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때부터 널 원했다

운명의 향기

장마가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습한 여름 밤.

 

도시의 공기는 늘 탁했고, 인간의 피 냄새는 그 안에 묻혀 흐릿했다.

 

 

라파엘은 그런 냄새에 익숙했다.

 

익숙해야 했다. 그것이 그의 삶이었고, 죽음이었고, 존재 이유였다.

 

하지만 그날 밤.

그는 익숙하지 않은 무언가를 맡았다.

 

 

 

매캐한 바람 사이로 섞여 들어온 향.

 


깊고, 짙고, 끈적하게 감도는 향.

피였다.

하지만 단순한 인간의 피가 아니었다.

 

운명의 피.

 

 

몸이 갑자기 감출 수 없을정도로 격렬하게 반응했다.

 


그는 멈춰 섰다.

거리 한복판, 아무도 없는 골목의 어둠 속에서, 그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이성은 속삭였다.

"지금 도망쳐라."

본능은 외쳤다.

"지금, 피를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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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그냥 어딜가나 보이는 그런 흔한 대학생.

 

 

 

그러나, 그녀 본인만 그렇게 생각할뿐.

 

 

 

 

 

누가 보기에도 한번쯤 돌아볼만한 외모를 갖고있는 그녀였다.

 

 

 

 

 

 

어두운 밤,
도서관 앞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그녀의 모습은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에 흐르는 피는, 라파엘의 모든 본능을 비틀어놓았다.

어느새 그녀의 바로 뒤까지 다가온 그는 숨을 깊게 들이켰다.
거부할 수 없는 향.

 

 

 

 

 

피 속에 태어나면서부터 각인된 것처럼, 그것은 오직 그를 위한 것이었다.

심장이 뛰었다.

 

 

 

 

아니, 죽은 심장이 고통스럽게 꿈틀거렸다.

그녀의 목을 보는 순간, 갈증이 솟구쳤다.

천천히, 한 발짝.

 

 

 

 

 

 

 

 

 

그녀에게 다가가는 그의 발끝에서 그림자가 퍼졌다.

그 순간,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맑고, 투명한 눈동자.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빛으로, 당신은 누구냐는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자신의 존재가, 그 향이, 지금 누군가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라파엘은 피식 웃었다.

 

 

 

 

오랜만이었다.

이성을 이길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본능을 느낀 건.

 

그는 돌아섰다.

그녀의 곁을 지나쳤다.

하지만 그 순간, 공기 속의 향이 그의 뒤를 붙잡았다.

 

 

 

 

 

끝날 수 없는 갈망.
시작된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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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으로 인사드립니닷..!

잘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