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낙원

ep.04 [ 안녕, 나의 낙원 ] by_유차

'네, 아까 들어보니 돈 어쩌구 하시던데..."

'아... 좋아요, 내일부터 나올게요."

딸랑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이리 기분이 좋았던적이 있는가, 그 마저도 아름답게 들리듯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아지트로 돌아간다.'


by_유차


***



“어디 가? 이 늦은 밤에.” 
“그러게. 여주, 이 밤에 어딜 가? 위험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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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처럼 겁도 없네. 그게 오히려 좋긴 한데.” 



밤 타임으로 알바를 잡은 탓에 옷을 대충 걸쳐 입고 나가려 하자 모두 날 쳐다보았다. 승관과 유빈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어딜 가냐며 물어보았다. 그리고 곧 이어 범규가 계속 휴대폰을 보고 픽 웃으며 말했다. 곁눈질로 날 본 범규가 시비를 걸 듯 말했지만 여주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편의점 알바. 밤 타임이거든. 이따 6시면 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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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 빨리 가, 진상 조심하고.” 
“응. 진상 정도야.. 얼마나 많이 봐왔는데.”



여주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윤기가 어디선가 나타나서는 말했다. 눈길은 다른 곳을 보고 있었지만 분명 목소리에는 걱정이 조금 담겨있었다. 진상, 돈을 벌기 위해 온 힘을 쏟아서 일을 했지만 그것도 큰 돈이 되지는 못했다. 이 세상은 돈이 많은 사람이 너무나 많았고, 날 권력으로 밑으로 내릴 사람도 많았다. 그게 내가 진상을 많이 본 이유이자 내 인생이었다.



**



“어, 여주씨 왔네. 그 일 잘할 수 있지?” 
“네, 네! 맡겨만 주세요.”
“그래. 난 저기 잠깐 가 있을테니깐.. 그래 어어.”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가자 사장처럼 보이는 한 덩치 큰 남자가 있었다. 사장은 여주를 보더니 한 번 위 아래로 훑었다. 그러곤 못 믿겠다는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여주가 방금의 행동은 잊어버리고 긍정적으로 대답하자 사장은 여전히 여주를 훑으며 나갔다.



“..왜 저딴식으로 쳐다보냐, 기분 더럽게.”



사장의 앞에서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굴었지만 사장이 나가고 시야에서 사라지자 기다렸다는 듯 표정을 굳히고 사장의 욕을 하는 여주였다. 무언가 무시하는 듯 했던 사장의 눈빛에 항상 노력의 배신을 받은 여주로써는 기분이 영 좋지만은 못했다.



“안녕하슈. 거 아가씨, 소주 한 병 줘봐. 소주!” 
“아저씨. 술 취한 것 같은데, 가져 오는 건 셀프에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딸랑 소리를 내며 열리는 편의점 문. 취한 듯 보이는 한 아저씨가 들어와선 카운트 앞에 서서 여주에게 말했다. 명령하 듯 말하는 아저씨에 여주는 정색을 한 상태로 비꼬듯 말했다.



“뭐어?! 이게 손님이 가져 오라는데! 야 사장 불러!!”
“여기서 왜 이러세요. 이러지 마세요!”



아저씨는 표정을 굳혔고, 화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곧 소주를 한병 잡고는 휘두르기 시작했다. 화가 많이 났는지 이젠 소주병을 깨고 사장까지 찾는 아저씨였다. 여주는 하지 말라며 소리쳤지만 술 취한 사람에게는 전혀 통하지 많았다.



“어어! 이봐 여주씨! 저기요, 뭐하는 거요?!”



그때 사장이 헐레벌떡 편의점 문을 열고 뛰어왔다. 그리고 사장이 들어오자 상황은 진정이 됬고 그 아저씨에게 사과를 드리고 일은 끝이 났다.



“아니..! 그 여주씨! 손님한테 그러면 어떡하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어후 정말..”



아저씨가 나가고 일이 끝나자 사장은 여주에게 화를 냈다. 여주는 어쩔 수 없이 자존심을 죽인채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했다. 그러자 사장은 여주를 보며 한숨을 한번 내쉬었다.



“역시 돈 없는 집안이니, 성질도 저 모양이지.. 쯧.”



그리고는 사장이 혀를 차며 여주를 까내렸다. 그렇게 돈이 없고 가난한 사람은 다시 까내려졌고, 다시 상처를 받고, 다시 무너져 내리면서도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게 가난한 사람들의 인생이었다. 이 세상은 권력과 돈, 그것 뿐이니까.



“안 해요, 저. 이딴 일 더러워서 안 한다고. 오늘 일당만 보내요. 갈게요.”



그리고 여주는 명찰을 내던지며 말했다. 그러자 사장은 어이 없다는 듯 여주를 쳐다 보았다. 여주는 여주답게 눈치 보지 않고 끝까지 사장을 노려보며 나갔다. 그게 가난하지만 당당한 여자, 윤여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