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사랑

허울뿐인 사랑 01. | 고백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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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


김석진과 나, 제대로 나눈 대화는 딱히 없었지만 내게 좋아한다고 말했었다. 김석진의 대한 악감정 따위는 없었다, 오히려 약간의 호감이 있다고 해야될까.


"그래서 나랑 하고 싶은게 뭔데?"

"사귀자"

"그래"


아무생각 없이 받아준 고백이 이렇게나 오래갈 줄은 몰랐다. 그가 고백한 시간은 대학교 4학년이었고 지금은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었으니.


내가 무엇을 하든 김석진은 내 입발린 거짓말이면 항상 봐주었다. 그래도 다른 남자와 몸을 부비던가 아님 클럽을 가진 않았다. 나도 생각이란 것이 있었기에 그냥 술을 먹거나 하루정도 잠수를 타는 정도만 했다. 


그럴 때마다 내 집에 와서는 나를 혼내곤 하지만 감정이 달려있지 않은 사랑해와 미안해 이 두 가지 단어만 내뱉으면 김석진은 나를 혼내는 것을 멈추었었다. 김석진이 간신히 붙잡고 있는 인연을, 누가 치기라도 하면 끊어질 듯한 인연을 아직도 붙잡고 있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오죽하면 친구들이 내게 김석진이 불쌍하다고 할까. 


김석진의 대한 생각을 하며 술 집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을 때 가방속에서 울리는 휴대전화. 친구들은 누군지 보지도 않고서 내게 말한다.


"김석진한테 전화왔다"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보니 정말로 김석진에게 전화가 오는 중이었다. 사실 이 시간에 전화할 사람이 김석진밖에 더 있을까. 


전화를 받으니 약간은 피곤하게 들리는 김석진의 목소리가 들린다. 술집이 워낙에 시끄러워서 술집 밖으로 나가서야 휴대전화를 귀에 댔다.


"여보세요"

"너 지금 어디야?"

"나 지금 술집이야"

"그니까, 어디 술집"

"항상 가던 곳에서 친구들이랑 마시고 있었지. 왜, 데리러 오게?"

"너 이러는게 한 두 번이야? 지금 갈게, 기다리고 있어"


일방적이게 자신의 말만 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리곤 내가 있는 술집으로 온다는 김석진. 항상 12시쯤에 전화를 하고는 나를 데리러 온다. 


술집으로 다시 들어가니 시끄러운 음성이 귀에 박힌다. 자리에 앉자 친구들이 내게 묻는다. 


"김석진 정도면 네가 사겼던 남친중에 제일 잘생긴 사람 아니냐"

"그니까, 안좋아하는 이유라도 있어?"

"딱히, 1년 반을 사겼는데도 아무런 감정이 안느껴지는 거 보면 김석진이랑 나는 인연이 아닌가보지"

"인연도 아닌데 참 오래도 사귀시네요"


'그러게' 속으로 삼켜낸 이 말이 혀끝을 맴돈다. 한창 친구들과 떠드는 도중에 술집의 문에 붙어있는 종이 울린다. 보나마나 김석진이겠지.


내가 있는 테이블을 찾아서 친구들에게 고개만 슬쩍 까딱인 후 나를 일으키는 김석진. 내 가방을 대신 들어주고는 술집을 나간다. 


친구들과 인사를 한 뒤에 나오니 화가 난 표정으로 차 문을 열고 있는 김석진이 보인다.


"타, 데려다줄게"


아무 말 없이 타고는 차를 출발 시킬때까지 차 안은 정적이 흘렀다. 김석진이 먼저 말을 꺼내기 전에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정말로 왜 그러는거야? 12시까지 연락이 안되는데 누가 걱정을 안해"

"미안해, 다음부터 연락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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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다음부터"


이번엔 정말로 화가 난 듯이 보인다. 사랑해나 미안해라는 단순한 단어들로는 풀어지지 않을 듯 해 보였다. 이걸 어떡하나 생각하다가 차가 멈춘다.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니 어느새 집 앞이었다.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당겨보지만 열리지 않고 둔탁한 소리만 들린다. 김석진을 돌아 보니까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한참동안 나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고서 하는 말.


"키스해줘"


김석진은 내게 다가오더니 입을 맞춘다. 뒷목을 잡고키스를 해오는 그를 받아내고는 입을 뗐다. 서로의 얼굴이 바로 앞에 있을 때 말한다.


"사랑해, 사랑한다 말해줘"

"사랑해"


그제서야 차 문을 열어준다. 차에서 내리고 창문으로 손을 몇 번 흔들어주고 1층 공동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내가 엘레베이터 쪽으로 갔을 때 김석진은 아파트 단지를 나갔다. 


집에 들어와서 시간을 보았을 때는 어느새 새벽 1시였다. 시간을 보자 급격히 피곤해지는 것 같아서 얼른 씻고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 풀썩 눕자 생각나는 얼굴은 김석진. 내게 사랑을 갈구하는 그의 모습은 조금 불쌍하긴 했으나 내가사랑하지 않는다는데 뭐 어쩌겠나. 언제 한 번 생각해본 적 있었다. 나는 이미 그를 사랑하는데 내 머리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건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내가 안다고 나는 김석진을 좋아하지 않는 걸로 판정이 났다.


그래도, 갑자기 연락이 안되면 조금 허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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