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다시 16

理鼈
2020.05.05조회수 33
별은 뜬 눈으로 밤을 샜다. 아 졸려, 아 자고싶다. 아-.. 갑자기 뒷통수가 화끈한게 느껴졌다. 욕을 내뱉으며 뒤를 보았다. 김용선? 누군지 확인을 하곤 더욱 성질을 냈다.
“야. 어제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되긴.”
“어제 갔잖아.”
“몰라도 돼.”
별이 용선을 밀어내고선 다시 책상으로 엎어졌다. 쌤은 지금 뭐하고 있으려나, 애들한테 놀림 당하지는 않을까 싶었다. 용선이 혜진에게 공책 좀 빌려달라며 손짓을 하자, 혜진이 용선에게 공책을 던졌다. 그 순간 별이 머리를 들었다. 아니 이건 상상도 못한 전개. 공책이 별의 정수리를 내리 박아버렸다. 당연히 별은 혜진의 귀에 욕을 박아줬겠지. 기분이 더러워졌다. 쌤 보고싶다. 보고싶어. 보고싶다고. 휘인은 내가 아무리 외쳐도 알리가 없다. 둔한건지 둔한 척 하는건지.. 별은 어느새 보건실 주변을 이리저리 맴돌았다. 가도 되려나, 오늘따라 왜이리 눈치가 보이는지.. 휘인의 표정을 보니 평소보다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별은 보건실 문을 소심하게 열었다. 문이 열리자, 휘인이 멍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그렇게 한 10초 정적이 흘렀다. 왜이러지? 이럴리가 없는데.
“잘, 잤어요?”
“응.”
“오늘은 되게 기분이 좋아보이네.”
“아니야. 그냥..”
“내 꿈 안 꿨어?”
“응.”
뭔가 이상했다. 평소같으면 귀를 붉히고 뭐, 뭐래!!! 했겠다. 싸늘한 것 같았다. 별도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대화를 이어나갈 방법을 찾았다. 휘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옆을 스쳐지나갔다. 왜그러지.. 내가 들어서는 순간 고민이 있는 얼굴이었고, 갑자기 우울한 것 같았다. 도대체 언제쯤 내 마음을 알아줄지.. 휘인의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기다렸다. 하지만 몇분이 지나도 휘인은 오지 않았다. 별은 한계에 도달한건지, 휘인을 찾으려 했다. 사무실에 갈 일은 없고, 화장실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있을리는 없으니까, 옥상인가? 옥상이 지금 열려있을리가.. 하고 문고리를 돌렸다. 열리네..? 이게 중요한게 아니야. 별이 옥상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역시, 단순해. 별은 조용하게 휘인을 바라보았다. 이건 비현실적인 사랑이다. 내가 포기하는게 맞을까. 오히려 피해만 주는건 아닌지, 포기할수는 있을까-.. 별은 텅빈 눈으로 무언가를 결심한 듯 다시 옥상 문고리를 잡아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