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젤] 화(花)

01. 한(一)


1. 소연



" 우리 헤어지자. "


 나의 남친, 아니 전남친이 나를 카페로 부르고서 망설이다가 꺼낸 첫마디였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는 빠르게 타올랐고 그만큼 빠르게 식었으니. 아직 난 그러지 못했는데.

 그가 그런 말을 꺼낼 것을 예상하고 있었고 마음의 준비도 다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말을 꺼낸다면 어떻게 말해줄 지도 다 생각해놨는데. 전 남자친구의 헤어지자는 말을 듣자 내 마음이 아파왔다. 아직은 아주 조금이라도 미련이 남아있나 봐.


 " 이제 네가 질렸어. 미안. "

 " 앞으론 나보다 더 좋은 남자 만나. 넌 좋은 애니까. "

 " 나 먼저 갈게. "


 아파, 아파...




* * *




 2. 우기



 " 우리 헤어질까...? "


 내가 그에게 한 말이었다.

 그는 매우 다정했다. 내가 그를 받아주었던 것도 그 이유였다. 그의 다정함에 녹아 넘어가버렸으니까. 근데 그게 우리의 관계에 독이 될 줄은 몰랐다.

 그의 다정함과 친절함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다. 그는 누구에게나 그랬다. 처음에는 그저 그가 원래부터 다정한 스타일이었고 나도 그런 모습에 넘어갔던 것이니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그게 계속되자 그가 정말 날 사랑하는 게 맞을까, 라며 그의 사랑을 의심하게 되었다.

 내가 의심하며 그를 경계하고 멀리하자, 우리의 관계는 쉽게 산산조각 나 버렸다. 그도, 나도 지쳐갔다.

 그리고 나는 좋은 감정, 설레는 감정이 사라졌다.

 내 잘못이었다.

 내가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 게 잘못이었다.

 그의 다정함이 독이 되었단 건 그저 나의 모든 잘못을 그에게 덮어씌워 버린 것일뿐이다.

 그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와의 관계가 그에게 독일 것만 같아서 헤어지잔 말을 꺼냈다.


 " ... "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 답하는 게 내게 미안했겠지. 매우 착하고 다정한 그니까.

 그래서 내가 관계를 끊었다.


 " 헤어지자. "

 " 붙잡고 있어봤자 둘 다 힘들고 지칠뿐인 관계잖아. "

 " 우리 이제 헤어지고 각자 갈 길 가자. "

 " 응... "


 내가 의심하지 않았다면 우린 적어도 이것보단 나았겠지.

 미안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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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는 마치 무슨 약을 먹은 마냥 변했다. "

 " 널 잊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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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마치 무슨 약을 먹은 마냥 변했다. "

 " 널 지우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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