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꽃 | au

백합

오늘. 오늘은 그녀의 낡은 공책이 갈기갈기 찢어진 날이었다. 나는 그녀를 도와주러 갔다. 공책에는 서로 다른 자세를 취한 백합 세 송이가 파란색 물감으로만 그려져 있었다.

"고마워요." 나는 나지막이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 평범했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 종일 들어도 살랑이는 바람에도 사라져 버리는 그런 목소리였다.

그녀는 매일 그랬던 것처럼 같은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노트를 고치려고 애썼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더 이상 고칠 수 없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은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