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친 너 사용법
35화
전정국을 보내고 나서 한참을 밖에 멍하니 서있었다.
안그래도 김태형이랑 여행을 가야한다니 더 복잡해지겠군
생각했는데 전정국 너까지 따라온다고 하면
난 분명히 오늘보다 더 큰 수모를 당하게 될게 뻔했다.
난 대체 뭐가 이렇게 어렵고 힘든거야?
그냥 그동안 좋아하고 기다렸던 전정국이랑 사귀면 되는
거였다면 지금 내가 이렇게 미쳐 돌아버리겠어?
그게 쉽지 않으니까 이 지경까지 오게 된거다..
전정국이랑 시작하려면 김태형이랑 끝을 맺어야하니까.
그게 왜 힘든거냐고 대체..
그렇게 서 있다가 오랫동안 안 들어오면 혹시나 이상한
오해를 받을까싶어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니 밥 하는 냄새와 부엌으로부터 요리하는
소리들이 들렸다.
"정국이 잘 갔어 여주야? 밥 먹고 가라니까 뭐가 급해선~"
"어, 어! 학교가서 할 거 있다더라.."
부엌에서 날아오는 지영언니의 질문에 난 거짓말을 첨가한
대답을 던져주며 신발을 벗었다.
"여주 얼른 와 다 차렸어."
"나 안먹어.."
얼른 오라는 석진오빠의 말을 거절하면서 부엌을 지나쳤다.
"왜?"
"입맛 없어."
태형오빠의 물음에 대답하고 방에 도착한 난 침대에 누웠다.
"어휴 아까 그렇게 과자를 쳐 드시더만 당연히
입맛이 없겠지~!"
박기영 오빠의 목소리는 문을 닫았는데도 선명히 들렸다.
후... 나 오늘 집에 혼자 있으면서 생각 정리 좀 하려고 했는데..
이게 대체 뭐람... 생각 정리도 마음 정리도 뭐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하 우울해.. 내가 나쁜년인데... 내가 죄인 맞는데..
왜 이렇게 억울하고 답답하고 막 그러지..
속상하다 진짜... 그냥 자버려서 아무 생각을 안해야겠어.
근데 밖이 시끄러워... 씨... 귀마개를..
난 귀마개를 찾으려고 몸을 일으키는데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온 후 문이 다시 닫히고 불이 켜졌다.
태형오빠였다.

"왜 밥 안 먹어. 배 안 고파?"
오빠가 침대에 걸터앉아있는 내 앞에 서서 물었다.
"안 고파.."
"전정국 왜 왔어?"
"옷 가지러.."
"왜 보냈어?"
"그냥... 내 맘이야..."
"
"아 왜 왔어~ 가서 밥 먹어.."
"
오빠가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가만히 서서 날 내려다보기만
했다.
그리고 잠시 있다가 입을 열었다.

"... 안아줄까?"
그리고 말했다.
"
좀 어이없었다. 오빠말고 내가.
그 말 한마디에 벌떡 일어나서 안긴 내가,
그리고 오빠가 날 꽉 안아주는데 뭔가 눈물이 날 것 같던 내가.
뜬금없는 말이었는데 왜 기다려왔던 말처럼 들리는지..
엄청 위로되고 내 마음 알아주는 것 같아서
그래서 그냥 그랬다.. 따뜻했다..
"오빠.."
"응?"
"나 왜 울 것 같지.."
"울지마.."
오빠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울지말고 밥 먹자 이여주."
그리고 안고 있던 팔을 풀며 내 머릴 헝클면서 말했다.
예쁜 미소를 짓고서.
"
기분이 좀 이상했다.
"응?"
오빠가 되물었다.
"... 알았어.."
따뜻하고 조용했던 공간에서 문을 열어 시원하고 소란스러운
공간으로 나오는데, 뭔가 짧은 꿈에서 깬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지수랑 은영이를 만났다.
그동안 각자 자기 일이니 뭐니 하면서 만남을 미뤄오다가,
드디어 오랜시간 못봤던 친구들이 생각났는지
단톡방에서 말이 오가다가 불쑥 만났다.
뭐.. 만나자마자 애들이 물어보는 건 내 연애안부였다.
그래서 난 그동안 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했다.
너희가 좀 말해봐.. 나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지...
"뭐? 야 얘 미쳤네~"
"너 진짜 제정신이냐? 그렇게 마음대로 살면 어떡해!"
...
위로는 개뿔 욕만 먹는 중이지만.
"야 너 일단 그 오빠랑 정리부터 해."
"누구..."
"아 그 김태형!! 그 이상한 관계부터 정리해.
사귀는 사이도 아니면서 대체 어디까지 간거야!"
"
나도 잘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왔었는데,
막상 친구들한테 제정신이 아니라는 말을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치..? 아무래도 그래야되는 거지.."
"야 뭔소리야~ 그냥 전정국을 정리하고 그 오빠랑 만나는 게
낫지 않아?"
그것도 맞는 것 같아...
사겼다가 헤어지면 친구로도 못남으니까...
"아 아니지~!"
"아 뭐가!"
...
너네한테 물어보는 게 아니였어..
또 니들끼리 싸우지..
띠링-
폰을 슬쩍 봤는데 태형오빠한테 문자가 와 있었다.
[뭐해?]
(나 친구들 만나눙데)
(오빠는?)
[나 일]
(뭐야 일하는데 왜 폰해~)
[심심해]
(ㅋㅋㅋㅋㅋ 회사야?)
[웅]
[재혁이 오늘 공연해서]
[도와주다가 쉬고있어]
(헐 공연 어디서 하는데)
[회사랑 가까운 데서]
[이제 공연장 갈거야 ㅋㅋ]
(헐 나 지금 친구 동넨데)
(오빠 회사 근처야)
[진짜?]
[그럼 보러와]
(오빠를?)
[재혁이 공연]
[나 보려 오고 싶어?]
(재혁이 보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나 보러와]
(친구들은?)
[데리고 와]
[재혁이가 좋아하니까 ㅋㅋㅋㅋ]
"아니라니까?"
"아 진짜 너랑 연애 관련 얘기하면 너무 극과 극이야."
아직도 싸우냐...
"야 넌 니말만 하고 남의 얘긴 안 듣지."
지수한테 딱 걸려서 톡을 멈췄다.
".. 야 너네 공연보러 안 갈래?"
"뭔 소리야, 갑자기 뭔 공연?"
"태형오빠 아는 동생이 여기 주변에서 공연하고 있대."
"거기 가면 그 분도 볼 수 있어? 김태형님?"
"웅 거기 있다는ㄷ,"
"야 빨리 가자 ㄱㄱ"
은영이가 기다렸다는 듯 답했다.
"진짜?"
"엉. 김태형님 있다며 어떻게 생겼는지 얼굴이나 보자."
그렇게 은영이의 주도로 귀찮다는 지수까지 합세해
셋이서 공연장을 찾아왔다.
나도 오늘 재혁이라는 애는 제대로 처음보는데,
뭔가 태형오빠랑 다른 이미지로 생겨서
다른 스타일로 존멋이었다.
귀찮다던 지수, 그리고 재촉하던 은영이도
공연이 끝날 때 쯤이 되자 아쉽다고 난리였다.
우린 태형오빠 빽을 이용해 대기실로 가서 오늘의 가수
재혁이랑 인사를 나눈 후, 다 같이 밥을 먹기로 하고
셋이서 먼저 나와 기다리고있었다.
"야 아까 그 말 취소취소, 너 그 관계 쭉 유지하는게 좋을 듯."
지수가 드디어 말로만 듣던 김태형의 실물을 보고 난 후
아까 냈었던 의견을 번복했다.
"야 나 태어나서 저렇게 잘생긴 사람은 처음 봄.."
은영이도 물개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 너네 얼빠미 개심해."
"야 저정도면 감사합니다 하고 만나야지 말이 많아."
"그럼그럼, 아 나도 예술쪽으로 진로를 택할걸..."
"... 내가 저 오빠랑 친하다고해서 내 진로가 미용인거랑은
1도 상관없거든.."
아무튼 지수, 은영이와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을 하다가
오빠들이 나와서 밥을 먹으러 갔다.
밥을 다 먹고 나와서 서로 번호교환을 하고
우리가 가기로 했었던 여행에 얘네를 데려가니 마니
실랑이를 벌이다가 지수는 남자친구가 와서 데려갔고,
은영이는 재혁이네 집쪽에 살아서 재혁이가 데려다줬고,
석진오빠는 밥 먹기 전에 지영언니에게 갔다.
그래서 현재는 나와 태형오빠 둘이서 택시를 타고
우리 집으로 가는 중이다.
"애들이 오빠 겁나 잘생겼대."
택시를 탄 내가 오빠에게 말했다.
"진짜?"
오빠가 수줍게 웃었다.
"응, 근데 재혁이 되게 웃기더라.
평상시에는 완전 개그캐였다가 노래할 때 보니까
대박이야. 오늘 좀 친해진 것 같아."
"친해지지 마."
"왜?"
"그까지만 친해. 더는 안 돼."
"안되긴 뭐가..."
"오빠 정국이만으로도 버거워."
"야, 야...! 그런 거 그렇게 대놓고 말하지 마!"
"뭘?"
"ㅌ, 티내지 마.."
"뭘~?"
"
뭐긴...! 너가 나 좋아하는,

"너 좋아하는 거?"
"야아! 그런 거 직접적으루 말하지 말라고!"
"푸하핳, 왜?"
"하지 말라고..."
"부끄러워?"
"

"귀여워."
"아.. 그런 말도.."
부끄러워 하고 있는데 오빠가 갑자기 내 뒷목을 잡더니
입술에 가볍게 쪽하고 뽀뽀를 했다.
"야!!!!!"
내가 소리를 질렀다.
아니 지금 택시에서 뭐하는...
"시끄러.. 또 소리지른다."
"야 너 미쳤어?! 그리고 너 맘대로 하지마."
내가 작지만 들리게 소리쳤다.
"싫어."
"아 싫긴 뭐가 싫,"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 이거 딱 하난데."
".. 뭐라는.."
"너 전정국이랑 사귈거지."
".. 뭐..?"
"그럼 너랑 나 끝인데."
"
"우리 얼마 안남았잖아."
"
"그니까 못하게 하지 마."
"... 야.."
"이기적이여서 미안한데,"

"내 마음이 어떻게 안된다."

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명예의 전당💟
ㄴ 댓글과 응원하기 둘 다 해주신 구독자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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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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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헐.... 제 작 봐주시려고 기다려주시는거 너무 감동입니다😭
전 재미있다는 말이 왜이렇게 기분 좋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