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예쁜가..? 아, 뭔가 아닌데 “
오늘은 범규와 함께 병원 산책을 하는 날이다. 병원 바로 옆 정원을 산책하는 거지만 왜 인지 모르게 난 예뻐보이고 싶다.
그래서 평소엔 잘 입지 않았던 스커트도 꺼내고 머리도 예쁘게 반으로 묶었다.
그렇게 어김없이 양손엔 간식을 들고 병원으로 향했다.
드르륵,
“ 범규야, 나 왔..ㅇ ”
“ 누구세요..? ”
처음 보는 여자 분이었다. 나와는 달리 성숙하고 단아한 이미지의 여인이었다. 나는 또 마냥 좋지는 않은 묘하고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 아 저는 범규 친구, 김여주라고 합니다 “
“ 친구..? 아 ”
“ 그쪽은.. ”
“ 저도 범규 친구에요. 10년지기 친구 ”
10년지기 친구라면 12살 때부터 만났던 사이구나. 그녀의 단아한 모습은 나의 모습과 비교되었다. 당연히 내 모습이 초라해보였고
” 아까 막 잠들었어요. “
” 아.. 네 ”
“ 범규 이야기는 알죠? ”
“ 네, 어느정도.. “
“ .. 다행이네요. 범규한테 좋은 친구가 또 생긴 것 같아서 ”
“ … ”
“ 어릴 때부터 나랑만 다녔거든요. 워낙 얘가 마르고 했어서 내가 지켜줘야 했어요 ”
“ … ”
“ 근데 뭐 지금은 그럴 수가 없죠 “
” 어째서.. “
” 범규는 나랑 다르니까요 “
” … “
” 나이는 같아도 이 안에 들은 게 달라요 “
” … “
” 그래서 더 범규가 안쓰러워요. 주변 사람들은 하나 둘씩 나이를 먹고 점점 변해가는데 “
” … “
” 자기 자신 하나만 그대로니까, 이유도 모르고 그저 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상처만 받고 “
” … “
피터팬은 현실 세상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피터팬은 그 사실을 평생 알지 못한다. 그저 변해가는 주변 사람들에 상처만 받을 뿐
그래서 자신만의 세계인 네버랜드를 만들고 그 속에서 변하지 않고 변하지 않는 존재들과 살아가는 것이다.
웬디는 애초에 피터팬이 아니다. 그녀도 그녀의 삶이 있으니까, 또 확실하게 그녀는 현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 다들 피터팬의 여주는 웬디라고 생각하잖아요 ”
“ … ”
“ 하지만, 웬디는 결국 피터팬을 떠날 수 밖에 없어요 ”
“ … ”
“ 그런 피터팬의 곁을 끝까지 지켜주는 건 “
"..?"
” 사랑스러운 팅커벨이죠 “
” … ”
“ 팅커벨은 피터팬과 함께하기 위해 자신의 세계를 버리고 네버랜드에서 살아가요 ”
“ … ”
“ 그런 팅커벨만이 피터팬을 영원히 지켜줄 수 있는거에요 “
” … “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짐을 챙겨 병실을 나갔고 나는 한동안 벙쪄 있었다. 아니 생각했다
스윽,
“ 일어났어? ”
“ 뭐야, 오늘도 너무 오래 자버렸네.. ”
“ 괜찮아. 지금부터 놀면 돼 ”

“ 그래. 너랑 있으면 얼마든, 언제든 재미있으니까 ”
이런 너의 팅커벨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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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규형, 형은 웬디가 좋아, 아님 팅커벨이 좋아? “
“ 음.. 나는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