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앞으로도 차갑고 길 테니까
차라리 그 겨울과 함께 얼어서 상처 받지 않으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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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장. 그 길고도 길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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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웠던 목소리를 눈 앞에 두고도 여주는 그에게 한 발짝도 더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잠시 따뜻해졌다고 착각한 초겨울 바람이 살을 엘 듯 불어왔다. 여주의 눈에 행복히 웃는 태형의 모습이 담겼다. 그 행복한 모습의 카터에게 자신은, 그저 방해만 될 것이라 믿었다.
“여주야! 카터는 찾았어?”
“...지민아,”
“못 찾았어? 왜 울려 그래”
지민은 숨 죽여 우는 여주를 안아주었다. 카터, 못 찾아서 그래? 내가 끝까지 도와줄게. 다정하려 애쓰는 지민의 목소리 사이로 울음 섞인 여주의 목소리가 강단있게 들려왔다. 아니, 더 이상은 찾지 않을래. 네가 기다리지 않게 할래.
“이제 그만 흘러갈까? 지민아.”
“...그럴까”
이 잿빛 도시에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온전히 너였으니까. 지민은 이곳을 그만 떠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곳의 하늘엔 더 이상 고래가 없었고 여주의 꿈도 없었다. 카터라는 이가 이곳에 행복히 존재할 수 있게, 하늘을 나는 기분이 그 비행선처럼 추락하지 않도록 여주는 이곳을 떠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주는 짧았다면 짧았을 기간 동안 온전히 쫓았던 유성이, 더이상 제 곁에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그 유성은 항상 제게서 멀리 있었다. 그렇게 대기권에서 완전히 타 사그라들 것이었다. 그 유성의 꿈은, 하늘을 나는 고래는 그럴 운명이라고 되뇌었다.
“자, 네가 좋아했던 도시야.”
“....니스”
“맞아, 이제 여기서 쉬자. 너무 흘러가기만 하는 삶을 살았잖아.”
깊게 이유를 묻지 않고 그저 따뜻하게 안아주는 지민에 눈물은 금세 말랐다. 이젠 자리를 잡자는 지민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저은 여주가 울면서도 웃으며 말했다. 난 봄바람이니까 떠돌고 싶어. 이제 내가 하늘을 나는 고래가 될래.
파란 망토를 하나 사 뒤집어쓴 여주는 스스로 하늘을 날았다. 땅에 발을 붙이고 서서 유성과 고래만 올려다보던 생활은 끝낼 때가 된 것이었다. 때론 푸른 물 같이 흐르고, 또 언젠간 푸른 하늘을 유영할 고래가 될 것이었다.
저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
햇빛을 함께하는 자들에게 축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