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 (滿月)

[4화] 새로움

“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


그렇게 난 그 아이와 복싱을 배우게 되었다. 알바 한 타임을 빼고 배우는 만큼 집중해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관장님께서 돈은 안 받겠다고 하셨다.


” 니가 여주지? “

” 아.. 네 “

” 이름 예쁘네, 누가 지어주셨어? “

” .. 아버지요 ”

“ 치.. 관장님 내 이름은 예쁘다고 안 해줬잖아요! ”

“ 씁, 최범규 조용히 안 해? ”

“ .. 치 ”

“ 아무튼 그럼 시작하자 ”

“ 네. “

” 네~ “


그렇게 줄넘기와 기초체력을 기르는 것부터 시작했다. 평소 운동을 잘 안 하다보니 줄넘기를 하는 것부터 살짝 숨이 찼다.

옆에 그 아이를 보니 생각보다 쉽게 하는 것 같았다. 운동도 잘하나보다 싶었다.


그때,

쾅,


” 삼촌! 나 왔어~ “

” 태현이 왔냐? “

” 강텬! “

” … “


관장님의 조카이자 그 아이가 말한 아는 동생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한 명 들어왔다. 이름은 강태현이었고 나보다 1살 어렸다.

눈이 굉장히 크고 똘망한 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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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범규형이랑 같이 온다던 누나는 왔..ㅇ “

"..?"

” ㅇ..어 ”

“ 뭐야, 강태현 갑자기 왜 얼었어? “

” 어..? 아.. 그게 “

"..?"


갑자기 그 아이는 나를 보더니 몸이 바짝 얼었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때 난 내가 불편해서 그런가 싶었다.

완전 그 정반대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


” ㅁ..몰라! “

” 뭐야 쟤 왜 저래? “

” .. 글쎄 “


그 아이는 휙 탈의실로 들어갔고 난 무시하고 계속 줄넘기를 했다.

약속했던 한 시간이 지나고 체육관을 나왔다.


” 수고했다! “

” .. 그래 “

” 저.. 그 알바 한 타임은 내가 미안해 “

” 뭘 또 미안하데.. 됐어,결정은 내가 했으니까 “

” 그래도.. “

” 그럼 나 여기 안 다녀도 되나 “

” 어? ㅇ..아니! 그건 안돼! “

” .. 넌 대체 왜 그렇게 나랑 붙어다니려고 하냐? “


처음 본 그날부터 지금까지 쭉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나조차도 내가 싫은데 넌 왜 자꾸 나와 붙어있으려 하는건지


” 그거야.. 당연히 “

"..?"

” 니가 좋으니까! “

”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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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는게 나 하나라 아쉽지만 “

“..!!”

“ 걔네들은 꿈에도 모를 너의 좋은 점들을 난 아주 많이 알고 있어, 그래서 니가 좋아 “

“ … ”

“ 무엇보다.. ”

“..?”

“ 그때 날 구해줬잖아 “

” … “

“ 그날 난 확실히 알았어 ”

“..?”


꼬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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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날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

“ … ”


그때,

스윽,


“ 우와.. 저기 봐 ”

“ … ”


마침 하늘엔 구름이 걷히고 밝고 동그란 달이 떠올라있었다. 그 달은 스포트라이트처럼 나와 그 아이를 빛추고 있었고 

달빛에 반짝이는 그 아이의 눈동자는 평소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누군가의 일에 먼저 나서 개입했던 건 그날이 처음이었다. 언제나 날 챙기기 바빴고 날 지키기 바빴다. 나라도 날 지키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추락해버릴 듯 아슬아슬 했으니까

하지만 니가 먼저 내게 손을 내민 그때 이후로 이상하게 난 너와의 일에 더 적극적으로 끼어들게 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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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예쁘다 ”


처음으로 달이 예뻐보였다. 어둠 속에 숨어 날 가리기 급급했을 땐 계속 날 빛추어내는 달이 밉기만 했는데

그날은 참 속 없이 예뻐보였다.


다음날,


“ 여주~ 안녕 ”

“ .. 그래 ”

“ 헐!! 너 방금 내 인사에 대답해준거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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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진짜 감동이야~ “

” .. 허 “


아침부터 화사하게 웃으며 다가온다. 그 빛이 생각보다 따뜻해 뭔가 나른해지고 긴장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 기분은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고


그때,

퍽,


” 야 너 XX 장난하냐? 이제는 아예 오지를 않네? “

” … “


무리 중 우두머리였던 놈이 날 찾아와 내 머리를 때렸고 생각보다 큰 타격감에 난 놀랐다.

그 놈은 내 어깨를 붙잡아 날 의자에서 일으켜세웠고 금방이라도 칠 것 같은 눈으로 날 내려다보았다.


“ 허 이거 눈 제대로 뜨고 쳐다보는 거 봐라? 야 미쳤냐? ”

“ … ”

“ 이게 진짜!! “


그 아이의 주먹이 내 오른쪽 얼굴로 들어왔다. 순간 어제 배웠던 피하기 기술이 생각났고 반 반사적으로 아래로 몸을 숙여 피했다.


“ 허.. 너 요즘 운동 배우냐? 뭐 우리 복수하려고? ”

“ … ”

“ 미쳤네 이거 진짜 ”


그 순간 또 다시 오른쪽으로 주먹이 들어왔다. 그러나 이번엔 숙이지 못했고 그렇게 눈을 질끈 감고 어금니를 물었다.


그때,

탁,


” XX 뭐야, 넌 “

“..!!”

“ 나 여기 반장인데 “


그 아이는 내 쪽으로 들어오던 주먹을 잡았고 처음보는 얼굴로 그 놈을 째려보고 있었다.

정말 처음보는 얼굴이었다. 새벽에 보던 그 얼굴도 아니었다.


“ 이거 안 놔? 너도 미쳤어? ”

“ 어느정도 미치긴 했지. ”

” 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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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 좀 그만 괴롭히라고 “

“ … “

“ 니가 뭔데? 너 뭐 남자친구라도 되냐? ”

“ 꼭 남자친구여야 보호해줄 수 있나 “

“ 뭐? ”

“ 그럼 뭐 남자친구를 해야지 ”

“..!!”

“ 근데 아쉽게도 얘가 날 안 좋아해서 “

“ … ”

“ 아무튼 얘 좀 그만 괴롭혀 “

“ … ”



처음보는 얼굴이었다. 그 아이의 웃는 얼굴이 아닌 얼굴은 그날 이후로 처음이었다. 뭔가 새로운 감정에 난 당황스러웠다.

그 아이의 반응에 그 놈은 미친놈이라며 반을 떠났다. 


” 나 잘했지? “


그 놈이 나가자 다시 내가 알던 얼굴로 나를 향해 웃어보이는 그 아이였고 왜 인지 모를 느낌에 나도 모르게 마음과는 다른 말을 해버렸다.


“ .. 잘하기는, 내가 잘 피한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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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 이건 내가 구해준거지! ”

“ .. 몰라. 꺼져 ”

“ 아 같이 가~! “

” 이씨..! 따라오지마! ”


새로운 그 아이의 모습에 좀 놀랐지만 달은 역시 달이었고 역시나 은은히 빛이 아름다웠다. 그 빛이 주는 따뜻함도 여전했고

그 따뜻함에 꽁꽁 얼어있던 내 마음도 살짝 녹은 듯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