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띄운 꽃 한송이

제 26장. 저 별과 동산과 고래

지나온 모든 것들에 기대하고


다가올 모든 것들을 그리워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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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장. 그 별과 동산과 고래





















*

“지민아.... 어디 갔나...”







두 아이의 새로운 보금자리는 바다가 보이는 동산이었다. 작은 오두막을 두고 양을 치는 소녀가 된 여주는 양에게 더이상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다. 이름을 붙여봤자, 그 이름을 불러서 내려갈 정원도, 호수도 없었다. 대신 여주는 해풍에게 이름을 붙여주었다. 넌 잠시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지만, 내겐 오래 머문다는 뜻에서 운, 이었다.







“오늘은 따뜻한걸... 겨울 옷을 준비해야 하겠지만”







곧 겨울이었다. 지난 1년은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추억을 회고하다 어느새 잠든 여주의 볼을 해풍이 간질여 깨웠다. 운아, 나 졸리댔잖아. 괜한 혼잣말로 투덜거리며 일어난 여주의 눈에 고래가 비쳤다.

하늘을 나는 고래 따위의, 헛된 희망은 아니었다. 그 바다에서 커다란 고래가 튀어올랐다. 하늘을 날듯 잠시 튀어오른 그 고래는 다시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숙명처럼, 그에겐 포근할 그 바다로








“...카터는, 뭘 하고 살까?”







하늘 높이 튀어오르다가도 결국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그 커다란 고래를 보며 여주는 잊고 있던 목적이 기억난 듯 했다. 신문 배달을 마치고 온 지민은 바다를 하염 없이 바라보는 여주를 안아주었다. 이 아이의 변덕에 맞춰 살아준지 꽤 되었지만, 익숙해질 수 없는 것이었다.







“지민아.”




“응?”




“너는, 내가 다시 카터를 사랑한다고 하면 어떨 것 같아?”




“아무렇지도 않아.”




“왜?”




“...넌, 카터를 사랑하지 않았던 때 따위 없었으니까. 그래도 여주야”




“응?”




“난, 더이상 이곳을 뜨기는 싫어.”




“...나도야. 여기서 살자.”









카터를 찾아 헤메던 그때를 반복하긴 싫었다. 깨끗하게 나아 만나기로 했던 약속은 잊은 지 오래였다. 가끔, 고래가 하늘을 나는 헛된 꿈을 꾸기 위해 튀어오르는 그 동산이 여주의 보금자리였다. 이곳엔 하늘을 나는 고래 따위가 흐르지 않았다.







“...누나? 누나 맞죠?”








그리고 기대하던 첫 과거를 만난 날이 있었다. 고래가 튀어오르지 않던 날이었다. 나도 떠날거라던, 동그란 눈망울을 가진 소년은 여전한 모습으로 지민과 여주의 앞에 나타났다. 조그만 주머니를 들고 여행하던 소년은 여전히 유동하는 물살이었다. 정국은 웃으며 동산에 익숙하게 드러누웠다.







“정국아...”




“네?”





“시스.. 시스는 어떻게 되었는지 혹시 알아?”




“아, 시스요?... 시스는...”








조심스러운 여주의 말에 정국은 밤하늘을 가리켰다. 그 중 가장 하얗게 빛나는 별을 짚은 정국이 여주에게 웃어주었다. 













시스는, 저 별이에요.



불이 붙은 농가에서, 탈출하지 못했다나봐요



시스는, 저 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