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ynextdoor- 오늘만 I love you
(이번은 쿠닉이가 신청해준거!)
그 겨울, 여주는 눈사람 하나를 만들었다.
첫눈이 많이 내린 날이었다.
친구들이랑 눈을 굴리다가 혼자 조금 떨어진 곳에 눈사람을 만들었다.
동그란 눈 두 개에 당근 코를 붙이고, 빨간 목도리까지 둘러줬다.
“음… 이름 뭐 하지.”
잠깐 고민하던 여주는 그냥 눈사람을 보며 웃었다.
“운아기로 할까.”
그날부터 여주는 학교가 끝나면 가끔 눈사람을 보러 갔다.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도 했고, 그냥 옆에 앉아 있기도 했다.
“오늘 시험 망했어.”
“아 진짜 짜증 나는 일 있었거든?”
“근데 너는 아무 말도 안 하네.”
혼자 말하다가 웃기도 했다.
이상하게 눈사람 앞에서는 별 얘기를 다 하게 됐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갔다.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눈사람은 조금씩 작아졌다.
여주는 매일 확인했지만, 어느 날부터는 찾아가기가 싫어졌다.
결국 어느 비 오는 날,
눈사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자리에 작은 물웅덩이만 남아 있었다.
여주는 한참 그곳을 바라보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봄이 왔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여름이 와도 괜찮았다.
그런데 가끔 눈이 내리던 겨울이 생각났다.
특히 가을이 되면서 더 그랬다.
어느 날 방을 정리하다가 빨간 목도리를 발견했다.
작년에 눈사람에게 둘러줬던 목도리였다.
여주는 목도리를 잠깐 바라보다가 다시 서랍에 넣었다.
“벌써 1년 됐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겨울이 다시 왔다.
첫눈이 내리자 여주는 작년처럼 눈을 굴리기 시작했다.
몸통을 만들고, 머리를 올리고, 눈과 코를 붙였다.
마지막으로 빨간 목도리를 둘렀다.
완성된 눈사람을 바라보던 여주는 피식 웃었다.
“작년이랑 똑같네.”

그때였다.
눈사람의 왼쪽 눈 아래에 작은 홈이 눈에 들어왔다.
여주는 손을 멈췄다.
그 자국.
작년에 눈사람을 만들다가 실수로 손가락을 눌러서 생겼던 흔적이었다.
여주는 눈사람을 한참 바라봤다.
“……뭐야.”
우연일 수도 있었다.
똑같은 자리에 같은 흔적이 생긴 것뿐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여주는 괜히 작년 생각이 났다.
잠시 후 여주는 눈사람의 목도리를 한 번 정리해 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갈게.”
몇 걸음 걷다가 다시 뒤를 돌아봤다.
눈사람은 그대로 있었다.
여주는 잠깐 웃더니 다시 집으로 향했다.
이번 겨울에는,
작년보다 눈이 조금 더 오래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