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쳤어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_
" 도련ㄴ... 아가씨!!? "
남준으로 인해 호출 당한 주치의는 남준의 품에서 안겨오는 세라의 모습을 보고는 어지간히 놀랐는지 맨날 관절이 아프다며 꿍얼 거리던 영감이 세라에게로 뛰어갔다.
" 설명은 나중에, 일단은 세라부터 치료해 줘. "
" ···알겠습니다. "
세라는 빈방으로 들어가 치료를 받았다. 6명은 세라도 걱정이 됐지만 지민이 너무나도 걱정되었다.
그 여자가 무슨 짓을 할지 알 수도 없었고, 무슨 일이 생긴다 한들 도와줄 수도 없었다. 적어도 지금은.
" JM 그룹 회장님께서 곧 돌아오신다고 하셨지? " 석진
" 그래, 그분께서 돌아오시면 모든 걸 끝낼 수 있을 거야. "
호석은 대답했고 모두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번 기회로 모든 걸 바꿀 수 있을 테니까.
.
.
.
.
" 아가씨, 괜찮으십니까? "
띠링 -
{ 선택지 }
1. 오랜만이네요. 이번에도 이렇게...
2. 괜찮아요. 단지 놀랐을 뿐인걸요.
3. 난 돌아가야 해요.
어...?
선택지 1번을 보고 의아해했다. 세라가 김남준네 주치의와 무슨 관계인 걸까?
생각을 하는 사이에 시간 초과로 1번이 선택되었다.
" 오랜만이네요. 이번에도 이렇게... "
" ...참지 마세요. 왜 자꾸만 참으시기만 하세요? "
" 그만큼 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거겠지요. "
" 아닙니다! 어째서 그런... "
지옥 같은 이 삶에서 무얼 바라겠어. 세라로서의 삶이든 주희로서의 삶이든 둘 다 비참하기만 하지. 이 게임은 내가 행복하길 바란다. 하지만 어차피 나는 불행할 존재였던 거다.
그게 내 운명이니까. 나는 벌을 받고 있는 거니까. 나라는 존재는 절대로 행복할 수 없어.
" 아가씨께선 언제까지 그 곳에서 갇혀 사실 겁니까... "
"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거죠? "
" 욕심 부리지 않았어요. 이게 제 운명이겠거니 살아가고 있잖아요. 힘들지 않다면 거짓이겠지만... 하지만 어쩌겠어요? 욕심을 부리는 순간 모든 게 다 무너질 텐데. 지킬 수 있는 거 조차 지키지 못할 수 있는데! "
세라는 더 이상은 지쳤다는 표정으로 주치의를 쳐다봤다. 주치의는 세라가 안쓰러웠다. 어쩌면 불쌍하다는 말이 더 맞는 거 같다.
사막과 같았던 세라의 삶엔 그 7명은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순식간에 오아시스는 말라 버렸고 사막엔 모래바람만 일커질 뿐이었다.
물 한 방울조차가 너무나 소중했던 세라에겐 물 한 병은 사치가 되어버렸다.
" 저 큰 거 안 바래요. 그냥 하루빨리 저 혼자 이곳을 떠나고 싶어요. 제발... "

" 그게 무슨... 소리야... "
" 도련님...? "
정국은 세라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세라에게 다시 물었다. 방금 말한 그 말, 무슨 소리냐고. 무슨 뜻이냐고.
" ····· "
세라는 아무 대답도 없었다. 하지만 전정국도 더 이상 세라에게 물을 수는 없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져버릴 것만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세라에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았으니까.
주치의는 세라가 복용해야 할 약을 탁자 위에 올려다 두곤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세라는 입을 열었다.
" 너네 참 이기적인 거 알아? "
" 어...? "
" 나를 싫어한 건 너네였어. 물론 이유가 있어서 그렇긴 해. 근데 그 이유, 핑계인 건 아니? "
운명인 것 마냥 여주에게 맹목적이었다. 어느새 세라가 귀찮은 존재가 되어 버렸고 변해만 가는 세라를 이해할 수 없었다.
세라의 모든 행동이 안 좋게만 보였고, 모든 게 세라 탓 같았다. 세라가 어떤 애인지 알면서 우리는 등을 돌렸다. 여주가 먼저라는 핑계로 세라를 망가트려놨다.
" 나를 버린 건 너네고, 가려던 나를 붙잡은 것도 너네야. 참으로 이기적이지 않아? "
" 미안ㅎ, "
"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지 마. 염치가 있다면. "
도대체 얼마나 나를 비참하게 만들 생각인 걸까.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사람에게 준 새로운 삶은 나를 더 괴롭게 만들어갔다. 모든 게 다 위선 같다. 역겨워.
" 한번, 딱 한 번만 기회를 줘. "
세라의 미간이 좁혀졌다. 사과는 진짜 세라에게 해야 되는 거 아니니?
" 그나마 있는 정마저 떼버리기 전에,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그게 너희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야. "
쟤네는 이제부터라도 어떻게든 잘해보려 하겠지. 근데 나는 왜 그래야 되는데? 솔직히 쟤네는 내 진짜 친구도 아니잖아. 나에게 친구는... 강이 뿐이었어.
내게 행복을 바라며 세라의 몸속에 들어온 건 이 게임이었어. 그런데 내가 왜 세라를 생각하며 움직여야 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나는 박세라가 아니니까.
" 우리가 뭘 해주면 되는 거야. "
" 하, 그냥 눈앞에서...! "

" 정말 우리가 사라지면 되는 거야...? "
쿵 -
왜지? 어째서 이렇게 마음이 아픈 거야? 도대체 왜?
억지로 짓고 있는 미소가 안쓰럽다. 그렇게 눈물이 없는 캐릭터인 네가 왜 내 앞에서 눈물을 흘려. 왜 너희들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 나를 곤란하게 만들어.
아직 이 몸에 남아있는 세라 때문에 내 마음마저 요동쳤다. 다른 사람도 아닌 저들에게는 절대 느끼고 싶지 않았던 감정이 느껴진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자꾸 마음이 아파왔다. 쟤네가 밉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할 자격이 없다는 건 안다. 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할 자격도 없다.
그런데 내가 욕심을 부린다면. 난 이제 박세라니까. 그러니까 좀 다르게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
세라는 눈물을 흘렸다. 내가 이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나 싶고, 허무감이 든다.
그냥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냥 혼자 조용히 있고 싶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다.
나 너무 지쳐버렸나 봐.
.
.
.
.
짝 - !
조용한 거실에서 크게 울리는 소리. 지민의 고개가 돌아갔다.
" 정신 똑바로 안 차려? 네가 아직도 그 모양이니까 세라가 사라지지! "

" 죄송합니다. "
" 맨날 죄송하다는 말이 다지? 네가 그래서 후계자가 될 수 없는 거야. "
" 애초에 원한 적도 없는 걸요. "
" 하? 누굴 닮았는지;; 아ㅋㅎ. 그년인가? "
" 무슨··· "
조용히 고개 숙이고 있던 지민의 고개가 올라갔다. 상당히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짓고선.
" 그 표정 집어 넣어. 그년이랑 아주 똑같아서 꼴 보기 싫으니까;; "
" 말 그딴 식으로 하지 마시죠. "
" 지금 내 앞에서 고작 널 낳고 얼마 안 돼 죽어버린
년을··· "

" 입 닫으시죠. 애 한 명 낳지 못하신 주제. "
" 네가 드디어 죽고 싶나 보구나;;? "
재혼을 한지 10년이 더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여자는 임신을 하지 못했다. 언제 쫓겨나도 상관이 없다는 거다. 애라도 있었다면 이혼이든 뭐든 못했을 테니까.
" 그러게 왜 아버지를 가지고 노셨어요. 돈과 권력에 너무 눈독 들이셨네요. "
" 집사!! "
" 당신은 머지않아 이곳에서 쫓겨날 거야.
외부인이잖아? "
지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말했다. 저 여자가 하는 말을 용납할 수 없었다. 어머니의 자리를 꿰찬 것도 모자라 어머니를 모욕했으니까.
모든 게 밝혀지면 꼭 내가 널 죽여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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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화 지민? 난리 나겠네요🤭
손팅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