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띄운 꽃 한송이

제 24장. 내게 하늘을 준 그 여자가

희망을 그곳에 두는 것도

때론 그것을 디딤돌로 쓰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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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장. 내게 하늘을 준 그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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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아이들을 불러모을 공터를 고르는 동안 지민은 그리움의 적막 속에 갇혀있었다. 그 시간 동안 지민은 어릴 적으로, 더 어릴 적으로 회귀하고 있었다. 첫사랑이 누구였냐 물으면 나올 그 절절한 이와 눈을 마주했다. 지민은 그동안 여주를, 한 송이의 꽃이라고 부르며 그의 첫사랑을 주었다. 하지만 여주는 그의 첫사랑이 아니었다. 따스한 품, 안정적이게 들려오는 심장 박동 소리. 포주에게 끌려가는 3살의 지민을 지키려 하던, 그것이 첫사랑이었다.







“....누구니?”







예상은 했지만, 아픈 소리였다. 열린 문틈 사이로 꼬물거리는 어린 아기가 보였다. 그 여자는 지민에겐 유일한 엄마이자 희망이었지만 여자에게 지민은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아이 중 하나였음을, 어쩌면 짐작하고 있었을 사실을 다시 뼈저리게 마주해버렸다. 지민은 여자의 질문에 대답하기보다 기어오는 어린 아기를 안았다. 이젠 네게 내 엄마를 줄게. 넌 나보단 행복하게 살아. 







“하늘아 이리와... 그러면 안되지...”




“.....”







그 여자는 아기를 다시 안아갔다. 아기에게 하늘을 준 여자 앞에서, 지민은 그 무엇도 아니었다. 지민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사탕과 돈을 꺼내어 여자에게 건네주었다. 하늘까지 닿을 지혜를 선물해준 그 여자는, 끝까지 지민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지민아? 어디 다녀와?”




“아무데도 아냐. 그냥”








내게 하늘을 나는 고래같은 사람을 봤어.

눈치가 없지 않은 여주는 지민의 웃는 얼굴에서 슬픔을 보았다. 봄바람은 외로워야했다. 차갑게 얼어서, 아프지 않으려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려면 부지런해야했다. 본인의 희망은 내려놓아야했다. 봄바람의 숙명이자 아픔이었다.








“옛날 옛날에... 한 양치기 소녀가 살았대.”









희망 하나 없는 이야기로 희망을 전했다. 아이들은 기필코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곤 했으니까 어쩌면 아이들의 그 순수한 말 중에 정답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주를 닮은 눈망울을 가졌던 그 아이가 꺼내었던 말.







“우연히 다시 만나면, 양치기소녀와 왕자님은 다시 서로를 사랑하실까요?”
















대답을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