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을 지고 흘러가는
저 자유로운 비행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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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장. 노을빛 지는 하늘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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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과 여주는 꼬박 이틀을 걸어 중소도시에 도달했다. 결코 순탄치 않은 여정이었으나 아이들의 표정은 마치 소풍이라도 나온 것 같았다. 마을은, 적당히 시끄럽고 가끔은 번잡스럽지만 사람 사는 향기가 나고 풀내음도 만연한 그러한 마을이었다. 지민과 여주는 이곳에서 800리라를 모으기로 약속하고 일을 찾아나섰다.
“어떡하지, 일자리가 없는데. 딴 곳 가서 알아보렴.”
“네...”
다시 말하지만 세상은 어린 소년과 소녀에게 결코 순탄치 않았다. 시골이 아니었기에 일자리를 찾을 여유는 충분했으나 여주와 지민의 상황에 맞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여주는 몇십번씩 가져왔고 몇백번도 더 가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붙들고 한 음식점의 문을 두드렸다.
“오늘은 쉬는 날인데... 너희는 누구니?”
“아, 안녕하세요. 전 여주고 얜 지민인데요. 혹시 저희가 일할 자리가 있을까요?”
“마침 주방보조와 배달부가 필요했던 참이었어. 우선 들어올래?”
“네!”
두 아이는 확연히 들뜬 표정이었다. 움직임이 빠른 지민은 배달부를, 눈치가 빠르고 요리도 나쁘지 않은 여주는 주방보조를 맡게 되었다. 평생이라도 잡히지 않을 것 같던 일자리가 단번에 잡히는, 참 마법 같은 일이었다.
“이 건물 3층에서 지내면 돼. 쌍둥이니?”
“아니요, 친구에요.”
“각자 마음에 드는 방으로 쓰렴. 적적했는데 잘됐구나. 아침밥은 꼭 함께 먹자.”
“좋아요!”
도시 외곽, 작은 시골 같은 마을의 식당에 일을 잡았다. 이곳 사람들은 외지인인 여주와 지민에게도 따스했다. 일을 할때만큼은 엄격한 주인 아주머니도 항상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반겨주곤 했다. 이보다 완벽한 곳이 어디 있겠냐고, 쉬이 착각할 만한 마을이었다.
“일, 찾게 되어서 다행인 것 같아.”
“응! 마법 같은 일이야.”
“인생엔 가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 그게 너와 함께라서 다행인 것 같아.”
포근한 햇빛이 잘 드는 지민의 방 침대에 앉아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산에 닿기 전의 일부터 시작한 대화는 현재까지 두 아이를 데려다놓았다. 잠시 이야기의 산들바람이 분 듯 했다. 길고 긴 이야기 속, 지민의 사랑 이야기 단 하나만 빠져있었다.
“가자! 늦었잖아.”
“알았어. 어? 저기 간다!”
두 아이는 비행선을 보는 것으로 하루의 마무리를 짓곤 했다. 커다랗고, 때론 자유로운 풍선 같은 그 비행선은 항상 두 아이의 도시를 관통하여 지나가곤 했다. 저 곳의 하늘에선 무엇이 보일까. 비행선을 볼 때면 닿이지 않을 드높은 하늘로 여주는 손을 흔들어주곤 했다. 노을빛 지는 하늘로 비행선이 흘러갔다.
하늘을 나는 자유로운 고래
여주는 비행선을 그렇게 부르곤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