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천사

[세븐틴]ANGEL Of Guard.001

 바닥으로 허물어지는 설후를 논엘이 부축해 업어들었다. 쓰러지기 전에 붙잡으려 몸을 뻗은 논엘루는 어정쩡한 자세로 멈추어서는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 내가 잡으려고 했는데…"

"됐어. 켈이나 부축해. 쟤 넘어지겠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휘청거리던 켈은 결국 바닥에 주저앉았다.

"…."

"…."

"…뭘 보고만 있어. 부축 안 해? 나 두고 가게?"

"아니, 미안…."

 논엘루는 쭈뼛거리며 켈을 업어들었다. 켈은 당황도 잠시, 어이없다는 듯 사나운 눈초리를 하며 물었다.

"…뭐 하냐?"

"업으면 네가 더 편할 것 같아서…?"

"하, 말을 말자. 어쨌든, 지금 출발 안 하면 잡힐 거야."

"그래. 이제 출발해야지."

"…빨리 가자. 다른 팀 오는 것 같아."

 그들이 골목길로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드의 뮤팀이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현장에는 알파팀 요원들만이 쓰러진 채 잠들어있었다. 한편, 골목길 안에서는 싸움 아닌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오프, 먼저 안 가고 뭐 했어요? 들키면 우리 팀 궤멸이나 다름없는 거 몰라요?"

"응? 후방 지원하려고 그런 거지. 그리고 벨이 있으니 걱정할 거 없잖아?"

"…날 믿어주는 건지, 계획이 없어서 날 댄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요즘 들어 벨이 하는 말은 팩트 폭력이 아니라 언어폭력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니까? 5대 팩트 폭격기 중 한 명이었는데, 지금은 뭐…."

"뭐요, 뭐가요."

 논엘이 둘의 사이로 끼어들며 싱글 웃었다.

"짠, 우리 왔어."

"…늦었네요?"

"어.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

"삐끗하면 여기에 오는 대신 철창 안에 들어갈 뻔했다는 말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논엘?"

 상냥하게 말하는 켈의 말에 반박하지도 못하고 잠시 굳어있던 논엘은 보라색 베일을 얼굴에 드리운 소년, 벨에게 변명하려 했다.

"아니, 그러니까…."

 그때 골목 어귀에서 무전기 소리가 울렸다. 벨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됐어요. 저 앞에 벽으로 막힌 것처럼 환영 씌웠으니까. 저쪽에서는 저희 안 보일 거예요."

"…고마워. 너 없었으면 어쨌을까."

"여기서 끝이었겠죠. 진작에 끝났거나."

"야, 너 말하는 게 점점 논엘라 닮아간다?"

"논엘, 벨은 예전부터 그랬어. 언제는 안 그랬다는 것처럼 말하지 마."

 왼 얼굴을 옅은 회색의 가면으로 가린 남자, 오프는 생글 웃는 낯으로 논엘의 말에 반박했다. 논엘은 납득한다는 듯이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이제 가면 벗어도 되는데. 오히려 가면 쓰고 있으면 큰길에서 모든 시선의 중심이 될걸요?"

"확실히 그렇지."

"맞는 말이야."

 벨의 말에 켈과 오프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가면과 마스크를 벗으며 긍정했다. 논엘루의 가면은 켈이 벗겨 가방에 있었지만 논엘의 가면은 그대로 얼굴에 씌워져있었다.

"그런데 설후는?"

"그거야 제가 알아서 할 거고요, 논엘은 가면부터 벗을 생각을 해요."

"나 가면 못 벗어. 손을 못 움직이겠다고."

"한 손은 움직일 수 있잖아요."

"야, 그러다 떨어뜨리면?"

"물로 받추고 있으면 되잖아요. 아니면 물로 벗던가. 능력은 장식인가 봐."

"…."

"왜요?"

"잊고 있었어."

 물을 이용해 가면을 벗는 논엘을 바라보며 벨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벨도 어느새 베일을 벗어 바지 주머니에 접어넣은 후였다.

"하…. 에코백에 가면 넣고, 가요."

"그래. …항상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어."

"이제 큰길로 나갈 거니까 이름으로 불러요. 코드네임으로 불렀다가 가드들한테 들켜서 잡혀가지 말고. 특히 승철이 형."

"아, 왜 나야? 나 뭐 잘못했어?"

"지난 세 번의 작전에서 실수할 뻔한 적은 몇 번?"

"…."

"몇 번?"

"…네 번…."

"조심해야겠죠?"

"어…."

"이럴 때 보면 승철이 형이 동생인지 한솔이가 동생인지 모르겠어."

"나도 그래. 최승철은 진짜…. 쟤 막내랑도 싸우잖아."

"…정말 할 말이 없어지네요."

 한솔에게 잔소리를 듣는 승철을 바라보며 셋이 한숨을 쉬었다. 두 사람 때문에 골목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채였다.

"참, 명호는 괜찮아? 좀 무리한 것 같은데."

"이제 내려서 걸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응? 더 업혀있어!"

"내려줘."

"그냥 업혀있으라고. 어차피 너 하나도 안 무겁다니까?"

"…그냥 내려줄래, 내가 직접 내릴까?"

"그래도…. 악, 알겠어, 내려줄게."

"참나, 본인도 힘들면서. 수면 유지 힘든 거 모르는 줄 아나."

 명호는 석민의 등에서 내려 가볍게 다리를 풀었다. 그러면서도 석민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꿍얼거렸다.

"명호야, 아무리 그래도 널 업고 있는 사람한테 헤드록 거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 그러다 넘어지면 네가 더 크게 다친다고."

"지수 형, 제가 다치는 건 생각 안 하시는 거예요?"

"어… 미안?"

"혀엉…."

"큼, 한솔아, 승철아. 안 갈 거야? 너희 두고 가버린다?"

"아, 같이 가! 난 설후 업고 있잖아!"

"…형, 집에 가서 마저 얘기합시다."

"한솔아, 그건 조금만 봐주라…."

 골목을 빠져나와 큰길의 인파에 섞여든 그들은 주변에서 돌아다니는 뮤팀 팀원들을 보고도 긴장한 기색을 보이기는 커녕 유유히 제 갈길을 갈 뿐이었다. 뮤팀의 팀원들도 승철의 등에 업힌 설후가 보이지 않는 듯 그냥 지나쳤다.

"명호야. 뭘 그렇게 고민하고 있어? 또 다음 일 생각하는 거야?"

"응? 어…. 지금 남은 곳이 열 세곳이잖아? 계속 이 지역에서만 계획을 실행했으니까 다음에는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게 어떨까 싶어서. 이번이 이 지역 한정으로 수사 범위를 좁힐 최적의 타이밍이니까. 네 번이나 했으면 이 지역에 아지트가 있다고 생각하고, 다음에도 이 근방에서 테러가 일어날 거라고 예상하겠지. 우리도 그런 식으로 수사 범위를 줄였으니까."

"확실히 그렇지. …역시 경력이 좋긴 하네."

"경력이 좋다… 라. 그 말이 맞긴 해. 우리가 안 잡히고 이러고 있는 것도 그 덕분이니까. …근데, 명호야. 피곤해보이는데 괜찮아?"

"…괜찮아요. 들어가서 자면 되니까. 아무래도 아까 총알을 무리하게 피해서 그런가봐요.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가."

"그럼 지금 연락 해놓을까? 미리 지하실 준비 해 놓으라고."

"그래도…. 미안하잖아요. 오늘 우리가 했으니까 저도 같이 마무리 지어야죠. 그게 마음이 편하고요."

 승철이 피곤해보이는 명호에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괜찮다는 말이었다. 명호가 맑게 웃으며 대답하기는 했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큰길에서 다시 작은 골목으로 들어간 일행이 발걸음을 멈춘 곳은 어느 상가의 뒷문이었다.


*



이름(나이)-최승철(28)
코드네임(가면)-논엘 Non-el(위 얼굴만 가리는 검은 가면)
고유 능력-염수력(상태변화 O)

이름(나이)-홍지수(28)
코드네임(가면)-오파님[오프] Ofanim(왼얼굴을 가리는 옅은 회색 가면)
고유 능력-???(후방지원)

이름(나이)???-(??)
코드네임(가면)-논엘라 Non-Alla(??)
고유능력-??(?)

이름(나이)-서명호(26)
코드네임(가면)-케루빔[켈] Cherubim(후드티 마스크)
고유 능력-외형 변형(모든 생물의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이름(나이)-이석민(26)
코드네임(가면)-논엘루 Non-ellu (얼굴 전체를 가리는 검은 가면)
고유 능력-수면(상대를 잠재운다.)

이름(나이)-최한솔(25)
코드네임(가면)-버추즈[벨] Virtuese(짙은 보라색 베일)
고유 능력-환영(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이거나 들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