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색 세단에 올라탔다
퀘퀘한 냄새가 났던 지하방과는 다르게
차 안에서는 시원한 향수 냄새가 났다
“신기한가봐?”
“저 건물 밖으로 나와본적 없으니까.”
“늙은이랑 재미없었겠네.”
“어릴때 여기로 팔려.. 뭐 이건 됐고.난 왜 데려가는거야?너도 재미 좀 보려고?”
“그럼 맞춰주고.”
남자의 목 뒤로 팔을 두르고 무릎 위로 올라가 앉았다
조금이라도 당황할 줄 알았는데..

"아가씨, 나를 유혹하는 거야?"
(애기야. 지금 나 꼬시는거야?)
오히려 팔을 허리에 감싸며 진득하게 쳐다보는 남자
이런 일만12년인데 당황할 건 없지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나랑 섹스할래?"
(나랑 할래?)
그러자 피식 하고 웃는 남자
"아니요. 아직은 때가 아닌 거 같아서.”
“재미없는 새끼.”
자존심만 팍 상해버렸다
*
“오셨습니까.보스.”
고개를 끄덕인 후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가는 남자
심플하며 깔끔하게 생긴 방 안이었다
사무실처럼 생긴.. 침실
뭐 그런 방이었다
“이게 뭔데.”
“내 방.”
“근데 뭐.아~너도 같이 자달라고?”
“귀엽네. 키티,나랑 자고싶어?”
“아니.나는 어디서 자.”
“너?집에서.”
“난 집이 없어.그 건물에서12년을 살았어.
집도 부모도 형제도 그런 거 다 없어.”
그러자 배를 붙잡고 깔깔대며 웃는 남자
“비웃어?죽고싶은거야?”
그 순간 표정이 굳어지는 남자
뭔가 많이 이상한데
“죽일 순 있어고양이?칼이나 총.쓸 수 있는거야?”
“해봐.지금 죽여봐.총 쓸래 아님 칼?선택해.”
칼과 총을 책상에 내려두고
험한 눈으로 나를 보는 남자

“해.둘 중 뭐든 잡고 죽여봐.”
한번도 해본 적 없다
그저 사람을 유혹하고 비위 맞춰주는 일
그게 나한텐 제일 쉬운 일이였으니까
떨리는 손으로 칼을 집었다
“칼?그래.마구 찔러봐.”
조심히 칼을 잡고 남자를 향해 휘둘렀다
휙-
탁-
침대 위로 넘어졌다
위에서 아래로 나를 바라보는 남자
“키티,귀엽네.”
“..해본 적 없어.누군가 죽이는 거.. 난 보스 발닦개로 살았지,킬러가 아니였으니까..”
“그게 내 인생이야.더럽다면 지금 당장 날 버려도 좋아.”
“아니.난 네가 마음에 들어.”
“지민.내 이름이야.너만 그렇게 부르도록 해.”
“그래.지민아.”
"고양이 새끼보다 나도 이름으로 불러.여주.”
“여주보다고양이가 마음에 드네.”
“젠장.말은 귓등으로도 안듣지?”

“넌 고양이가 더 잘어울려.”
*
깔끔한 화이트 톤의 집이었다
화려한 건 지민의 머리 뿐이었다
“편하게 지내.”
따듯한 실내
깔끔한 공간
이 모든게 어색했다
“이쪽으로 와.이 방을 쓰도록 해.필요한 짐은 없어?”
“왜 다정하게 구는거야?”
다정함이 어색했다
나에게 푸는 배려가 어색했다

“나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그래서,잘해주고 싶어.”
마음에 든다는 그 말
기분이 이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