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는 처음이라_

2. 고등학교는 처음이라_

결국 돌아왔다.
괴물이 된 친구들을 죽이면서 가장 돌아오고 싶었던 곳.
동시에 몇 번이든 반복되어서 이젠 오고 싶지 않았던 곳.

"하람아 안녕?"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단발 머리인 것 같은 여자아이가 있었다.
노이즈가 낀 것 처럼 보여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웃는 얼굴은 보였다. 

"안녕"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자 그 아이는 밝게 웃었다. 정말 순수한 웃음. 왠지 이런 웃음을 보면 차갑게 못 군단 말이지.

하지만 나는 그 아이의 다음 말을 듣자 표정이 굳을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핸디캡을 줄게. 나는 네가 어서 이야기의 끝을 봤으면 좋겠어"
그 아이가 나의 귀에 속삭였다. 

"......!! 너 뭐야?"
순간 놀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큰 소음에 반 아이들의 시선이 모이는 듯 했다. 그래도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데.. 설마 저 아이가 이 사태의 원인인가?

"너 뭐냐고!!!"
표정이 구겨지고 목소리가 격양됐다.
그럼에도 저 아이는 눈 하나 깜빡 안 한다.
소리를 쳐도 여전히 웃고 있었다. 

내가 착각했다. 순수한 웃음이 아니라 소름돋는 웃음이야.

소리없이 기분나쁜 웃음을 짓던 그 아이는 자리를 벗어나 복도로 나갔다. 나도 곧바로 나가 그 아이를 찾으려 했지만 노이즈가 껴보이는 아이들에 섞여서 찾을 수 없었다.

'하..  이게 대체 뭐야. 진정하자 하람아. 일단 저 아이가 원인은 맞는 건 같고.. 그나저나 핸디캡? 이걸 무슨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진짜 머리야..'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 억울해.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해?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동안 숨기고 있던 감정들이 밀려나와 멈출 수가 없었다. 이런 일이 있어도 털어놓을 만한 가족이나 친구는 없었고 매번 처음 겪는 일들 뿐이라 적응할 수 없었다.

"저기... 괜찮아?"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아이가 주저앉은 나의 옆에 똑같이 주저앉아 휴지를 건넸다. 

날 위로해준 것.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얼굴이 보였다.
노이즈가 낀 까만 얼굴이 아니라, 색이 있는 따뜻한 얼굴이.

"내 이름은 유시아야. 너 옆자리였는데 아까 바빠보여서 말을 못 걸었거든. 유하람 맞지? 일단 눈물부터 닦고! 보건실가서 얼음찜찔 하자."
스물 여덟번의 반복. 그 속에서 잊고 있던 나의 친구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