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전정국 진짜 치사해, 완전 "
" 우리 여주 왜 또 삐졌을까~ "
퍽_
" 아, 아프잖아ㅠㅠ "
" 넌 좀 맞아도 돼! "
" 진짜 전정국 완전 초딩이냐? "
" 막 매점 간다고 이렇게 너 거만 사오는 게 어딨서... 내 입은 입도 아니냐! "
" 숨 쉬면서 말해 ㅋㅋㅋ 완전 귀엽네 꼬맹이 "
" 아 몰라 몰라 "
" 너 반에 들어올 생각하지 마 "
라며 나는 두 팔을 벌리며 문 앞을 막아섰다.
솔직히 매점 가는데 친구 걸 안 사주는 이런 나쁜놈이 있냐며.
사실 투정이었다.
장난 치고 싶었던 거였고.
그때, 전정국이 확 나를 안으며 반 안으로 들어갔다.
" 야야! 뭐 해!! "
" 뭘 하긴 뭐 해 "
" 안아달라는 거 아니었어~? "

그 애는 나를 안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덕에 나는 그 애한테 안겨서 뒷걸음칠 치는 꼴이 됐고.
살포시 나를 의자에 앉히고는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며 나에게 건냈다.
" 선물 "
내가 제일 좋아하는 딸기맛 막대사탕.
괜히 부끄럽고 간질거리는 마음에 고개를 돌린 채 그 애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 안 먹어 "
내가 앉아있는 의자 앞 책상에 걸터앉아 있던 그 애는,
조금은 시무룩해진 표정과 귀엽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라며 웃는다.
" 딸기맛 말고 다른 맛을 사올 걸 그랬나... "
" 내가 기억하는 넌 딸기맛을 젤 좋아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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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학교가 마친 시간.
그 애의 집에 갔다. 같이 저녁 먹기로 했었어서.
언제나 그 애의 옷에서 풍기는 뽀송하고 향긋한 비누냄새가 확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포근하고, 따뜻한. 그런 곳.
" 뭐 먹을래, 여주야? "
" 오늘은 별로 배가 안 고프네 "
" 그래도 밥은 챙겨 먹어야지 "
" 봐, 이래서 살이 안 찌는 거잖아 "

입 안에 가득 젤리를 넣고는 뇸뇸 씹으며 말하는 그.
푸핫_ 웃음이 터지자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 근데 있지 정국아 "
" 뭐가 있는데? ㅋㅋㅋ "
" 아니... 아니! 놀리지 말고, 들어 봐 "
" 응응 ㅋㅋㅋ "
" 이 오래된 종이배는 왜 맨날 책상에 있는 거야? "
" 많이 아끼는 건가 보네 "
" 변함없이 매일 이 자리를 지키는 걸 보면 "
" 응, 이거 준 사람이 나한텐 너무 소중해서 "
웃으며 그 애가 말했다.
그 애가 한 말 중, 내가 가장 간직하고 싶은 말이었다.
그때는 이게 뭐람... 하며 그 종이배를 아무렇지 않게 봤지만, 지금은 그 위로 눈물만 떨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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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지막으로 그 애를 볼 수 있었던 날.
우리는 놀이공원을 가고 있었다.
엄청 신나하며, 들뜬 마음을 안고 그날도 너에게 쫑알대고 있었지.
" 완전 재밌겠다, 그치!! "
" 이렇게 좋아하면 진작 데려올걸 "
" 내가 애냐? 혼자 올 수도 있는데 이 누나가 너 데리고 온 거야, 너 심심할까 봐 "
" ㅋㅋㅋㅋ 그래요, 누나? "

얼굴이 붉어짐과 몽글몽글한 감정이 드는 것도 잠시.
엄청난 충돌음과 함께 우리가 타고 있던 차는 위로 휙 떠서 쾅, 하며 바닥을 찍었다.
깜짝 놀란 나는 눈을 감았고, 꾹 감은 눈을 살포시 떠보니 그 애가 나를 감싸고 있었다.
우리의 얼굴은 채 1cm도 되지 않은 거리로 마주하고 있었고, 그 애의 머리에서는 따뜻한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너무 놀라 엄청난 눈물과 함께 나는 그 애를 꼭_ 껴안았고, 그 애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마지막 말을 했다.
너무 고마웠다고, 잊을 수 없을 거라고.
" 있잖, 아,... 나., 널 너무 좋... 아했어, 서 "
" 정국아, 응? 아니야, 안 돼... 가면 안 ㄷ "
" 평,생 못 잊을 거..,야 "
" 야, 전정국!! "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피, 살며시 올라가있는 입꼬리, 나를 보며 떨어트리는 눈물, 힘겹게 말하는 떨리는 목소리, 흔들리는 눈동자까지.
내가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애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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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 대신 방에 들어와 물건들을 정리했다.
자꾸만 생각나는 그 애의 예쁜 웃음.
내 마음도 몰라주는 화사한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 앞 꽃병.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종이배.
그 애가 나한테 남겨준 거였다.
일기장을 발견했다.
일기장 안에는 이렇게 써져있었다.
200X.09.01 / 날씨: 맑음 / 제목: 종이배
오늘은 나랑 내 친구에 생일이엿따. 그 친구가 나한태 종이배를 주엇따. 친구는 나한태 째일 소중하다. 아프로도 게속 친구하고 십따. 나중엔 결혼도 할꺼다!!!
그때 기억났다. 그 종이배는 내가 만들어 준 거란 걸.
생일선물이라며 꼭꼭 정성을 눌러담아 건넨 거란 걸.
보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이제 그 애는 없다.
환한 햇살 아래 잠들 때, 햇빛을 막아주던.
울고 있을 때, 조용히 다가와 어깨를 토닥여주던.
돌아보니 그 애의 공간은 나로 가득차 있었다.
그 애는 나와 함께했던 18년 동안 언제나 변함없었다.
웃음, 호랑이꽃, 종이배.
그가 가진 것 중 절대 잃지 않았던 것.
이제 여기에 나도 포함되려나, •••
그랬으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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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벌써 내 20번째 생일이다.
항상 너와 함께 20번째 생일을 맞이할 거라며 기대했던 소원은, 이제 더이상 이뤄질 수 없다.
난 벌써 20번째 생일인데,
넌 아직 17번째 생일에 머물러있네_
잘 지내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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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팅, 구독해 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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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쓴 글인데 생각보다 결과물이 별로네요.
다음엔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ㅎㅎ
너무 늦게 돌아와서 분량을 훨씬 늘려봤는데,
눈치 채셨을지 모르겠네요.
사실 그동안 너무 아파서 병원에서 지냈거든요.
앞으로도 병원에 가야할 일이 생길 것 같아서
글을 자주 쓰진 못하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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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밥 회수 ❗️
1. 호랑이꽃
호랑이꽃은 9월 1일 탄생화죠?
9월 1일은 정국이와 여주의 생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국은 호랑이꽃 한 송이를 자신의 방 창문 앞에
가져다 두었던 거고요.
2. 종이배
정국이의 어린 시절 일기장을 보면,
'나랑 내 친구의 생일이었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날짜를 확인해 보면 9월 1일.
즉 여주와 정국의 생일이었고, 여주는 정국에게 선물로
종이배를 만들어 주었죠.
앞서 나왔듯, 종이배는 정국의 책상에 항상 있습니다.
그걸 준 사람, 여주가 정국에겐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3. 생일
이번 에피소드 1화를 보시면
'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나 언제나 붙어 지냈다. '라는
부분이 있죠.
이건 여주와 정국의 생일이 같다는 걸
알려주는 말이었고,
제목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호랑이꽃! 탄생화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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