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ㅅㅂ 해 떴어?
어제 집에 들어간 뒤 씻고 바로 누웠다. 집에 도착했을 때가 한 5시.? 5시 반쯤 됐던 것 같고, 이것저것 좀 정리하고 씻다 보니 6시가 넘은 시각에 누워서 바로 잠들었다. 한 7시쯤에?
지금 현재 시각은 오전 9시.
맨날 출근하는 날엔 12시 넘어서 일어나는 게 일상이었는데.
강제 미라클 모닝이다.
...
엥 그럼 나 14시간 잔 거야? ( 거의 겨울잠 )
4시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도착하니 6시가 넘어있었다.
학부모 공개수업 때문에 옷을 좀 꾸며 입었더니 불편해서 최연준한테 집 들릴 거라고 오지 말라고 했는데 기꺼이 찾아와서 날 집까지 데려다줬다. (이정도면 기사님 아니냐)
최연준은 앞에서 나 기다려주고 나는 대충 니트에 바지 입고 나가려는데 초인종 소리가 났다.
띵-동.
...
아, 씨 최연준 이 새끼는 기다릴 줄을 몰라.
"금방 나간다니까, 좀만 기다려-"
그런데 한 번 더.
띵-동.
하, 기다리라니까.
"아 뭐 그렇게 급해-"
나는 현관으로 가서 문을 벌컥 열었다.
"내 집이 그렇게 궁금하-"
아주 짧은 순간, 의문의 향기를 맡았다.
최연준이 아니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올렸다.
"...승우씨??"
"안녕하세요, 은 씨..ㅎㅎ"
"갑자기 찾아와서 놀라셨죠, 죄송해요."
"아...그, 근데 제 집 주소는 어떻게 아셨어요?"
"은 씨 어머님이 알려주시던데요-"
"잘 부탁한다고."
아....엄마 제발-
"그런데 어디 가시나봐요."
"저 못 만난다고 하셨던 이유가 지금 이 약속 때문...이죠?"
"아, 네 맞아요 ㅎㅎ."
"일단 들어오세요.."
....
아 ㅅㅂ 들여보내면 안 됐는데.
"집이 엄청 깔끔한데요?"
"신축이라고 해도 믿겠어요-"
"..신축 맞아요..ㅎㅎ"
"..아."
"크흠, 큼. 혼자 사시는 거죠? 룸메이트 없고."
"네, 저 혼자 살아요ㅎㅎ.."
ㅈㄴ불편하다.
아니 갑자기 왜 찾아오냐고 이 사람은.
지금 몇 시지?
대화를 나누며 티 안 나게 눈을 돌려 시계를 보았다.
6시 43분.
최연준한테 40분까지 나간댔는데...
분명 내 입장에선 티 안 나게 본 것 같은데, 승우씨가 눈치 챘나 보다.
"아... 제가 괜한 실례를 끼쳤네요."
"아무런 얘기도 없이 막 찾아오고."
"아, 아니에요."
"약속 있으시다면서요.. 나가보세요-"
"괜히 제가 민폐만 끼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여기서 나가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지 않나....?
여기 우리 집인데...
"아, 전 괜찮아요."
"안 죄송해하셔도 되는데..."
약 3초 정도 정적이 흘렀다.
"은 씨는 정말 친절하신 것 같아요."
"토끼 같아요, 토끼."
"....토끼요?"
.....?
토끼....?
내가 그렇게 작아....?
...
회피형이라는 걸 돌려까는 건가?
"토끼가 엄청 예쁘고 순하잖아요."
"토끼 닮았어요, 은 씨."
"아하하... 토끼 닮았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보네요.."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ㅎㅎ."
"칭찬이에요. 칭찬으로 들어주세요."
"칭찬 고맙습니다 ㅎㅎ."
아.... 이제 진짜 나가야 하는데.
이제, 말해야 하겠지?
"아 근데 제가 그...."
딱 말하려던 타이밍에,
띵-동.
"배은 빨리빨리 안 나오냐-"
"피곤하다고 잠 든 거 아니지?"
문 밖 너머 최연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
아....
좆 됐다.

....정적이 흘렀다.
승우씨가 당황한 게 보였다.
사실 그 사람을 등지고 있었어서 표정은 안 보였는데, 보였다.
"....친구 분 오신 거 같은데, 나가보셔요."
"....아, 네."
아니 ㅅㅂ 뭔 네야.
여기서 나가도 이상하고 안 나가도 이상한데.
이미 내 주둥아리가 말을 해버렸다.
이대로 아, 아니에요. 하고 안 나가는 것도 미친놈이고.
현관문을 열었다.
최연준의 큰 덩치가 나를 가렸다.
"뭐야, 준비 다 했으면서 왜 안 나왔어."
"40분까지 온다며 네가."
최연준은 내 표정을 보고선 시선은 내 집 안으로 돌아갔다.
나와 집 안의 풍경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아.... 그 맞선 본 사람이야."
승우씨는 소파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홍승우라고 합니다."
승우씨는 최연준에게 먼저 오른손을 건넸다.
"아, 네."
"안녕하세요."
최연준은 그와 손을 맞대며 악수를 했다.
ㅅㅂ.....하....
이 둘의 가운데에서 난 뭘 해야 하냐.
상황 자체가 ㅈㄴ 이해가 안 갔다.
인사는 왜 해...?
악수는 왜 하고.
"....."
"승우씨, 제가 나중에 연락할게요."
"얼른 가보세요, 시간도 늦었는데-"
"아,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벌컥-
쾅-
.....
최연준은 아무 말이 없었다.
내가 먼저 입을 때야 하는데, 말이 안 나왔다.
"오면 안 됐나, 내가."
"아니, 미안해.."
"내가 빨리 보냈어야 했는데."
"어쩔 수 없었어."
"됐어-"
"나 너무 배고파."
"빨리 나가자."
"ㅋㅋ...그 와중에 배는 고프냐."
"어디 갈 건데?"
최연준은 나를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에 도착했다.
술집이 많기로 유명한 건대에 도착했다.
어떤 고급스러워 보이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겉으로 봤을 때는 몰랐었는데 사람이 꽤 많았다.
인기가 많은 술집인가 보다.
자리에 앉고 메뉴를 시키고도 내가 멍하게 있으니 최연준이 말을 걸었다.
"저기 배은씨?"
"정신 좀 차리시죠-"
"아, 미안."
"지금 정신이 없다, 내가."
"하... 머리 복잡해."
"뭘 그렇게 복잡해 해."
"아니 너 같으면 안 그러겠냐?"
"승우씨가 뭐라고 생각하겠어-"
"아무 남자 막 데리고 노는, 근데 맞선은 보는.... 그런 가벼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어?"
"....."
"내가 아무 남자?"
"와...."
최연준은 큰 손으로 입을 막았다. 입 틀 막
"....?"
"아니 그런 말이 아니고-"
"됐어, 나 갈래."
"아아 미안해!!!"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음식 냄새(+술 냄새ㅎㅎ)를 맡으니 좀 살 것 같았다.
"맘껏 마시고 생각 좀 비워."
"그 사람도 별 생각 없을 걸?"
"하...그런가?"
나는 음식을 한 입 베어물었다.
"허...ㅁㅊ."
"왜."
"존맛탱♡"
"....허 진짜."
"이 감정 기복 뭐지?"
"어허. 빨리 술이나 따르거라."
"예 마님-"
간만에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아...살겠다."
"최연준이 따라줘서 좀 더 맛있는 것 같은데?ㅎㅎ"
"헛소리한다, 또."
"너 평소 주량 얼마야?"
"여덟 병 정도는 기본으로 마시지?"
"뭐라는 거야..."
"두 병밖에 못 마셔."
"거짓말하네?"
"너 저번에 다섯 병 마셨잖아." (한강에서...)
"아, 그거랑은 다르지."
"그건 죽....을라고 했으니까."
"어우, 근데 다섯 병은 진짜 사람이 마실 게 아니더라."
"나 그때 머리 깨질 뻔했어."
"세상이 막 두 개로 갈라지고...."
"아무튼 너는 그만큼 마시지 마라..."
"어떤 미친놈이 한 번에 다섯 병을 먹을까."
"그 미친놈이 바로 나입니다...."
맥주 한 잔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최연준도 계속 마셨다. 쉬지 않고.
그리고 입을 열었다.
"그 승우라는 사람, 괜찮아?"
"응, 사람 좋던데?"
"만날 거야, 그럼?"
"..어?"
"결혼도 할 거고?"
"얘기가 갑자기 왜 그렇게 되지..?"
“…”
"그냥 물은 거야, 그냥."
"....글쎄."
"사람 자체는 좋아 보이던데."
"","만날까?""...."
"그걸 왜 나한테 물어."
"ㅋㅋㅋ나도 그냥 물은 거야~"
"당황하긴, 어린 티가 풀풀 나는구먼?"
"뭐만 하면 어리대."
"아주 할 말 없으면 나이로 밀고 가려는 거지?"
"응, 내 스킬."
"밥이나 먹어."
...분명.
굳었다, 표정이.
내가 장난으로 만날까? 라고 했을 때.
웃음기가 싹 사라졌었다.
"야, 너 운전은 어떻게 하려고 그렇게 마셔-"
"너 이거 혼자 다 마신 거야?"
테이블 한쪽에 병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대리나 부르지, 뭐."
"나도 술 강해."
"그리고 너도 많이 마셨거든?"
"옆에 봐봐, 하나 둘 셋 넷...."
"말 많아진 거 보니까 벌써 취했구나?"
"안 취했다고-"
"푸흡, 귀가 왤케 빨개-"
오랜만에 소리 내어 웃는다.
....아 기분 좋다.
몇 년 만에 누구랑 술 마시고 노니까 재미있어.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이 자동으로 감겼다.
"아, 근데."
눈이 번쩍 떠졌다.
"왜."
"나 진짜 어떡해..."
"승우씨가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
"너 이 얘기만 지금 다섯 번째인 거 알아?"
"진작 보냈어야 했어."
"난 개 바보야...."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상하게 생각 안 한다고요 아줌마-"
"괜히 피해만 주고...."
"내가 진짜 미안하다..."
"너도 아까 불편했지?"
"아니, 하..."
"넌 뭐가 그렇게 자꾸 미안해?"
"응...?"
"나랑 만날 때마다 뭐가 자꾸 미안하대."
".....어?"
"아까도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고, 지금도 그렇고, 이동형한테 맞았을 때도 미안하다고 했어 너."
"그리고 저번에 경찰차 안에서도 미안하다고 하고, 심지어 학교 다닐 때도. 넌 항상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잖아."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경찰차...?"
"무슨....경찰차?" (그때 술 취해서 기억이 없음. <6화참고!>)
"하...아무튼."
"미안하다는 말 좀 그만 하라고."
"미안하니까 미안하다고 하지..."
"내가 잘못한 거니까-"
"
네가 잘못한 거 없어.""...."
"그니까 내 앞에서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마."
"한 번만 더 하기만 해."
....
나 왜 이래....?
술 취해서 이런 거야....?
왜 이렇게....떨려.
얼굴도 빨개지고-
아..... 타버릴 것 같아.
왔다왔다 시험기간이죽지도않고또왔어...... 공부하면서 중간중간글쓸게요 나를떠나지마다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