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11

탄환을 제거하고 꼼꼼하게 꿰메자 이한은 어느새 잠들어있었다.

서재희: “...지금 자는거에요?”

눈 밑은 진한 다크서클에 못 본 몇 주 사이 헬쓱해진 듯 했다.

서재희: “.....쳇…봐준다…”

감은 붕대를 몇번이나 꼼꼼하게 확인하다가 서재희도 스르르 잠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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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서늘하게 내리쬐는 햇빛에 이한은 눈을 떴다.
주변을 돌아보며 상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이한: “....여기가…”


이한은 몸을 일으키려다가 왼쪽 어깨에 극심한 통증이 일자 다시 주저 앉는다.
왼쪽 어깨는 하얀 붕대로 단단하게 감겨 있었다.
그제서야 어제의 일이 전부 떠오르기 시작했다.
총격 전 후에 서재희네 마당으로 떨어졌고, 서재희가 능숙하게 상처를 봐주는 동안…잠이 들었다.

이한: “....미치겠군.”


옆에는 아직 잠든 서재희가 있었다.
두 손을 머리 밑에 둔 채 이불은 자기를 다 덮어주고 웅크린 모습이었다.
이한은 이불을 덮어주려다가 서재희를 살짝 깨운다.

이한:”... 재희야, 일어나봐.”

서재희는 깊이 잠들었는지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깨를 다친 이한도 서재희를 안아 옮길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한동민: “재희 아가씨?”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온 한동민과 김동현의 시선이 부딪힌다.

한동민: “....넌 누구냐.”


김동현: “...그러는 너는?”


두 사람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서재희는 그것도 모르고 새근새근 잠들어있었지만 말이다.

김동현: “...네가 그 약혼자냐?”

한동민의 얼굴이 구겨진다.
약혼자도 아니고, ‘그’ 약혼자라니. 

한동민: “...재희 아가씨의 약혼자는 맞는데, 그 약혼자라니?”


김동현은 피식, 한동민을 비웃고는 다시 재희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김동현: “재희야, 일어나. 바닥 차가워.”


한동민은 자신의 말이 무시당했다는 것과 모르는 사내의 비웃음, 그리고 자신의 약혼녀에게 보이는 익숙한 친근함과 다정함까지, 전부 거슬렸다.

한동민: “누구냐고 물었다.”


김동현은 시선을 슬쩍 돌리더니 한 마디만 툭 내뱉는다.

김동현: “...오라비다.”


오라비라는 말에 한동민의 표정이 더욱 찌푸려진다.
서재희에게 오라비가 있다는 사실은 들은 적도 없을 뿐더러 두 사람은 정말, 다르게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벽의 냉기가 올라오는 바닥에 아직 누워있는 서재희를 보고 방 안으로 성큼 들어가 먼저 서재희부터 살핀다.
서재희를 조심스럽게 안아든 한동민은 조심스럽게 움직여 재희를 침상에 눕힌다.

한동민: “...재희 아가씨가 깨는 것은 둘 다 피하는 것 같으니, 나가서 대화하지.”

김동현과 한동민은 조용히 서재희의 방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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