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하루를 살아보겠습니다

6화. 돌아가기 싫은 이유

쇼케이스가 끝난 지 이틀이 지났다.

하지만 몸이 바뀐 상태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문제는.

이제 단순히 몸만 바뀐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여주는 거울을 바라보다가 눈을 찌푸렸다.

머리가 아팠다.

그것도 단순한 두통이 아니었다.

 

 

무언가 머릿속에서 겹치는 느낌.

기억이 섞이는 것 같은.

“아…”

 

그 순간.

갑자기 떠오른 장면.

연습실.

무대.

팬들의 함성.

그리고.

작은 카페.

 

재현이 순간 고개를 들었다.

여주의 방에 앉아 있던 그는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꼈다.

“…왜 이러지.”

숨이 가빠졌다.

 

낯선 감정이 밀려왔다.

긴장.

불안.

그리고.

그리움.

“…….”

그리움?

재현은 잠깐 눈을 감았다.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건.

무대 위의 자신이 아니라.

연습실 바닥에 앉아 숨을 고르던 여주의 모습이었다.

 

그는 바로 휴대폰을 집었다.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한 번. 두 번.

그리고 연결됐다.

 

(명재현) “지금 괜찮아요?”

전화기 너머에서 숨소리가 들렸다.

(여주) “…재현 씨.”

목소리가 낮았다.

 

(명재현) “머리 아프죠.”

잠깐의 침묵.

(여주) “왜 알아요?”

 

재현은 잠깐 웃었다.

(명재현) “저도 아픕니다.”

“….”

(여주) “이거.”

잠깐 숨을 고르고.

“뭐예요.”

 

재현은 창밖을 바라봤다.

밤이었다.

조용한 거리.

 

(명재현) “아마.”

“….”

“곧 돌아갈 것 같습니다.”

 

전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

아주 조용하게.

숨소리만 들렸다.

 

(여주) “…그럼.”

“….”

“이제 끝나는 거예요?”

재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끝.

그 단어가 이상하게 무겁게 느껴졌다.

 

(명재현)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니까요.”

조용히 말했다.

 

(여주) “…좋은 거잖아요.”

“….”

“정상으로 돌아가는 건데.”

 

하지만 목소리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재현은 눈을 감았다.

그도 알고 있었다.

이 감정이 이상하다는 걸.

(명재현) “여주 씨.”

“….”

“돌아가고 싶어요?”

 

잠깐의 침묵.

아주 길게 느껴지는 몇 초.

 

그리고.

(여주) “…모르겠어요.”

 

재현의 숨이 아주 조금 멈췄다.

(여주) “원래는.”

“….”

“빨리 돌아가고 싶었는데.”

 

잠깐 웃는 소리가 들렸다.

(여주) “지금은.”

“….”

“잘 모르겠어요.”

재현은 고개를 숙였다.

손을 바라봤다.

여주의 손.

작고 따뜻한 손.

 

(명재현) “…저도요.”

말해버렸다.

 

그 순간.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상했다.

고작 며칠이었다.

 

하지만.

서로의 하루를 살아보는 동안.

생각보다 많은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가까워졌다.

 

(여주) “…재현 씨.”

(명재현) “네.”

(여주) “이상한 말 해도 돼요?”

“….”

“지금.”

잠깐 숨을 고르고.

“재현 씨 조금 보고 싶어요.”

 

재현의 심장이 순간 크게 뛰었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웃었다.

 

(명재현) “…저도요.”

짧은 말.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너무 분명했다.

 

(명재현) “오늘 하루.”

“….”

“어땠어요.”

 

여주는 잠깐 생각했다.

(여주) “연습했어요.”

“….”

“또 혼났고요.”

 

둘이 동시에 웃었다.

(여주) “근데요.”

“….”

“이제는.”

잠깐 멈췄다.

“조금 알 것 같아요.”

 

(명재현) “뭐를요.”

(여주) “왜 그렇게까지 버티는지.”

 

재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주) “재현 씨도.”

“….”

“나도.”

“….”

“서로 버티고 있었네요.”

 

전화기 너머에서 조용한 숨소리가 겹쳤다.

그날 밤.

둘 다.

쉽게 잠들지 못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같은 생각을 했다.

‘…돌아가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