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07











엘리베이터는 62층에서 멈췄다

1층 로비 분위기와는 다르게 묵직하고 조용했다

대리석 바닥과 폭신한 재질의 와인색 벽,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최고급 호텔 같은 복도였다

복도 양옆으로 정장을 빼입은 남자들이
벽에 등을 붙이고 일렬로 쭉 서 있었다

황현진은 허리 숙여 본인을 맞아주는 남자들을
익숙한 듯 하나 둘 지나쳤다

차에 탈 때부터 황현진을 에스코트 해주던 남자는
먼저 앞장 서서 길을 안내했다

남자의 구두굽 소리와 대리석 바닥이 만나
또각거리는 소리가 조용한 복도를 울렸다

이내 남자 두 명이서 커다란 문을 열어주자
안에서 시가를 피우고 있던 남자가 나타났다


“ 누구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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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입니다~ ”


회색 정장 차림에 올빽머리,
차갑고 날 선 눈매가 황현진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 옆에 여자애는 누구니? ”

“ 여자친구에요 “


지독한 시가 연기에 코와 입을 막고
연거푸 기침을 쏟아냈다

그 모습을 본 아버님은
점잖게 웃으며 재떨이 위에 시가를 올려두었다


“ 여자친구가 비흡연자였으면 미리 말을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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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고등학생이니까요,
얼굴 비췄으니 슬슬 가볼게요 “


문이 닫혔다

엘리베이터로 향하던 중 황현진의 팔을 붙잡고
왜 나를 여자친구로 소개했냐며 짜증을 냈지만
계획이 있다며 둥그스름하게 대답했다

찝찝한 말들이 진득하게 머릿속을 헤집었다

다시 로비를 지나 주차장으로 향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저 남자의 친절한 안내를 따랐을 뿐이었다









도착한 곳은 한적하고 넓은 단독 주택이었다

번쩍이는 정원이 먼저 눈에 보였다

거실 벽은 온통 통유리로 되어 있었고
현관문은 지문 인식으로 열리는 자동문이었다

넓은 신발장에는 수많은 명품 신발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아무렇게나 벗어 던져 널부러진 황현진의 신발을
정장 입은 남자가 신발장 안으로 고이 넣어두었다


“ 여기 뭐 하는 곳인데 이렇게 넓어? “

” 내 집 “


황현진은 현관에 공손히 서 있던 남자에게 턱짓을 했고
남자는 곧바로 허리 숙여 인사하고는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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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씻고 올 테니까 집 구경하고 있어 ”


황현진은 남자가 나가기 무섭게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소파에 걸쳐 두곤
윗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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