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 때 저희 가족은 빌라 1층에 살았습니다.
당시 저는 언니와 방을 함께 썼어요.
그 날은 무척 더운 여름이였고,
1층이라 창문을 열까말까 하다가 방충망도 있고,
블라인드도 해놨으니 한쪽 창문만 살짝 열어뒀습니다.
그렇게 저와 언니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쐬며
나란히 엎드려 휴대폰 게임에 열중했습니다.
한 10분쯤 흘렀을 때,
갑자기 저희 언니가 눈을 똥그랗게 뜨더니 저를 툭툭 치더라구요.
제가 왜 그러냐며 언니한테 물었더니
"야 , 무슨 소리 안들려?
계속 '똑똑'하고 소리 나잖아."
라고 하더라구요.
"응? 무슨 소리?
난 못들었는데?"
라고 말하려던 찰나 ,
똑똑-
하는 뭔가를 두드리는 소리가 정말 들렸습니다.
그 소리가 나는 곳은 창문이였어요.
저는 조심스럽게 창문으로 가서 블라인드 중간을 살짝 들어올렸습니다.
근데, 창문 너머에 20대 초반정도로 보이는 한 남자가 서있더라구요.
그 남자는 블라인드가 쳐진 저희 방 앞에 서서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무서운 것도 잊고 너무 놀라서
"누구세요?!"
라고 소리쳤더니, 그 남자는 당황한 기색도 없이
"여기 2층에 제 친구가 사는데요.
만나기로 해놓고선 전화를 안받아서 그런데,
현관 비밀번호 좀 풀어주세요."
라고 하더라구요.
저희 빌라는 공동현관문에 비밀번호가 걸려있었거든요.
근데, 왜 저희 방 창문을 두드리면서까지 엉뚱한 부탁을 하나 싶어서 수상하더라구요.
그래서 안방에 계시던 아빠에게 소리쳤죠.
"아빠!! 여기 어떤 남자가 현관 비밀번호 좀 풀어달래!!"
아빠는 무슨 소리냐며 저희 방으로 들어오셔서는
블라인드를 확 들어 올리셨습니다.
근데, 창문 너머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어디갔나 싶어 방충망을 열어 고개를 내밀어 밖을 확인했더니 그 남잔 저 멀리 뛰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방충망을 닫고 블라인드를 다시 내리면서,
위험해서 안되겠다며 이사를 가야겟다고 하셨죠.
그렇게 아빠와 이야기를 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블라인드 중간을 살짝 올린 순간, 저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습니다.
아빠는 그 남자를 보자마자 집에 있는 골프채를 집어들고는 욕을 하시며 밖으로 뛰쳐나가셨지만,
이미 그 남자는 또 도망가고 없었습니다.
다음 날 학교에 갔따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제 일이 문득 생각나서
그 남자처럼 저희 방 창문 앞에 두손을 동그랗게 모은 후 방을 들여다봤어요.
그랬더니 블라인드가 쳐져있는데도 사이사이로 방이 훤히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아빠가 저희 집 2층에 누가 사나싶어 확인했는데,
중년부부만 살고 있더라고 하더군요.
아마 그 남자는 친구를 만나러 온게아니라 저희 방을 훔쳐보고 있었던게 확실한것 같았죠.
저와 언니는 방에서 보통 민소매에 반바지만 입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이사를 해서 1층에 살고있지 않지만,
혹시나 1층에사시는 분들이 있다면 항상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