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 특집 모음

🌕 추석 특집 : 달토끼가 보내준 행복

축제장에는 쪄낸 솔잎의 달콤하고 은은한 향과 고소한 깨소금의 향이 향이 가득 감돌았다. 추석 전날 밤, 야시장은 한지 등불의 따스한 불빛과 웃음꽃을 피우는 가족들의 나직한 웅성거림으로 활기가 넘쳤다.

찬연이와 나는 야간 가판대를 운영하는 자원봉사를 자처했고, 우리의 긴 나무 테이블 위에는 알록달록한 쌀가루 반죽이 담긴 그릇들이 높이 쌓여 있었다. 쑥으로 물들인 선명한 초록빛, 베리로 색을 낸 부드러운 분홍빛, 그리고 클래식한 하얀색 반죽까지.

"아니, 내 엄지손가락을 봐봐."

찬연이의 낮은 목소리에 그의 가슴을 기분 좋게 울리는 나직한 웃음이 섞여 들었다. 그는 내 팔꿈치를 살짝 밀어내며 길을 비켜주더니, 끈적한 반죽 한 조각을 들어 올리며 내게 직접 시범을 보였다.

거칠고 커다란 그의 손은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게 움직였다. 그는 하얀 반죽 한가운데를 꾹 눌러 작은 홈을 만들고는, 달콤한 꿀과 깨를 섞은 고물을 한 숟가락 가득 채워 넣은 뒤 반죽을 반으로 접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능숙하고 리드미컬하게 몇 번 꾹꾹 집어내더니,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초승달 모양의 송편을 빚어냈다.

그는 스스로가 아주 자랑스럽다는 듯, 송편을 근처 가판대 등불 불빛에 비추어 보였다.

"어때? 완벽하지?"

그가 고개를 살짝 까딱이며 능청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옛날이야기에 예쁜 송편을 빚으면 예쁜 배우자를 만난다고 하잖아. 내 생각에 내 송편은 완전 걸작인데."

나는 내 손바닥 위에 놓인 서글프고 울퉁불퉁하게 푹 꺼진 삼각형 모양의 반죽 덩어리를 내려다보았다. 옆면에 작게 터진 틈 사이로 달콤한 고물이 삐져나오고 있었다.

"내 건 꼭 짓이겨진 감자 같이 생겼는데."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내 못난이 송편을 그의 완벽한 작품 옆에 들어 보였다.

"그럼 내 미래의 배우자는 못생긴 야채처럼 생기게 된다는 뜻이야?"

찬연이의 눈꼬리가 부드럽게 접히며 맑고 청량한 웃음소리가 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그는 몸을 기울여 내 손에서 울퉁불퉁한 작품을 조심스럽게 가져가더니 나무 쟁반 위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다시 그릇 속으로 손을 뻗어 신선한 분홍색 반죽 한 조각을 꺼내 내 손바닥 위에 바로 올려주었다. 이어 그의 따뜻한 손이 내 손을 감싸 쥐며, 내 손가락을 이끌어 반죽 가장자리를 꾹꾹 누르고 맞물리게 도와주었다.

"다시 해봐."

그가 손을 놓으며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격려하듯 말했다.

"서두르지 말고."

우리가 나란히 서서 함께 반죽을 빚는 동안, 축제장의 인파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밤은 평화롭고 조용해졌다. 가을바람에 갑작스레 한기가 실려 왔고, 나는 스웨터 속에서 몸을 살짝 떨었다. 찬연이는 곧바로 내 미세한 떨림을 알아차렸다. 그는 한마디 말도 없이 가판대 뒤쪽으로 걸어가더니, 자신의 오버사이즈 플란넬 재킷을 가져와 내 어깨 위로 부드럽게 걸쳐주었다. 재킷에서는 은은한 섬유유연제 향과 시더우드 향이 감돌았고, 그 온기는 순식간에 내 몸을 따스하게 녹여주었다.

그는 나무 가판대에 기대어 서서, 잉크처럼 새까만 밤하늘에 걸린 거대하고 찬란한 한가위 보름달을 향해 시선을 시선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손을 들어 은빛 분화구가 선명하게 보이는 달을 가리켰다.

"자세히 봐봐."

찬연이가 부드럽고 추억에 젖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어릴 때 우리 가족이 나한테 저 달 속을 보면서 달토끼를 찾아보라고 했었거든. 너도 보여?"

나는 하얗게 빛나는 보름달을 향해 눈을 가늘게 뜨고 올려다보았다.

"절구공이를 들고 있는 그 토끼 말이야?"

"웅, 맞아."

그가 달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야기에 따르면, 옛날에 한 신이 숲속 동물들을 시험하기 위해 거지로 변장하고 찾아갔대. 여우와 원숭이는 그에게 음식을 가져다주었지만, 토끼는 자신을 바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드릴 게 없어서 그를 먹이기 위해 스스로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대. 토끼의 이타적인 마음에 감동한 신은 토끼를 달로 보내 계수나무 아래에서 살게 해주었지. 이제 토끼는 저 보름달 아래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전해주기 위해 떡을 찧고 있는 거래."

그는 하늘에서 시선을 내려, 내 심장을 멎게 만들 정도로 진지하고 따스한 눈빛으로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어릴 때는 달을 올려다보면서 행운을 빌곤 했어."

찬연이가 내게 아주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며, 입술 끝에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하지만 오늘 밤, 여기서 너랑 같이 반죽을 엉망으로 만들며 앉아있다 보니... 달토끼가 이미 나한테 필요한 모든 행복을 다 보내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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