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04
소박한 기대
" 강태현... 너도 가? "
내 물음에 태현이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물론 저 미친 천재 소드마스터님께서는 이 아카데미에서 배울 내용이 없는걸로 알고 있어 혼자 가는줄 알았는데 내심 든든해졌다.

" 네, 조금 이르지만 아가씨와 함께 다니기로 했습니다. "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꾹꾹 내렸다. 그런 내 모습을 봤는지 태현이는 피식 웃으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 타시죠. "
" 역시, 강태현 너는 웃는게 이뻐 "
" ...저는 웃은적 없었습니다만 "
" 뭐어? 야 강태현! 넌 내가 볼때마다 웃고 있었거든!! 봐봐, 지금도 웃고 있잖아 "
내 말에 태현이는 황급히 손으로 입을 가렸다. 손가락으로 더듬더듬 자신의 입꼬리를 만지던 그는 꽤나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손을 툭 떨어트렸다.
" 시, 시정하겠습니다. 업무 중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 강태현, 아니 태현아. 나는 너가 무표정으로 뚱해 있을때보다 이쁘게 웃는게 더 좋아. "
내 말을 들은 태현이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나는 그런 태현이의 볼을 꾹 누르고 키득키득 웃으며 그가 내민 손을 잡고 마차에 올라탔다.
태현이는 내가 누른 그 자리를 만지며 나를 따라 마차에 올라탔다.
" 같이 타는거야? "
내 물음에 태현이는 멈칫하더니 몸을 돌리며 내게 물었다.
" 어... 내릴까요? 당장 말을 준비해서 바로 따라잡겠습니다. "
나는 어버버한 표정으로 태현이를 바라보았다. 태현이는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은채 마차에 내릴 준비를 했다. 나는 황급히 태현이의 옷자락을 잡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외쳤다.
" 아, 아니!!! 앞으로 나랑 계속 같이 타고 다니자... 응? "
" 학기 말이랑 학기 초만 마차를 타는데요? "
" 그 시간만이라도 너랑 같이 있고 싶어. "

" 저도요. "
태현이는 답을 하자마자 고개를 휙 돌려 내 시선을 피했다.
" 어? "
생각지도 못한 태현이의 답에 나도 모르게 되물었다. 태현이는 민망했는지 자신의 목 뒷덜미를 만지며 내 시선을 피했다.
" ...약혼자분이랑은 같이 안가십니까? "
" 내가 미쳤어? 그런놈이랑 마차에 같이 타게?? "
내 답에도 불구하고 태현이의 표정은 오묘했다. 충격, 슬픔, 고통, 비애, 상실, 절망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로 가득한 표정이었다.
어렸을때부터, 그러니까 언니가 살아있을때부터 내가 연준이와 무언가를 한다고 했을때마다 삐진 표정이었기에 내 답은 내가 생각하기에 태현이를 웃게만들기 충분했다. 다시 웃는 모습을 보고싶어서 더 과하게 반응했는데 역효과를 냈다.
" 왜...? 내가 그랑 같이 갔으면 좋겠어? "

" 그럴리가요. "
" 근데 표정이 왜... "
" 제 표정이 어떤데요? "
화나있어.
목까지 올라온 말을 애써 삼키며 방긋 미소를 지었다. 입꼬리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느꼈다. 태현이는 그런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휙 돌렸다.
'' 그쪽에 앉으시면 멀미하실겁니다. ''
'' 상관없어. ''
'' ...제 옆에 앉으세요. 괜히 고생하지말고. ''
'' 싫다고! 너 화났잖아!! ''
'' 화가!!! ''
내 말에 태현이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한숨을 푹 쉬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분명 머리를 쓸어넘기기 전에는 화가난 표정이었는데, 머리를 쓸고 지나간 그의 표정은 어쩐지 슬퍼보였다.
'' 안날 수가 없죠... ''
'' 내겐 너가 제일 소중해 태현아, 세상 그 무엇보다도 ''
'' ...제가 아가씨를 위해 웃을테니, 아가씨를 웃게만드는 유일한 사람이 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
'' 강태현... ''

'' 저도 아가씨의 따스한 미소를 사랑하게 되었거든요. 제 소박한 기대가 영원히 소박하게 남길 바라겠습니다. ''
나는 태현이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태현이는 자신의 자켓을 벗어 내 무릎에 덮어주었고 나는 태현이의 어깨에 살짝 기댔다.
'' 나한테 남은건 이제 너밖에 없는거 알잖아. ''
'' 부디 그러길 바랄뿐입니다. ''

#04
소박한 기대
'' 도착했습니다 아가씨. ''
태현이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렸다. 나는 눈쌀을 찌푸리며 잠에서 깼다.
눈을 깜빡이며 상황파악을 하기 시작했다. 아, 태현이의 어깨에 기대 그 상태로 잠들어버린 것이었다.
'' 아... 미안, 내 머리 무거웠지? ''
내 물음에 태현이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 그럴리가요. ''
내게서 벗어난 태현이는 마차에 내렸다. 그리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싱긋 웃으며 태현이의 손을 잡고 마차에서 내렸다.
'' 그런 기본적인건 마부가 하는거 아닌가? 캐플릿 가문은 기사를 마부처럼 부려먹나봅니다? ''
저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심장이 귀에서 쿵쾅거리며 뛰는 기분이었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내 앞에 최연준이 와있었다.
'' ...최연준. ''

'' 아가씨, 그냥 가시죠. ''
나는 연준이의 시선이 향한곳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나와 맞잡은 태현이의 손에 다달았다.

'' 아님... 내 약혼자께선 정부라도 들일 생각인가? ''
'' 넌 그런쪽으로 밖에 머리가 안굴러가니? ''
내 물음에 연준이는 어깨를 살짝 으쓱였다. 묘하게 신경을 긁는 그의 모습에 이를 바드득 갈았다.
'' 그동안 보낸 뜯겨지지도 않은 서신을 모조리 불태워버렸다는 보고만 들은 나로써는 그런쪽으로 밖에 머리가 안굴러가는군. ''
연준이는 팔짱을 끼고 자신의 턱을 툭툭 치면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 아아, 그치. 우리 형 장례식날 서로 껴안고 있는것도 보았지. 올해도,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한결같이. ''
나는 태현이의 손을 놓고 연준이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 야!!! ''
연준이는 내 손을 뿌리치더니 옷을 툭툭 털며 주름을 정리했다. 그의 여유로운 표정과 몸짓은 나를 한층더 미치게 만들었다.
'' 틀린말을 했다면 사과하지. ''
'' 너... 따라와. ''
'' 아, 너의 정부도 함께? ''
'' 아니, 너와 나. 둘만. ''
나는 연준이를 끌고 사람이 없을만한 곳을 찾아갔다. 태현이를 남겨둔게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일단 둘을 떨어트리는게 답이다.
❃✾❃
연준이와 유화가 자리를 떠난후. 태현이는 결국 눈물을 툭 떨어트렸다.

'' 제게 왜 화났냐 물어보셨죠? 그리 사춘기 사랑에 빠진 소녀와 같은 얼굴을 제게 숨기며 싫다고 하시면, 제가 받아드릴거 같습니까? ''
눈물을 참으려 애써 웃어보기도 하고 입술을 깨물어보기도 했지만 붉어지는 눈가를 막을 수 없었다.
'' 제가... 저도 사랑에 빠진 그 멍청한 표정쯤은 알고 있단 말입니다... ''
태현이는 자신의 소박한 기대가 한순간에 산산조각났음을 깨달아버린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 제 한몸 불싸지르면 그 표정을 제게도 지어보내주실 겁니까? ''
사랑에 빠진 멍청이, 사랑 때문에 죽을 바보같은 새끼. 그게 바로 자신이 될것만 같았다.

'' 제가... 제가 뭘 어떻게하면 최연준처럼 절 봐주실겁니까...? ''
-

이, 이게 머선 129...!
ㄴㅇㄱ
사실 이 작으로 배너에 걸린 다는 생각은 꿈에서도 해본적없고 솔직히 이 볼품없는 작품이???? 이런 느낌이 강한데 흐아아 진짜 감사합니다ㅠㅠ 여러분이 계신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절부터해야겠어요🙇♀️🙇🙇♂️🙇♀️
사실 저 배너 문구보고 오~ 팬플에서 써줬나보다~ 작 해석을 잘했는걸? 했는데 1화 마지막 대사였다능 이야기와 최연준 얼굴에 심장이 아프다는 이야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번화 킬포
✔️웃는 강태현
✔️우는 강태현
✔️질투하는 최연준
✔️산산조각난 강태현
✔️능글거리는 최연준
✔️그런 최연준을 좋아하는 정유화
✔️그런 정유화를 좋아하는 강태현
✔️정부라는 말에 반박 안하는 강태현.
✔️그 소박한 기대가 아주 박살나버린 강태현
이번화 킬포는 태현이가 많았는데 다음화는 최연준 큰거 보내겠습니다.
전 여러분의 서브병을 키워나가며 최연준에게 큰거 한방 먹히는 여러분을 기대하겠습니다(?)
((본인도 그러고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