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었다.

제 4화. 너와 나의 끝, 우리의 시작

글, 서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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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4화. 너와 나의 끝, 우리의 시작







띠리링—

벨소리가 울렸다. 그러나 벨소리가 울린 것도 단 한번 뿐.

폰 너머로 익숙하지만 이젠 바로 앞에서 들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아, 진짜. 목소리 들으니까 미치겠네. 얘는 목소리까지 좋아 왜. 



“전학 갔다며, 이사 갔다며. 왜… 왜 나한테 말 안해줬어?”

-진정해, 너 목소리 엄청 떨린다. 곧 있으면 조례잖아. 울어서 어떻게 진정하고 들어가려고. 너 한 번 울면 엄청 서럽게 울잖아.

“진정하게 생겼어?! 나는, 나는… 내가 너 좋아하는 것도 모르고 마지막까지 니 얼굴보고서, 말로 상처만 줬는데도! 너는 어떻게 그렇게 덤덤해!!”



아… 나도 참 이기적이지. 박지민 니가 처음 고백했을 땐 그렇게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밀어냈다가, 내 마음을 알게 되니까 내 멋대로 너에게 고백하고, 너에게 화내고. 

그치만 어떡해. 이런 내가, 너는 이제 싫을지도 몰라. 하지만 단 한가지 확실한 건. 

나는 니가 나를 싫어하게 됐어도, 여전히 니가 좋고, 좋을거야. 



-…여주야. 사실, 거짓말이라던 그 말도 거짓말이었어. 나도 너 좋아해. 계속 연락 해줄거지?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그럼에도 너의 말에 대답하기 위해서, 대답해주기 위해서.

추위 때문인지 오늘따라 그리운 너의 얼굴을 보고싶은 내 마음을 대변하듯이, 정말 오늘따라 무겁게 느껴지는 폰의 무게 때문인지 모를 떨림을 가지고서. 오로지 너를 위해. 



“…응.”

-그래, 얼른 들어가. 3분 뒤에 조례 시작이야.

“…그럼, 오늘부터 1일인 거 허락 받으면.”



멀리 있지만 가까이서 듣는 것만 같은 웃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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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시 후,



-그래, 자기야.



우리의 여름은, 너와 나의 끝이자 우리의 시작이었다. 

그래, 7월의 한여름.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똑같은 하루였을지언정, 우리에겐 그 어느때보다 특별하고 또 그렇기에 소중했던. 

우리의 이야기는 이 일부터 차근차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마 이 이야기는 절대 마침표가 찍히지 않을 것이다;




— <여름이었다.> 完




아주 짧은 단편,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마지막의 문장부호(;)는 세미콜론이라는 이름으로, 문장을 일단 끊었다가 이어서 설명을 계속할 경우에 사용합니다. 

작가가 부족한 점이 많아서 글에 허점도 보이고 좀 급작스러운 부분도 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음 편은 ‘제 5화. 나의 청춘에게 [외전/위에]'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아마 다음 편이 가장 마지막일 것 같네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