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최수빈 존나 웃기네.. 몸개그 하냐?"
그래도 오랜만에 활짝 웃는 범규 보면 그게 또 너무 너무 좋았다. 차분한 분위기도 좋지만 지금처럼 웃는 게 더 예쁜 것 같아.
"근데 여주야 너 볼은 왜 그래?"
"아 이거? 1대 100으로 싸우다 생긴 상처임"
"오... 너가 100?"
"아니거든!!! 무시하지마라"
수진이가 내 볼에 생긴 상처에 대해 물었다. 그와 동시에 범규가 내 손을 꼭 잡는 게 느껴졌다.
수진이에게는 가볍게 대답해 장난으로 넘어갔지만 사실을 다 알고있던 범규는 계속해서 내 손을 꽉 잡고 안 놓아줬다.

"서수진, 너 김예림 알아?"
"걔? 당연히 알지 중학교 같이 나옴"
"여주한테 찝적거리지 못 하게 해주라"
"워워 잠시만, 김예림이 왜? 여주한테 뭐 했어?"
엥 범규가 먼저 말 꺼낼줄 몰랐는데.. 내가 당황한 사이 더 깜짝 놀란 수진이가 급 심각한 표정으로 범규를 재촉했다. 왜 걔가 뭔 짓 했는데!
범규도 수진이의 반응에 놀랐는지 잠시 멈칫하다 내 볼에 있는 상처를 어루만지며 말 했다.
"걔가 이렇게 만들었어 속상하게"
"아 그건 괜찮아 나도 걔 머리채 잡았ㅇ,"
쾅-!

"그래서 그 씨발년이 이렇게 만들었다는거지?"
수, 수진아 진정해. 책상을 쾅 내리치며 정색하는 수진이에 깜짝 놀란 수빈이와 나였지만 연준 오빠는 그런 수진이가 마음에 들었는지 씨익 웃으며 박수를 쳤다.

"야 여주야, 나 뭔가 마음 놓고 졸업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왜?"
"서수진 존나 세네. 아무도 너 안 건들 듯"
그게 문제냐 지금 이씨.. 눈치를 보며 수진이의 팔을 끌어 당겼다. 수진이는 여전히 씩씩 거리며 당장이라도 누구(김예림) 한 명 잡아 팰 것 같았다.
"야 범규야.. 너는 나 지켜줘야 한다 알았지? 나 여주한테 두들겨 맞고 서수진한테도 두들겨 맞으면 어떡해?.."
최수빈 그 와중에 범규한테 매달리는 것 보소
***

"그나저나 범규 혼자 다른 반이라서 어떡하냐"
"너가 최범규 엄마냐? 그런 걱정은 무슨- 알아서 잘 하겠지"
수진이가 팔에 팔짱을 끼며 내 어깨에 기댔다.
무거워요 언니 저 어깨 부서져요. 내 말에 팔을 찰싹 치더니 눈을 감는 수진이였다.
"일찍 일어나서 화장 했더니 졸려 나 잘래"
"오키"
버스가 출발함과 동시에 뒤에 앉은 수빈이가 팔을 뻗어 무언가를 전해줬다. 뭐야 이게? 궁금해서 물어보니 풍선 껌을 오물오물 씹으며 대충 대답해주는 수빈이였다.

"멀미약. 최범규가 전해주래"
"..."
히히. 뭐야 스윗해 나 멀미 하는 거 어떻게 알고
설레는 기분을 감출 수 없어 바보같이 웃으니 최수빈이 혀를 한 번 쯧- 하고 찼다.
"그렇게 좋냐-"
응.. 존나 좋다. 모솔 최수빈아
멀미 약을 먹고 나도 모르게 잠들었었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가 멈췄을 땐 이미 도착했었고 수빈이가 깨워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아, 범규! 범규는 잘 있었으려나
범규를 생각하자마자 잠이 깨 황급히 범규네 반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저 멀리서도 보이네 내 남친
"범규야 버스에서 괜찮았어? 누구랑 앉았어"

"혼자 앉았어"
"왜? 반에서 같이 다니는 애 있잖아"
"혼자가 편해"
울컥. 혼자가 편하긴 무슨, 너 친구들이랑 어울려 다니는 거 좋아했잖아.
라고 말 하고 싶었지만 하지 않았다. 지금 내 손을 잡고 예쁘게 웃고 있는 범규가 제일 중요하니까
야! 여주야아-! 날 부르는 수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범규도 들었는지 얼른 가라며 내 등을 토닥였다.
"아쉬워..우리 왜 다른 반이야"
쪽-

"아쉬우니까 뽀뽀라도 해야지"
"야! 애들이 보면!..어쩔려고.."
"이미 어떤 애랑 눈 마주쳤어"
뭐?!
놀란 마음에 입을 손으로 가렸다. 상관 없다는 듯이 해맑게 웃는 범규였지만 난 아니란 말이다
"그, 그 연락해 범규야!.."
급하게 수진이한테 뛰어가자 범규가 그렇게 좋으디? 하며 음흉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아 씨 얘도 본 게 분명해
***
"잘 있었냐? 최범규"

"..나한테 할 말이 더 남아있나"
뭐? 하, 이 새끼 많이 컸네.. 박태정이 범규의 뒷통수를 퍽- 내리쳤다. 범규는 아무도 없는 복도여서 더욱 불안했다. 자기를 마구 짓밟을까봐
"그만해 박태정"
"씨발 재수없는 새끼.."
태정이 범규의 뺨을 툭 치며 범규를 지나쳤다. 주먹을 꽉 쥐고 있던 범규가 박태정이 지나가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을 뻔했다.
이럴땐 어떻게 했더라. 더 맞지 않으려 조심하고 조심했었지. 여주 눈에 띄지 않고, 김예림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 했었잖아.
그런데 지금은? 이런 일을 예상 못 한 것도 아니잖아
박태정한테 예전처럼 똑같이 행동하면 .. 나는,
범규가 저 앞에 걸어가는 박태정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날렸다. 좆 까 박태정.
그래 예전처럼 똑같이 행동하면 나는 병신이다.
***

"나 여기 맞았어 박태정한테."
"...뭐?"
"빨리 뽀뽀해줘 나 아프니까"
우웩-! 내 앞에서 뽀뽀 하지마라! 수진이가 오바하며 장난을 쳤지만 나랑 수빈이는 너무 당황 스러웠다.
"..어, 어쨌든 박태정이 그랬다는 거지?"
솔직히 박태정 때문에 걱정은 했었지만 정말로 박태정이 범규를 건들였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었고
항상 이런 일은 입 다물고 침묵만 유지했던 범규가 우리에게 와서 상황 설명을 해준 것도 엄청 놀랐다.
어버..어버버 병신같이 수빈이랑 입만 뻥긋 거리다 이내 열이 받아 주먹을 꽉 쥐었다.
"박태정 이 씹새끼! 내가 혼내줄게 범규야"
"연준이 형 한테 바-로 카톡 보낸다."
그런 우리의 모습이 웃겼는지 씨익 웃으며 내 팔을 잡아당긴 범규가 손깍지를 꼈다. 뭐야 이런 모습 진짜 낯설어. 우리가 예쁘게 연애하던 시절에도 무뚝뚝하고 표현 존나 0이던 범규가 이렇게!..
"너 되게 예쁘다"
"..지금 나보고 하는 소리야?"
"응, 너 최범규"
"뭐가 예뻐 네 말도 잘 안 듣는데"
"예쁘다면 그런 줄 알아"
지잉- 지잉-
범규와 얘기하던 도중 어디선가 진동이 울렸다.
뭐야? 누구 폰이야? 서로 주머니를 뒤지며 폰을 찾다가 마침내 진동 소리의 주인인듯 핸드폰을 보던 수빈이가 허어억-! 하며 놀랬다.
"..뭐야 왜?"

"야!.. 괜히 말했나봐. 연준이 형 개빡쳐서 전화 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