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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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나의첫사랑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여주와 수빈. 수빈은 남자아이들과는 달리 조용조용하게
노는 스타일이었고 여주는 사고 치는 왈가닥 여장부 스타일이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둘. 수빈을 괴롭히는 친구들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나타나 대신
싸워주기도 했다. 그때부터였을까? 수빈은 여주를 좋아하게 된 게 9살
무렵이었을 거다. 자신보다 당차고 강했던 여주를 보는 눈이 늘 반짝거린다
그렇게 여주는 수빈의 첫사랑 상대가 되었다. 놀이터 바닥에서 친구들과
뒹굴거리며 노는 여주를 보는 여주엄마는 한심하듯 혀를 내두른다
" 여주 쟤가 누굴 닮아 저럴까. 크면 안 그럴 줄 알았는데"
" 여주엄마, 저거 다 한때야. 사춘기 오면 조용해지겠지 "ㅡ수빈엄마
" 그래도 걱정이야. 수빈이 얌전한 것 봐. 이런 아들이 어디 있어
여주 쟤는 커서 결혼이나 할까 모르겠어. 워낙 왈가닥이어서
누가 감당이나 하겠냐구. 미안해서 남의 자식한테 어떻게 보내"
걱정스런 표정을 하는 여주엄마와는 달리 얌전히 앉아서 음료를 먹던
수빈이는 눈이 반짝거리더니 한껏 들뜬 목소리로 여주엄마에게 얘기한다
" 걱정 마세요 아줌마! 제가 여주랑 결혼할게요"
" 뭐? 수빈이 네가?"
" 네!"
" 우리 수빈이가 여주를 많이 좋아하는구나"
" 네! 우리 엄마만큼이나 좋아해요!"
" 세상에 말도 어쩜 그리 예쁘게 하니? 그럼 우리 여주 잘 부탁해"
" 아유 얘 좀 봐. 벌써부터 입이 귀에 걸렸네 걸렸어" ㅡ수빈엄마
수빈의 예상치 못한 대답에 어른들은 우스갯소리로 웃어넘겼다
하지만 수빈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 여주만 보고 살아왔다
그의 순애는 9살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을
한 뒤 또다시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수빈과 여주, 여주는 수빈의 보호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빈이는 여주 하나만을 바라보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수빈은 인기가 꽤 많았지만 여주 외엔 관심이 없었다. 전교에서
여주바라기라고 소문이 자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주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누군가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게 같은 반 최연준이었다. 여주를 울고 웃게
만든 장본인이었으니까 좋게 보일 수가 없었다. 19살로 접어든 세 사람
여주는 연준을 향한 마음은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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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테이블에 마주 앉아 시험공부를 하고 있던 중 언제 얘기해도
이상하지 않을 얘길 꺼내는 여주. 교과서에 시선은 고정되어 있지만
얼굴은 이미 어두워진 수빈
" 야, 수빈아 연준이가 내 고백을 받아줄까?"
" ...."
" 야 무슨 생각해?"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
짜증스런 말투에 수빈이를 보자 뾰로통해진다
" 너 요즘 이상한 거 알아? 연준이가 그렇게 싫냐?"
" 어"
" 뭐? 최수빈 다시 말해봐"
" 나 최연준 싫다고. 내가 너 좋아하는 거 뻔히 알면서
내 앞에서 고백이니 뭐니 얘기를 해?"
갑자기 큰소리치는 수빈에게 당황함을 느낀다
" 아니, 네가 나 좋아하는 거 알겠는데 우리 가족이잖아"
"...."
여주가 항상 가족이라고 얘기할 때마다 심장은 조금씩 무너져내렸다
원망도 해보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어디 쉽게 움직여질 일인가
그리고 여주도 안다. 수빈이 자신을 여자로서 좋아하는지..
수빈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고 애써 태연한 척하는 여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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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야..좋아해 "
" 정말이야 연준아?"
"응 정말 좋아해"
생각지도 못한 연준의 고백에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여주였다
둘은 그날로 연인이 되었고 수빈은 그저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되었다. 행복한 여주를 보자 자신도 덩달아 행복함을 느낀다. 수빈이는
한발자국 물러나 여주를 키다리아저씨처럼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연준과 여주의 행복이 죽을 때까지 평생 갈 거라 생각했다 ㅡEND
현재,
" 여주씨, 결혼 준비는 잘 돼가? 날짜가 언제랬지 가을이었나?"
" 네? 아 네"
과장 말에 난감한 여주는 대충 대답 후 과장은 자신의 지인이 하는 리조트에
연준과 놀러오라며 할인권을 건네준다 명함을 보자 한숨을 쉬고 가방에
조용히 넣었다. 요즘 수빈이를 피했다. 이기적인 나 때문에 바보같이 나만
보고 있는 게 화가 나고 가여웠다. 밝은 에너지의 여주는 점점 얼굴이 어두워지고
그런 여주를 걱정하는 범규다. 선배, 저랑 오늘 술 어때요? 하며 조심히
얘기했고 여주는 미소를 지으며 흔쾌히 승낙했다. 퇴근 후
조용한 칵테일바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여주는 말없이 칵테일만 마시고 있었다
" 선배..괜찮아요?"
" 범규씨가 보기에 어떻게 보이는데요?"
" 음 위태로워 보여요.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예요?"
" .."
위태로워 보인다는 말에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는 여주였다
" 선배랑 나랑은 그래도 2년 동안 파트너하면서 못 볼 꼴 다 보면서
함께했잖아요. 말해줄 수 없는 거예요? 우리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범규가 분위기를 바꾸려 입술을 삐죽 내미는 덕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여주
이건 내 사생활이야 범규씨 짠, 마셔요. 범규의 칵테일잔을 부딪히며 회피했다
내가 들어갈 틈도 주지 않네. 또 과하게 마신 여주는 이미 술 취해 엎드려 있는
상태였다. 범규는 한숨을 쉬며 남은 칵테일을 마셨다. 그때 지이이잉 바 위에
올려 있던 여주의 폰이 진동에 의해 움직였고 당연히 최연준이겠거니 했지만
발신자를 보니 저번에 본 수빈이란 사람의 이름이었다. 턱을 괴며 언제까지
전화하나 볼 참이었다. 어쭈? 이 남자 꽤 집착하네? 왠지 모를 질투심에 영원히
받지 않을 것처럼 굴더니 휴대폰을 들어 통화 버튼을 누르자마자 다급한
수빈이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여주야 집에도 없고 전화는 안 받고 어디야?
그 걱정스럽고 다급한 목소리를 듣던 범규는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 여주선배는 저랑 있습니다"
📞 ..최범규씨?
" 네 "
📞 거기 어디예요? 여주 당장 바꿔요
" 죄송해요 오늘은 제가 여주선배 못 보내요"
📞 뭐라는 거야 당장 바꿔
" 오늘은 제가 책임집니다"
📞 ..최..
수빈이가 뭐라고 하기 전에 버튼을 눌러 휴대폰 전원을 꺼 여주 가방 속에
넣는다. 취한 여주를 부축해 택시를 탄 뒤 자신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로
향했다. 무슨 여자가 겁도 없이 이렇게 무방비해. 침대 위에 조심스레 눕혔다
깊은 잠에 빠진 여주였다. 노트북을 켜 인터넷 검색창에 최연준을 검색했다
어딘가 낮이 익다 했더니 꽤 유명한 건설회사의 외아들이었다니 YJ건설이라
특별히 기사가 난 건 없는데 대체 무슨 이유로 여주가 죽을 듯이
힘들어 보이냔 말이다. 스크롤을 계속 내리니 범규의 눈동자는 한곳을 응시하고
있었고 본문을 읽자 눈동자가 작게 흔들렸다. YJ건설 외아들 최군과 T기업
외손녀 강양 비밀리에 결혼 진행중? 이라는 오래전에 익명으로 올라온 T기업
홈페이지 게시판 제목이었다. 연준과 해원이 모자이크지만 범규는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파혼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 내용이
진짜라면 연준은 여주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괜히 화가 났다. 오랫동안 사귄
여자를 버릴 만큼 부와 명예가 탐난 건가. 자고 있는 여주 곁으로 다가갔다
헝클어진 머릴 조심히 정리해주며 지그시 바라보다 여주의 눈꼬리에 눈물이
고여 떨어진다. 무슨 꿈이라도 꾸는 건지 울고 있었다. 심한 두통에 눈을 떴다
여긴 내 집이 아니다. 그렇다고 수빈이네 집도 아니었다. 마른침을 삼켜
눈동자를 위아래로 굴려 어디인지 확인했다. 깔끔하게 정리된 집안 그리고
소파에 불편하게 자고 있는 범규를 발견한 여주는 놀라 입을 틀어막아 숨을
삼켰다. 이게 무슨 민폐야!! 취하지 않기로 했잖아 미친 거지 한여주!!!
나 무슨 실수라도 한 걸까? 아니면 혹시 파혼 얘기한 걸까? 난 몰라!! 한심함에
지끈 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리고 범규가 깨지 않게 살금살금
현관 밖으로 나왔다. 최범규 얼굴 어떻게 봐!! 서둘러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도어락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자 불꺼진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수빈이가 보였다
수빈이는 날 발견하자마자 숨이 막히도록 안았다
" 저, 저기 수빈아 밤새 나 기다렸던 거야?"
" 응 기다렸어. 전화도 꺼져 있고 미치는 줄 알았어"
내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흐느끼는 그였다. 나는 두 팔로 수빈의 등을 쓸었다
미안해 수빈아 다신 안 그럴게 응? 그만 울어. 그제서야 눈물을 훔치며 나를
내려다봤다. 그 최범규란 사람 조심해야겠더라. 어딘지 알려주지도 않고 무슨
일 있었던 건 아니지? 응 없었어. 얼굴이 잠깐 어두워졌다가 다시 평온한
미소로 돌아온 수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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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호텔 연회장. YJ건설과 T기업 그리고 임직원들이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사실 파티를 개최한 건 며느리로 해원을 소개시켜주는 자리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 껴 있는 기자들까지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한 사람만 빼고 말이다
바로 연준. 얼굴에 그늘이 가득했고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연준모친은
웃고 있지만 자신들을 보는 시선들이 꽤나 신경쓰였다
" 웃어야지 연준아. 네가 주인공인데"
" ...."
" 안녕하셨어요 어머니?"
" 어머 해원이 왔구나. 어서 와. 몸은 좀 어떠니?
이제 곧 배가 나올 텐데 걱정하지 마. 내가 다 해줄게
넌 아기만 생각하렴 호호호"
모친의 말에도 표정 없이 과묵하기만 했다. 그리고 앞에 나타난 해원이었다
깔끔한 투피스를 입고 나타난 T기업 이중구 회장 외손녀 해원, 한눈에 봐도
키도 크고 쌍커풀이 진한 눈매에 세련되고 귀티가 흐른다. 해원이 연준모친에게
웃으며 인사했고 모친은 해원을 예뻐하고 있었다. 연준이 옆에 붙어 있으라며
등 떠민다. 그리고 연준에게 다가가 눈인사를 하고 팔장을 껴 몸을 밀착시켰다
연회장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나누는 연준부모와 연준 그리고 해원까지
인사를 얼마나 한 건지 고개가 뻐근하고 연준은 억지로 웃어서 광대까지
얼얼하게 느껴졌다. 점점 분위기는 무르익고 YJ건설 사장인 연준부친은
단상에 올라가 모두 앞에 연준과 해원을 소개한다
" YJ건설과 T기업 가족 여러분들 바쁘신 와중에 연회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갑자기 연회를 하게 된 이유는 T기업 외손녀
해원양이 곧 우리 YJ건설 며느리가 됩니다. 이렇게 가족이 되려고
T기업과 좋은 인연 만들었나 봅니다. 그래서 임원 여러분들에게
소개시켜주고자 이렇게 초대하게 되었습니다. 남은 시간동안
즐기시기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회장에 온 사람들은 연준과 해원에게 관심이 집중됐고 기자들은 사진을
찍기 바빴다. 이 지겨운 연회장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방심한 틈을 타 답답해 미칠 것 같은 연회장을 나와 옥상으로 올라가 넥타이를
풀어헤치자 그제서야 숨이 트인 것처럼 살 것 같았다. 난간에 서서 야경을
바라보다 문득 여주가 생각나기 시작했다. 겨울이면 춥다는 핑계로
안아달라고 졸랐는데 그 모습이 생각이 나는지 휴대폰 사진첩에 아직도
지우지 못한 여주와의 추억이 담겨 있다. 여주의 사진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때 옥상문이 열리면서 해원이 들어온다
" 여기 있었네. 어머님이 찾으세요"
" ...."
" ..아직도 그 여자 생각해요?"
" ...."
" 빨리 잊는 게 좋을 거야. 그 여자랑 헤어진 거 다행으로 생각하라구요
안 그랬으면 위험했을 테니 저희 어머니 어떤 분인 줄 잘 알죠?
괜히 신경 거슬리게 하지 말아요. 그래야 우리 결혼생활이 편할 테니"
해원이 연준에게 다가가 목에 팔을 둘러 입을 맞추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는
그를 보자 화나기는 커녕 이 남자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풀어헤쳐진 넥타이를 고쳐 메주며 입꼬릴 올린다 마음에 안 든다는 거 알아요
근데 어쩌겠어. 나는 당신의 아이를 가졌는데 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옥상을 빠져나간다. 해원의 말에 다시 한번 무너지고 여주에게 갈 수 없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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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을 과거 얘기로 쓸까 하다가 너무 지루할 것 같아서
짧게나마 4화에 꼽사리 껴봤답니다. 쓰면서도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내용이 구리네요😱 손팅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