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다시 13

理鼈
2020.02.28조회수 58
“야.. 지금, 쳤냐?”
“응.”
“정신 못차렸구나? 너도 소영이 꼴 나고 싶냐? 응?”
“퍽이나, 왕따 당하겠다? 착한 애들 끌어서 비열한 짓 하는 주제에.”
주예는 뒷통수가 화끈한 느낌에 다시 한번 손으로 만져보았다. 주예는 별이 한눈 파는 사이에 별의 머리로 손이 힘껏 올라갔다. 하지만 다시 제압 당하는게 당연하지만.
“어쭈? 감히 손찌검? 내 수학책 더럽혀줘서 고맙다 등신아.”
“수희가 하자고.. 했어.”
“하자고 했어-? 어디서 남 탓이야?”
“너가 얼마나 잘났길래 그런 짓 하고 다니냐?”
“무슨 짓?”
“너, 이거 보고도 모르겠어? 네가 보건쌤이랑 키스한 거. 우리가 모를 줄 알았어?”
“..너 곧있으면 똑같이 당하게 될거다. 송아연도, 남수희도. 알았어?”
“무서울 줄 알고?”
“알아들었냐고.”
“응. 알아들었어.”
“그러면 이제 내 자리에서 나와줄래?”
별은 주예의 가슴팍을 살짝 밀쳤다. 수희는 민망한지 씩씩거리는 주예를 데리고 갔다. 다음 날, 별은 셋이 오는 것을 보곤 풉소리 내며 웃었다. 아연의 책상서랍 안에 쪽지가 세개 있었다. 의도 한 것인지, 누가 봐도 별과 용선, 혜진의 글씨체였다. 쪽지를 열어보더니 아연의 표정이 굳고, 화가 치민 것 처럼 보였다.
‘더러워.’
‘그냥 죽어. 왜 살아?’
‘이젠 너야.’
아연은 별의 교과서를 갈기갈기 찢어놓곤, 별의 책상을 던지듯 했다. 사람이 다 보는데 말이다. 별은 태연하게 팔짱을 끼며 아연의 표정을 살폈다.
“치워.”
“뭐? 쓰레기야. 지금 그딴 말이 나와?”
“응.”
별은 아연을 보며 피식 웃었다. 별것도 아닌게 가오 잡고 다녔단 말야? 여전히 표정이 굳어 부들거리기만 하는 아연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하곤 혜진과 용선을 데리곤 교실 밖으로 나왔다. 이대로 있으면, 담탱이한테나 교감한테 걸릴테니까.
“나 올때까지 원래대로 안 해놓으면, 30만원. 알았지?”
-
“야. 너 이런 모습도 있었냐?”
“응. 너무 시원한데. 저 년 빽빽거리는 거 들으면 골 아프잖아. 그리고, 거기 똘마니들 꼼짝도 못하던데?”
“그렇긴 해. 걔네 쫀거 봤냐?”
“봤지 당근.”
“근데, 요즘 왜 슬기는 안보이냐?”
“걔? 바쁘잖아.”
“그랬던가.”
“이제 잠 좀 편하게 잘 수 있겠다.”
“그냥 집 가서 쳐 자지, 일을 벌여요.”
“역시 잠은 수업시간에 자야지.”
“그러다가 담탱이한테 걸리고?”
“여물어.”
별은 용선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갑자기 뒷 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지금, 옥상에 아무도 올 시간이 아닌데. 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다름 아닌 휘인이었다. 예전같으면 나긋나긋하게 웃으며 다가왔을 휘인이 잔뜩 화가 난 채, 별의 앞에 나섰다.
“너, 사실이야?”
“뭐가..?”
“따돌림 주동자.”
“하, 이게 따돌림이에요?”
“그럼 뭐야?”
“나는, 복수를 하는 것 뿐이라고요. 시끄럽잖아.”
“아무리 그래도 사람 그렇게 행동하는 거 아니야.”
“왜요. 마음에 걸려?”
“아연이가.. 불쌍하잖아.”
“소문 금방 퍼졌나 봐요?”
“응. 내 예상이랑 다르게 많이 퍼졌더라.”
“휘인 쌤. 별이 이번에 많이 화 났어요. 교과ㅅ-..”
“실망이다. 아무리 나빠도, 따돌림은 안 되는거잖아.. 그 사람이 했든 네가 했든 말이야.”
“참 나, 지금 그 개간년 편드는거예요?”
“그리고, 너 내가 담배 피지 말라고 했지.”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이제부터, 나랑 아는 척 하지말까? 그냥 선생 제자만 하자. 나 너 이런식이면, 못 만나.”
“그 송아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 배신? 그거 밖에 안돼? 나도 실망이야. 인격 문제가 아니고, 사람대 사람으로 보라는거잖아. 사람으로서 인간들 막 괴롭히고 다니는데, 그냥 방관 하라고? 그 년들 똑같이 안해주면, 정신 못 차려. 아니, 사람 한명 죽어나야 정신 차릴걸? 아무리 착하다고 합리화 시켜줘도, 정휘인. 너야말로 문제 아니야?”
“합리화? 내가 방관하랬어? 따돌림 말고, 방법은 많잖아. 선생님한테 이르던, 따끔하게 타이르던.”
“상식적으로. 강승현이, 그런거 말한다고 들어나 줄것 같아? 아직도 몰라? 오히려 좋다고 킥킥거릴 거 모르냐고, 요즘 세상 그렇게 살면 병신 취급 받아. 착하면 호구라고 지랄이라고.”
“미안해, 병신이어서. 그러니까 이제 그만하자고..”
“뭘 그만해? 나 너 이러는거 서운해.”
별은 휘인의 손목을 잡았다. 휘인은 별의 손을 뿌리치며 별을 조금 노려보았다. 단호하고 빡친듯해 보였다.
“실망이야. 문별이..”
“미안해요 실망시켜서. 근데, 그건 알아야 해요. 내가 쌤 구해준거. 아니면, 지금 이렇게 잘 살아 있을까요? 그거나 한번 생각해 봐요.”
“…”
“나는, 이만 여자친구 만나러 갈게요.”
별은 휘인을 지나쳐 교실로 가 가방을 가져갔다. 사실은, 인터넷상으로만 친한 여친인데. 이제 뭐하지? 오랜만에 슬기한테나 전화할까, 우리는 네명이어야 재밌는데, 슬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뭐해, 살아있어?”
-살아있으니까 전화 받지, 맞다- 나 내일 한국 간다?
“빨리 와라, 보고싶어.”
-얘가 왜이래.. 징그러워.
“우리는 세명이면 안된단 말야. 한명 소외되고.”
-내일까지만 참아, 내가 술 많이 땡겨줄게.
“알겠어, 통화녹음 해놨으니까 발뺌은 안된다?”
-알겠다 알겠어. 한국인은 밥심이라더니, 너는 술심이냐?
“끊어.”
별은 착잡한 마음으로 휘인의 톡방을 바라보았다. 정말 끝일까. 그렇게 합리화 시킬거면, 폭력도 하지말라고 화내지. 겁나 나빠. 별은 휘인의 이름을 다시 바꿔놓았다.
‘애기 휘인님♥︎’
-
‘보건쌤’
정말, 다시 일이 꼬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