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현과 유정은 풀밭에 누워 함께 하늘을 바라보았다.
태현은 눈을 감고 느긋히 조곤거렸다.
“있지, 유정아.”
“어 왜?”
“내가 얼마 전에 노래를 작사했어.”
“무슨 노래?”
“우리 이야기를 담은.”
유정도 태현처럼 눈을 꼭 감고 배시시 웃었다.
“그래서? 잘 만들었어?”
“응. 처음엔 좀…슬픈 노래로 만들고 싶었는데, 쓰다보니까 해피엔딩이 되더라고.”
“나 불러줘…”
태현은 목을 잠시 가다듬고 첫 소절을 불렀다.
“내게 물었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보라고
난 언제나 그 푸른색을 생각할 거야
네가 내게 준 그 푸른색을
슬프고 칙칙한 푸른색도 아니고
내가 아끼는 파란 티셔츠도 아니야
하늘의 푸른색
바다의 푸른색이지
우리의 여름은 참으로 푸르렀어
우린 아름다운 바닷가에 살았지
물론 늘 푸르기만 했던 건 아니지만
추억이란 건 아름답게 미화되곤 하니까
라피스라줄리 처럼 빛나던 네 눈동자가 기억나
바다처럼 반짝이던 그 눈빛이”
유정은 태현의 나지막한 목소리와 따스한 햇살에 잠이 솔솔 왔다.
“가사 예쁘다…근데 왜 이게 우리 이야기야?”
태현은 손을 올려 유정의 손깍지를 끼었다.
“네가 내 바다였고, 여름이었고, 푸르렀으니까.”
“악 뭐야 오글거려”
“ㅋㅋㅋ 근데 진짜야. 여름하면 네가 하고 다니던 파란 리본 핀이 제일 먼저 생각나. 네가 학교 근처 해변에서 웃는 거랑.”
사뭇 진지해진 태현의 표정에 유정도 눈을 뜨고 태현의 손을 꽉 잡았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유정의 속마음이 실수로 삐져나왔다.
“나도.”
“이대로 계속 있는게 내 소원이야.”
태현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결혼하자.”
유정은 소원을 빌던 자신의 모습을 태현에게서 찾아냈다.
간절하고, 또 간절한 모습.
‘내가 뭐가 좋다고…’
유정도 알았다. 자신과 태현에게 주어진 시간은 3년이었고, 언젠가는 그걸 태현에게 말해야 한다는 것을.
그치만 지금은…
“그래. 그러자 우리.”
유정은 애가 타는 것을 숨기고 대답했다.
+) 풀밭 이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