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판단으로 그 짐슴의 목을 베었다.
목을 베었다고 생각했다.
젠장! 어깨뼈 부분을 베어버린 것이었다.
물론 그 짐승에게 데미지를 주긴 했으나 치명상은 아니었다.
그저 그 행위가 화를 돋우는 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학생을 향하던 짐승이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내가 손을 쓸 새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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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어깨를 베어버린 것이 화가 났는지
왼쪽 앞발로는 나의 어깨를
오른쪽 앞발로는 나의 얼굴 왼쪽을
세로로 그었다.
그 어느 때보다 피 냄새가 짙게 났다. 학생은 비명을 참으려 입을 틀어막았고 그 틀어막은 손만큼이나
벌벌 떨리는 신음이 나왔다.
나는 영화속 주인공이 아니다.
이 상황에서 살아나갈 수 없으리라 체념하던 때
정순환씨는 그 짐승의 목에 칼을 깊숙이 꽂아 넣었다.
머리에 꽂은 칼날은 그곳을 관통하여 목을 뚫고 나왔고, 나의 가랑이 바로 앞 바닥까지 닿았다.
내 눈을 죽일듯이 바라보던 한 짐승의 뜨거운 눈이
차갑게 식는 과정을 그저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았다.
상황이 마무리되자 정순환씨는 짐승의 목에 박힌 칼을 뽑아들고 나를 일으켜 세워 편의점으로 데려 기려 하였다.
학생은 시키지 않아도 나와 정순환씨를
따라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다.
…
깊게 패인 어깨와 그에 비해 옅게 패인 얼굴이었지만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
허물며 그곳에 소독약을 들이 부으니
흘러내리는 투명한 소독약은 핏빛으로 물들어 바닥에 고였고 정순환씨는 편의점 안 붕대를 집어 들어
나의 어깨와 얼굴 상처에 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