늘만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ᆢ. "

" 숙제는 자기 스스로 알아서 풀어내라고 있는 건데 다른 사람 것을 베끼면 어떡해. "

" 죄송해요, 선배 근데 제가 오늘 너무 급해서ᆢ. "

" ᆢ맨 뒷자리, 검은 가방 안에 보라색 노트 있어. 가져가. "

" 고마워요ᆢ!! "

" 모르는 거 생기면 답지 보지 말고 물어보러 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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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 말에 후배는 그제야 안심이 되는지 싱긋 미소 지으며 선배 가방에서 보라색 노트를 꺼내갔어. 있잖아. 이 선배, 뭐든 안될 것 같고 잘못 건드리면 죽을 것 같았던 그런 표정 하고 다니면서 막상 뒤에서는 무뚝뚝하게 잘해주는 선배라는 거. 난 오늘 일 말고도 선배의 이런 반복되는 행동을 지켜보고 선배가 겉은 차가운데 속은 무척이나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




근데 말이야. 내가 존경하는 그 선배한테도 반전이라는 게 있더라고. 내가 오늘 아침에 문득 등교하면서 봤던 풍경인데 평소에는 학교에 잘 나오지도 않던 전정국이 교복 셔츠만 살짝 걸친 체 폰을 보며 교문을 들어오고 있었어. 


" 잠깐, 야 탈색 머리. "

" ᆢ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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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너. "

" 하ᆢ 시ㅂᆢ. "

 
전정국이 보고 있던 폰을 신경 적이게 내려놓고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선배를 향해 욕을 읊조리려던 전정국은 순간,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정국의 교복 목덜미를 확 잡아당기는 선배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어.


" 시발, 냄새 뭐야. "
" 개 엮한 향수랑 담배 섞인 향인데. 이거. "

" ᆢ뭐하는데. "

" 너 1교시 끝나고 학생부실로 따라와. "

" 옷부터 놔, 늘어나. "


전정국은 자신의 목부분 쪽 옷깃을 놓고 안 놔주는 선배 손을 힘으로 뿌리치고 그대로 학교로 들어가. 근데 여기서 대박인 게 뭔지 알아? 나 봤어. 막상 선배 손 거세게 뿌리치고 빠르게 멀어져 가는 전정국 뒷모습 힐긋 쳐다보니까 귀 뒷부분이 꽤 많이 붉어져 있었다는 거야. 

정작 선배는 앞에 있던 일이 별일 아니라는 듯이 손 한번 탁탁 털어주고 다시 하던 일하는 거 있지. 







근데 얘들아, 이제부터 대박이다? 내가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서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구석에 위치한 어두운 골목길 아래에서 학교에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입에 담배를 물고 있는 선배를 봤어. 선배 옆에 있던 것은 전정국이였고 걔는 선배가 물고 있는 담배에다가 허리까지 숙여서 불 붙여주더라. 

진짜 개 놀랐는데 한편으론 선배한테 이런 새로운 모습이 있었다는 게 흥미로웠어. 그 선배, 여자셨지만 다른 뛰어난 남자 선배들보다 더 멋있으셨는데. 그때 당시 나한테 선배는 아메리카노처럼 쓰고 우유처럼 부드러운 카페라떼 같은 존재셨는데, 요즘은 뭐하고 계실까. 궁금하다.



















" 누나, 뭐하는데요. "

" 내 이미지 챙기려는 거야. "

" 아무리 그래도ᆢ. "

" 뭐. "





1교시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잠만 퍼 자던 전정국이 1교시 종료 종이 치자마자 교실을 나가 학생부실에 도착해. 그러곤 온통 예의란 예의는 생전 모르고 살았을 것 같은 얼굴로 정중하게 문을 똑똑, 두 번 두드려. 

- 똑똑.

전정국이 노크를 하자마자 들리는 목소리, 선배는 미리 부실에 도착해 있었는지 문을 열자마자 진한 커피향이 전정국의 코를 불쑥 찔러. 갑자기 들이닥친 진한 커피 향기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던 전정국을 힐끗 보던 선배는 눈짓으로 비어있는 소파를 가리켜.


" ᆢ담배 향기가 날 줄 알았습니다. "

" 미쳤냐? 여기 학생부실이야. "

" 그래서 부르신 용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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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좀 챙겼어. "
" 거기서 그런 차림으로 있는 널 그냥 둘 순 없잖아. "

" ᆢ말 안 해주셨으면 서운할 뻔했습니다. "


마치 둘 사이에 뭔가가 있다는 것처럼 한참 동안 이야기를 주고받던 둘은 정확히 쉬는 시간 종료 종이 울려 퍼지자마자 각자 반으로 돌아갔어. 그리고 아마 전정국은 또 책상에 엎드려 잘게 뻔하고 여주는 말없이 공부를 하는, 그런 루턴이 지속되겠지, 아마.







"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

" 뭐. "

" 매번 담배 향기는 어떻게 숨기시는지 궁금합니다. "

" ᆢ향수 써. "


정국이 표정이 읽히지 않는 얼굴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선배에게 조심스럽게 여쭤와. 그럼 선배 잠시 말 없다가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서 자기가 쓰는 향수 전정국 손에 쥐여줘. 선배에게 향수 조심스럽게 받아든 전정국에게 그녀가 놓치지 않고 가만히 속삭혀. 그럼 전정국 선배 말 이해하고 다시 귀 빨개지지. 


" 써도 돼. "
" 의외로 너랑 나랑 몸에서 같은 향기가 나는 것도 꽤 나쁘지 않을 것 같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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