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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제목 : 세상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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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으로부터

w. 앙탈















BGM (진짜 제발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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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랜만에 보는구나.”











한 손으로 그를 어루만졌다.











“보고 싶었어.”











이제는 내 말에 대답 하나 할 수 없게 된 그를.











“그동안 나라에서 널 만나지 못하게 했어.”






“난 온종일 네 생각만 했는데, 많이 야속하더라.”











너 그거 기억나?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마냥 어렸던 일곱 살, 우린 그때 처음 만났잖아.











“그땐 너가 나 못생겨서 싫다고 했었는데.”






“난 너 바지에 오줌 쌌다고 맨날 놀려댔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참 많이도 투닥댔다.









그래서인지,

스물이 되어서야 우린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었지.











우린 데이트를 항상 작은 박물관에서 했잖아.











그곳에서 전시되어있는 건 보지도 않고, 사람들의 표정만 읽기 바빴잖아.











“그때 넌 참 귀여웠는데.”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놀라워하는 모습이 귀엽다고 희죽 웃는 널 보면 항상 입가에 미소가 번졌어.











“그거 기억나?”











내가 처음으로 너한테 요리해줬던 날.











처음이라 분명 맛이 없었을 텐데, 맛있다고 환히 웃으며 엄지 척 해준 너.











“솔직히 맛없었지?”











널 만나길 기다리며 다쳐가며, 베여가며, 데어가며 연습했더니 이젠 조금 요리에 능숙해진 것 같아.











“네가 인간의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면, 오늘 도시락도 만들어왔을 텐데.”






“나 이제 도시락 만들기 고수다?”











애써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네 앞에선 웃기로 했으니까.











“나 이제 울지 않아. 용감하지.”











마음이 여리다며, 사소한 것에도 상처받고 잘 운다며 내게 항상 이쁜 말만 신경 써서 해주던 너.











그런 너는 이제 없구나.











“아직도 네 손은 따뜻할까?”











사슬에 단단히 묶여 있는 너의 두 손을 슬며시 잡았다.











“….역시, 그렇구나.”











사계절 내내 손이 차가운 내 손을 감싸주던 너의 그 따뜻했던 두 손은, 거짓말처럼 차갑게 식어있었다.











“이제 내 손은 누가 감싸줄까, 그치.”











너의 두 손을 바라보던 난 고개를 돌려 벽의 한쪽에 붙어있는 종이 한 장에 시선을 주었다.











‘보호 장갑 미착용 시 신체 접촉 금지.’











곧바로 시선을 돌려 그를 보았다.











그의 눈은 공허했다.











“….. 넌 지금 어딜 보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넌 그저 초점 없이 허공을 응시하며 눈을 깜빡이지 않는다.











“그래, 원래 그래야지 뭐.”






“입은, 불편하지 않고?”











애석하게도, 너의 아름다운 입술을 보지 못하도록 꽁꽁 싸매었구나.











“식사는, 못하는 거겠지?”











건강하던 몸은 어디 가고 뼈밖에 남지 않은 비쩍 마른 몸이, 너의 허리가, 거대한 사슬에 묶여있구나.











“나보고 운동 좀 하라던 넌 어디로 갔을까?”











언제나 너의 몸을 자랑스럽게 보이던 넌. 어디로 갔을까.











난 실없는 농담을 하며 살포시 웃음 지었다.











“오랜만에 널 보니까 웃음이 나오네.”











우리, 얼마나 오랜만이지?











스물 하나에 우린 이별했는데, 어느새 우리는 스물여덟이 되어있구나.











“설마 나 잊은 건 아니지?”











아니라고 해줘.











난 널 한 번도 잊고 산적 없으니까.











사실은, 나도 살이 빠졌다?











“내가 뺀 건 아니고, 저절로 빠지더라.”











네 생각에 식사를 제대로 못해서 그런 걸 거야.











“그리고 나 이제 약 없인 잠도 잘 못 자.“











그것 또한 네 생각에 그런 거겠지.











난 하루하루를 네 생각만 하며 살아가.











너도 그랬니? 넌 어떻게 살고 있었어?






나는,















나는 그날 이후로 점점 망가져갔어.























우리 엄마가 그러더라.











매일 우리 집 찾아와서 장모님, 장모님 거리며 방긋 웃던 너가 이젠 없으니까 허전하다고.











그날 이후로 너가 없으니까 많이 허전하대.











“그리고 너희 엄마 아빠는, 좋은 곳으로 가셨어.”











그날 이후로.










하늘에서 널 자랑스럽게 지켜보실 거라고 둘이 함께 가셨어.











“웃으시면서 갔어. 걱정 마.”










내가 배웅도 잘해드리고 왔는걸.











“우리 그날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우리가 이별하게 된 ‘그날’ 있잖아.











“평소와 다름없이 장을 보고 있을 때였지.”











그때 너와 나는 과자 하나를 가지고 살까 말까 언성 높이고 있었는데.











“아. 그 과자, 단종됐다? 몰랐지.”











넌 그 과자 이름만 들으면 우울한 날에도 표정이 금세 달라졌었지.











얼마나 좋아했으면 그랬겠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냥 그때 사줄 걸 그랬나 봐.











뭐가 아까워서 과자 하나 사자는 네게 그런 모진 소릴 했을까.











이제 와서 소용없지만, 그냥 그때 너 많이 먹일 걸 그랬나 봐.











“그때…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적은 처음이었지?”











마트가 안전했잖아. 다들 위험을 피하고 싶었던 거였겠지.











“그 많은 사람들 뒤로…’위험’이 함께 찾아왔지만.”











넌 갑자기 들이닥친 수많은 사람들에게 떠밀리는 날 절대 놓치지 않으려고 하다가 팔이 부러져버렸잖아.











그러는 바람에 난 그 ‘위험’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고.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 찾아줘서 고마웠어.”











날 놓쳤다는 걸 알아채자마자 넌 남은 한쪽 팔로 없던 힘까지 써가며 사람들 틈 속에서 날 찾아냈잖아.











그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겨우 찾은 날 감싸 안고 괜찮아, 괜찮을 거야 위로해주던 너의 떨리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해.










미안하게도 난 그때, 너의 품속에 고개를 박고 있느라 너의 상황을 몰랐었어.











너의 목덜미가 깊게 파여서 피가 철철 났는데도 말이야.










“아팠지 많이.”











그때의 그 흉터는 아직도 눈에 선명하구나.











“나 대신 뛰어들어줘서 고마워.”






“그 위험 무릅쓰고 나 지켜줘서 고마워.”






“…. 그때 날 감싸 안아줘서 고맙고.”











목소리가 점점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 아픔 참고 날 살려줘서 고마워, 아니.”

















“정국아.”













고개를 떨구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











“왜…그랬어?”











눈물이 툭, 하고 떨어진다.











“왜…날 그렇게 살리고 싶어 했어, 넌?”






“네 몸을 희생하면서까지….왜.”











왜 아프다고 말 안 했어.











“난 안 그랬을 것 같아? 나 혼자 이기적이게 살고 싶었을 것 같았어?”













아무도 모르게 혼자 삭히는 건 여전했던 거야?













“날 걱정시켜도 좋으니까 아프면 말 좀 하라고 얼마나 많이 말했는데."













넌 그것도 이제는 기억 못 하지?













“정국아.”






전정국.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일찍 날 떠났어.”











왜 우리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아서 떠났어.











“나 이제 너 없이 어떻게 살아?“






“이제 누가 날 사랑해줄 수 있고, 내가 누굴 사랑해줄 수 있을까?”






“난…난 너 없으면 안 돼. 정국아 나는…”











결국 그에게 매달려 엉엉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울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너는






아무런 미동이 없다.











“…….”






울지 않기로 했잖아.











겨우 진정하길 애를 쓰며 덜덜 떨리는 입술을 힘겹게 열었다.











“난 훌훌 털고 잘 일어날 거야.”











이 말을 하는 날 미워해도 좋아.











이제부터 보란 듯이 잘 살아가려고,






마지막으로, 정말 마지막으로 네게 인사하러 온 거야.











네가 먼저 날 떠난 게 마음에 걸리지 않도록 하려고











많이 노력할 거라고 말해주려고 온 거야.











실제로도, 우린,











“오늘을 마지막으로 우린 더 이상 못 만나.”











넌, 알고 있었어?











“너가 오늘 이후로 멀리 갈 거라더라.”











난 오늘 너한테 정말 마지막 인사 나누러 온 거야.











”보고 싶을 거야. 영영.”






보고 싶을 거지만,











이제 널 그리워하면서 밤낮을 지새며 울지 않을게.











혼자 살아남은 내가 너무 밉지만,











허공에 대고 울부짖으며 나 자신을 때리지 않을게.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겠지만,











밥도 잘 챙겨 먹을게.











잠이 오지 않겠지만,











잠도 잘 잘게.











그리고 무엇보다,














널 향한 죄책감으로 하루를 우울하게 보내지 않을게.











네가 그러라고 날 떠난 게 아니니까.











내 말이 맞지?











난 한 손으로 그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안녕.”











이제는, 좀비가 되어버린 그를.











세상으로부터 격리가 될 그를.











“0901번 면회 시간 다 됐습니다. 나오세요.”











멀리, 저 멀리 떠나게 될 그를.











나를 가장 사랑하고,











또 내가 가장 사랑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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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전정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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