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06

공연장에 도착한 이한과 서재희는 잠깐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서재희: "동현 도련님...아니 오라버니, 근데 가극 표는 어쩌다가 구하시게 된거에요?"

이한: "아, 아는 분이 이 가극 제작에 참여하셨거든. 나한테 표를 2장 주셨어."

서재희: "오늘 가극은 무슨 내용일까요?"

이한: "글쎄, 듣기로는 사랑 이야기라고 하던데."

그 때, 공연장 입장이 시작된다.

이한: "어? 입장한다. 들어갈까?"

서재희: "좋아요."

가극이 시작되자 서재희는 완전히 몰입한다.
중간중간 물만 마시고 공연에서 눈을 떼지를 못한다.
이한은 그런 재희를 살짝 웃으며 바라본다.

가극이 끝나자 해가 이미 진 후였다. 
길가에 사람들은 적었고 가로등 불이 하나 둘씩 켜지고 있었다.

서재희: "오늘 가극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름은 조금 어려웠지만...그래도!"

이한은 눈을 반짝이며 오늘 본 가극이 뭐가 좋았는지 재잘재잘 떠드는 서재희를 미소를 머금은 채 바라본다. 

이한: "가장 좋았던 장면은 뭐였어?"

서재희: "음...저는...아 너무 어려운데..."

골똘하게 생각하는 서재희 뒤의 골목에서 갑자기
자전거가 튀어나온다.
이한은 본능적으로 서재희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다.
자전거가 아슬아슬하게 두 사람을 지나친다.

이한: "위험하게...괜찮아?"

서재희: "네, 괜찮아요. 조금 놀랐지만..."

이한은 자기 가슴팍까지 밖에 오지 않는 서재희의 작은 얼굴을 보고 심장이 조금 빨리 뛴다.

이한: "...큼..다행이네."

자연스럽게 서재희를 놓아준다.
걸어가는 두 사람 사이에 잠깐의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서재희: "...어? 우리집이다!"

다행히도 금방 서재희의 집에 도착한다.

서재희: "동현 오라버니, 저 들어가볼게요. 조심히 가세요..!"

대문 안으로 쏙 들어가는 서재희의 머리카락이 흩날리며 살짝 붉어진 귀가 드러난다.
이한은 잠시 가만히 서있다가 피식, 미소 짓는다.

이한: "....귀엽다."

집으로 걸어가는 길, 그 날 이한의 머릿속에는 자신에 가슴팍에 닿았던 동그란 서재희의 머리가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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