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졌겠지..
고1이라는 나이가 되어 드디어 진로에 대한 생각이란 것을 하게되었다. 태권도를 진로로 둘 생각은 없었지만 체고를 나온 이상 체대를 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태권도학과로 들어가야했다. 서예체대가 체대 중 그나마 유명하기에 들어가려했다. 유명한덴 다 이유가 있지 서울에 있는 곳을 가려면 성적이 평타이상은 쳐야했고 아무리 체대여도 인서울은 인서울이었기 때문이다. 중학생때 잘해둘걸이라는 생각을 반복했다. 피를 쏟으며 공부를 한 결과. 전교에서 이름을 날릴 수 있었다. 그러기에 진로상담 시간에 무도인이 될것이라는 것을 말하면 비난과 비판을 수없이 들어왔다.
'서예 체육대학교 발신문자'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뭐야 장난 문잔가
노빠군데...?
진짜로?!?!?!?
ㅡㅡㅡㅡㅡㅡㅡㅡ
그렇게 젊음의 시작 20살이 되었다.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학교를 가다니 아침부터 눈이 퉁퉁 부은채로 볼을 몇 번 꼬집고 이것이 꿈이 아님을 인지하였다. 볼은 어느새 빨개지고 부은 눈 못지않게 커졌다. 첫 날부터 지각을 할 순 없으니 최대한 빨리 씻고 앞머리를 말은 후, 식빵을 굽지도 않은 채 입 안으로 쑤셔넣었다. 그리고 머리를 말리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많이 퍽퍽했는지 기침을 했다. 머리를 말리다 말곤 냉장고로 가서 우유를 꺼내마시고 다시 머리를 말렸다. 다 말린 후 머리에 S컬을 넣고 눈을 부릅뜨고 앞머리를 고데기에 말았다. 그리고 거울속 자신을 보곤 빵 터졌다. 입 주변에 묻힌 빵가루에 눈이 힘주고 있는 것이 보였고 제일 웃긴건 오리입이 되었다는 거다. 삐지지도 않았는데 집중하며 인지하지도 못했던 삐쭉 마중나온 오리입이었다. 아침부터 호탕한 웃음소리를 내곤 꾸안꾸룩이 유행해 옷을 입고 화장을 했다. 이제야 볼 꼴이 된 것같은 느낌에 씩웃음을 지어보이곤 스마트워치를 차고 무선 이어을 귀에 꼽은 후에 산뜻한 발걸음으로 출발했다. 요즘 꽂혀있는 스탠딩 에그의 '오래된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고 캠퍼스 입구를 지났다.
살아가다 한번쯤 우연히 만날 것같아~..
-노래 잘 한다
ㅇ..네?
-안녕! 이번에 신입생이지?
-난 예슈화야! 나도 신입생~
같이 다닐래?
-그러려고 말걸었지~ 눈치 없구나?
아 뭐래, 사람 정확히 봤어
나 진짜 눈치 없다는 소리 많이 듣는데
-앜ㅋㅋㅋ 또라인뎈ㅋㅋㅋ
그렇게 예슈화라는 애랑 친해졌다. 그 애는 리듬체조과 였고 학교에 웬만한 소식은 다 아는 소식통이었다. 전화번호도 교환하고 인스타도 맞팔한 후 보니 인싸인것같았다. 하긴 목소리도 이쁘고 외모도 수려한데다 피부는 새하얀 백설공주같았다.
-사진찍자!!!!
어억
찰칵__
예쁜 외모와는 다르게 엄청난 하이텐션과 큰 목소리를 지녔고 가만히 있을때가 제일 예뻤다. 그러니까 입 닥치고 있을때가 제일 예뻤다. 그리고 사진찍는걸 무척이나 좋아했다. 학교의 캠퍼스는 넓고도 넓었다. 그러니 캠퍼스 안에는 광장인듯 버스킹도 많이하고 벚꽃이 흩날렸다. 벚꽃은 떨어지고 버스킹의 노래는 아름답고 학교에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것은 아주 잠깐이었다. 체대라고 별다를건 없었다. 그냥 주구장창 술만 마셨달까..
(술집)
신입생들 환영회는 다 같은 곳에서 했다. 학교 자금이 많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술집 두 개를 대여해서 환영회를 했고 그중 다행히도 리듬체조과와 태권학과가 같이 했다는 것이다.
예슈화는 알쓰고 나는 술을 적당히 마셨다. 원래도 조금 쎈 편이지만 여기서 안 좋은 소문이 돌아다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또한 어떤 난리를 칠까 뻔히 알기때문에.. 예슈화는 반병을 마시더니 취해 뻗었다. 나는 태권도학과에서 일어나 체조과를 갔다. 물론 예슈화를 챙기기 위해. 일어나려는 순간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사람들은 웅성되기 시작했고 궁금했지만 돌아볼 틈도 없이 예슈화를 챙기기 바빴다. 그 때 어디선가 '전소연 선배다.' 라는 소리가 들렸고 예슈화를 부축하고 있던 손을 빼내어 버리듯이 내팽겨치고 돌아봤다.
-야이.. 나쁜새..끼
뒤돌아봤을땐 7년 전 내가 봤던 그 여자였다. 누구인지 물어봤을때 흔쾌이 대답해준 전소연. 내 머리끈을 빌려갔던 전소연. 내 띠를 보고선 이름을 알아준 전소연. 바로 그 전소연이다. '내 방에 인화되어있던 사진들에 얼굴이 태권도학과 선배라니..' 그 표정을 본 예슈화가 눈을 째리며 발음이 뭉개진 채로 살인협박을 했다.
-너어.. 그ㅡ.. 고작 저 선배해 때뭉에 날 버린거냐..
사랑해 슈화야 난 가봐야겠다
-나쁘흔 녀언, 허 너 내가 죽일거으야
그래도 정이 있지...는 개뿔 어림도 없는 소리다. 생각보다 넓은 대한민국이 작게 느껴졌다. 내가 존경하는 전소연이 여길 다닌다니. 그 때 전소연과 눈이 마주쳤다. 아주 짧은 찰나에 웃음을 지어줬고 그게 슬로우 모션으로 보였다. 그 순간 전소연이 여기로 다가오더니 슈화와 내가 있는 자리에 합석을 했다. 슈화는 테이블에 엎드려서 자고 있었고 그냥 예슈화가 쪽팔렸다. 이런 알쓰같으니..
-나 여기 앉아도 돼?
당연히 되죠..!
-여기 친구가 없어서 혼자 앉긴 뭐하고.., 신입생?
네네 저는 이번에 태권도학과를 들어가게된 송우기라고..
-송우기...? 나 왜 들어봤지?
-우리 그 전에 만났었어?
아.. 7년 전에 선배가 공인단 심사에서 2품 따실때..
-그걸 기억해?
네.. 기억하죠..
나는 있는 기억을 다 짜내며 설명했다. 그걸 끝까지 들어주시는 선배의 모습은 예뻤다. 그걸 들으며 공감도 하고 같이 웃었다. 친해지기 힘든 우월한 존재였지만 동네 언니 같달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