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누군가의 소리침으로 울리는 회사. 그건 강대리의 목소리였다. 하민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니 강대리가 종이를 말아 예준에 머리를 치며 화를 내고 있었다.
”야!! 너 내가 이거 아침회의라고 다 하라고 했지? 너 짤리고 싶어? 내 말이 장난 같냐고!!“
예준은 고개를 푹 숙인채 강대리의 폭력을 그저 가만히 맞기만 하였다.
“..죄송합니다.”
”…유하민 과장님이 할 필요 없다고 하셔서..“
강대리는 남예준 말에 코웃음 치며 말한다.
“에휴 그렇게 능력이 안되니깐 남핑계만 하지. 쯧쯧.”
강대리의 모욕적인 말을 듣는 예준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다. 강대리가 하는 말은 모두 사실이니깐. 남들보다 출발이 늦은 나는 이런것도 못버티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강대리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예준의 자신감은 바닥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갑자기 하민이 나타나 강대리를 막는다.

“지금 뭐하시는겁니까?”
“ㄱ..과장님..”
“내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과장님, 그래도 제 직원인데 그렇게 맘대로 하지 말라고 하시ㅁ…”
“하 ㅋ 당신 직원이요?”
하민은 변명하는 강대리 말에 똑같이 코웃음을 쳤다. 그 모습을 본 강대리는 얼굴이 붉어지도록 화가 났지만 애써 참으며 하민에게 말을 한다.
“유과장님. 자꾸 저 신입만 감싸시는 것 같은데 둘이 이상한거 아시죠?”
뒤에서 강대리 말을 들은 예준은 무서웠다. 자신 하나때문에 하민에게 피해가 갈까봐. 하지만 하민은 표정변화 없이 강대리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회사에 와서 그딴 소리나 지껄이시고. 나이값을 못하시네요. 강대리 나이를 생각하면.. 유치하지 않나요? 그리고 전 남예준 사원을 감싸는게 아닙니다. 조직생활의 기본을 말씀드리는거죠. 정 안되겠으면 부장님께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민의 말을 들은 강대리는 씨익씨익 거리며 문을 벅 차고 나갔다. 하민은 강대리가 나가자마자 다정한 표정으로 바뀌며 예준을 돌아본다.
”괜찮아요?“
하민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본 예준은 마음 한 똑이 시큰해졌다. 내가 뭐라고 과장님께 이런 대우를 받을 수 있는지.
예준은 아까 강대리의 모욕적인 말로 자신감이 떨어져 고개를 계속 푹 숙인채 대답한다.

”네.. 괜찮습니다.“
하민은 그런 예준을 보고 마음이 아파왔다. 하민은 다정한 손으로 예준의 어깨 한 쪽에 손을 올리며 말한다.
”나중이 커피 마시러 가요. 제가 사드릴게요.“
예준은 하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업무를 하러 각자 자리로 돌았다. 예준은 정신 차리고 일에 집중할려고 했지만 강대리의 말이 자꾸만 머리에 스치며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예준은 애써 눈물을 참으며 일을 이어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민은 예준을 안아주고싶지만 회사 내의 이미지도 생각하고 예준이 과연 자신을 받아주질 모르는 상황이기에 선뜻 다가가지는 못했다.
잠시후.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하민은 예준에게 다가왔다.
“갑시다. 밥 먹으러.”
“아..네..”
그렇게 둘은 구내식당으로 갔다. 예준은 친한 사람이 없어 늘 구석에서 혼자 밥을 먹곤 했는데 오늘은 하민과 같이 먹으니 뭔가 어색했다. 어쩔 수 없이 같이 먹는 와중 여직원들은 하민에게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유과장님~ 저희랑 먹어요~“
”아, 저 이미 누구랑 같이 먹기로 해서요. 죄송해요.”
밥을 먹는 예쥰은 자신과 비교되는 하민의 인기에 더더욱 자신감이 떨어졌다. 저렇게 빛나는 사람이 나랑 이렇게 어울리는 것이 맞는걸까.
자꾸만 몰려오는 직원들의 행동에 예준은 불편함을 숨기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하민은 예준에게 말한다.
“예준씨. 혹시 불편해요?”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괜찮다고 하기엔 예준의 표정을 그리 좋아보이진 않았다. 하민은 어쩔 수 없이 예준을 데리고 나와 커피숍으로 향했다. 하민은 자연스럽게 아메리카노 두잔을 시키고 가지고 와 예준의 앞에 놓아주었다.
”예준씨. 아침에 있었던 일은 제가 사과할게요.“
”네..?“
”..강대리 말입니다. 원래 좀 알고는 있었지만 저정도로 막무가내일 줄은 몰랐어요.“
”하하..아닙니다. 저 괜찮습니다.“
하민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예준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안괜찮아보이는데. 많이 힘들어요?”
“아닙니다..! 이정도는 버텨야죠..ㅎㅎ”
예준은 말 끝을 흐리며 고개를 점점 바닥으로 떨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하민은 속마음으로 생각했다.
‘아, 그냥 내가 회사 차리고 예준이형 스카웃 하고싶다. 그럼 맘 편히 내 옆에서 계속 두고 볼 수 있을텐데. 그럼..예준이 형도 편하게 일 할 수 있을텐데..‘
“예준씨. 너무 힘들면 휴가 써요. 기록 보니깐 휴가 쓴 기록이 아예 없던데”
“아..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끝나고 다시 일을 시작한다. 아까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예준은 배고픔을 느낄새도 없이 쌓인 업무때문에 커피로 배를 채웠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하민은 예준을 보러 자리로 와보니 예준의 책상에 커피 6잔과 다크서클이 심하게 내려온 채 불편하게 책상에서 잠든 예준이였다. 하민은 퀭한 예준의 얼굴 보고 놀라 다가오며 예준을 깨운다.

“예준씨, 괜찮아요?“
‘아, 얼굴 쓰담어주고싶다.’
하민의 부름에 놀라 예준은 퀭한 얼굴로 일어나며 사과를 한다.

“아..죄송합니다…”
“예준씨, 휴게실에서 좀 쉬다 와요.”
“아닙니다..! 일해야죠..ㅎㅎ”
예준의 충혈된 눈은 모니터로 돌렸지만 결국 다시 졸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하민은 예준은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하, 그냥 내 무릎에 눕혀서 재우고 싶다.’
“여러분, 말씀 드릴 것이 있습니다. 요즘 들어 저희 팀에 야근이 너무 잦은 것 같아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무리하다가는 일의 능률도 안 안오르고 하니깐 당분간은 자제해주세요.“
하민의 말이 끝나자 직원들은 모두 좋아하였다. 뒤에서 듣고있던 예준도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질렀다. 그 모습을 본 하민은 예준의 모습이 너무 웃겼지만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그렇게 각자 자리로 돌아간 후 퇴근 시간이 되었다.
”예준씨, 오늘은 칼퇴죠?“
”아..! 이것만 마무리 하면 돼요..! 곧 꿑나가서 괜찮을 것 같아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같이 하고 갑시다.“
그렇게 하민은 예준의 남은 일을 도와 같이 마무리해 나갔다.
”저 다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8시였다. 평소보다 일이 빨리 끝난 예준은 집에가서 숼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저도 다했습니다. 이제 집 가죠.“
”네..!“
“야 남예준!!!”
강대리의 소리침에 하민과 예준은 뒤돌아보았다. 강대리는 멀리서부터 뛰어오며 화가 나 있었다. 그리고 남예준에게 삿대질을 하며 화를 냈다.
“야, 내가 너 9시까지 보내라고 한 자료 어딨어.”
“그거 방금 메일로 발송ㅎ…”
“내가 못봤잖아! 그거 다른 회사 요청인데 너 땜에 회사 망하면 책임 질거야? 질거냐고!!“
”..죄송합니다. 지금 다시 올라가서 보내드릴게요.“
하민은 다시 회사로 올라가려는 예준의 손목을 잡았다.
”그거 보내기만 하면 되는건가요?“
”에휴 아닙니다 과장님! 저 자식 일 못해서 수정까지 해야될걸요?“
”수정이요? 오늘안에 끝낼 수는 있는건가요?“
”저저 하는 꼬라지 보면 못합니다! 쯧쯧“
예준은 강대리 말에 고개를 숙인 채 듣고만 있었다. 하민은 그런 모습을 보고 마음이 답답해져갔다. 그리고 강대리에게 말한다.
“그러 내일 아침에 보내도 상관없겠네요. 어차피 그쪽 회사 직원들도 다 퇴근 했을테니.”
“예? 그런게 어딨어요! 미리미리 해야 제ㄱ..”
하민은 강대리의 말을 뚝 짜르며 자신의 말을 이어나간다.
“강민준 대리님, 지금 되게 오바하고 있는거 아시죠?”
강대리는 하민의 말에 어이없어하며 말한다.
“오바요?? 전 지금 회사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런놈이 일을 계속 이렇개 하면 저희 회사만 망해요!“
”하아.. 강대리님. 내일 같이 팀원들이 하면 될 것을 굳이 예준씨만 시키는 이유기 뭡니까?“
결국 예준은 눈치가 보여 중간에 끼어들며 말했다.
”강대리님 죄송해요. 지금 당장 올라가서 보내드릴게요. 유과장님은 먼저 퇴근하세요..ㅎㅎ“
예준은 그렇게 하민을 돌려보내고 사무실로 다시 돌아가 강대리가 시킨 업무를 시작하였다. 하민은 예준이 걱정되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어 결국 먼저 퇴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