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깁니다…>
-최범규 시점-
“야 강태현 여친 생겼대!”
“엥? 걔가?”
“ㄹㅇ…”
“그 전여친?”
“아니, 다른애.”
내가 아는 그 강태현? 여친?
진짜 누가 지어낸 말 같다.
강태현은 나와 같은 중학교를 나왔고, 고등학교도 같았다.
중학교 고등학교 6년 내내 같은 반…
참 악연이다.
걔는 중학생때부터 지역에서 유명했었다.
존나 잘생겼는데 얼굴값 한다고.
그래, 그때부터 한 싸가지 했었지.
“여, 네가 강태현이야? 난 최범규인데, 친하게 지내자~!”
중학교 1학년 첫날, 난 강태현에게 말을 걸었었다.
난 나름대로 인기도 많았고, 두루두루 잘 지내는 스타일이었는데…
“싫어. 그리고 비켜. 칠판 안 보이니까.”
강태현은 어나더 클라스였다.
“야 미친!! 강태현 우리 반이야!!”
“헐 좋겠다…”
“얼음왕자 납셨네.”
“최범규도 까였네 ㅋㅋ”
그 이후로 나는 강태현을 이겨먹고 싶어졌다.
그치만 도무지 그럴 수가 없었다.
인기도, 공부도, 운동도 하나만 하라고!
강태현이 여친이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긴 했다.
중학교 때 사귀던 여친이 있긴 했었다.
재수없는 놈.
그때 사귀었던 여친은 이름이 설화…랬나?
걔도 전교에서 유명했던 애였지.
아이들은 아쉬워하면서도 둘이 너무 잘 어울리는 바람에 뒤에서 응원했었다.
난 아니지만.
어서 헤어져라, 하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고등학교 들어가자 마자 헤어졌다고 그랬다.
강태현이 잠수이별을 당했다나?
꼴 좋다.
라고 생각했는데.
몇 년 후 바로 또다른 여친이라니.
진짜 아무도 안 사귈 거 같으면서도 의외로 뒤에서 잘 만나고 다닌단 말이지…
그때쯤, 그니까 고등학교 3학년 새학기 때 바로 ‘이유정’이라는 여자애하고 사귀다니.
…저 여자애도 불쌍하네. 이유정…이랬지.
강태현은 비슷한 여자애들을 돌려 사귀는 건가?
이유정하고 설화…
너무 똑같잖아.
근데 강태현과 이유정이 같이 있을때면 자꾸만 눈이 갔다.
이유정은 설화와 다른 듯 같았다.
뭔가 냉하면서도 차가운 그 특유의 분위기는 비슷한데…
굉장히…사랑스럽게 생겼다.
그 후 나도 모르게 계속 그 아이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그래서 이유정이 오밤중 위험에 처했을때도, 우연히 구해줄 수 있었다.
우연히.
그래, 그냥 우연이야. 그냥…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아닌 건 아니었다.
그럼 내가, 집 방향이 같다는 걸 핑계로 따라갔던 건?
지금도 무시하면 될 일을, 지나치지 못한 건?
야 이거 혹시, 좋아하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