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프린세스_헤어브러시
오늘의 라디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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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화연고 학생여러분, 화연 고등학교 방송부 HBC의 아나운서 최여주입니다.”
한 고등학교의 점심 시간, 화연 고등학교 방송부 아나운서 2학년 여주는 오늘도 편안한 목소리로 라디오를 진행했다.
“.....그럼 오늘의 첫 번째 신청곡, 금요일이 얼마 남지 않은 목요일, 학생여러분 힘 내셔서 남은 수업 잘 들으시길 바라며 소녀시대의 힘 내 듣고 오실게요”
[힘을 내라고 말해 줄래...]
“이야..역시 HBC 꿀보이스 최여주 오늘도 미쳤다!”
“아 뭐야ㅋㅋㅋ”
“지민아! 2학년 3반 교실 스피커가 이상한가봐 한 번 확인하고 와줄래?”

“네, 알겠습니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5월, 얼마전 방송부 신입생으로 들어오게 된 유일한 1학년 박지민
“쟤는 조용한 듯 하면서 열정은 엄청나다니까”
“면접때 다 드러났잖아 조용하면서 하는 말들은 임팩트 있게”
“그래서 이번 신입이 한 명인거지”
방송이 있는 날이면 화양고 방송부원들이 모두 방송실에 모여 방송을 이끌어 나가는데 아직 교육단계에 있는 지민은 선배들의 가르침을 얌전하게 받다가 실전 실습을 나가면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모두가 원하는 인재 그 자체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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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잡음이 좀 있네... 지직이는 것도 있고...”
스피커 민원이 들어왔던 2학년 교실에 온 지민은 스피커의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방송부 단체 대화방에 문자를 보내려는데
[다음 두 번째 사연 1학년 익명으로 보내 주셨습니다.....]
잡음과 함께 송출되는 여주의 목소리를 들은 지민은 타자를 치다 멈칫했다.
[친구 사이에 있어서 신뢰라... 참 중요하죠]
마치 겨울에 나만의 아지트인 다락방에서 담요를 뒤집어 쓰고 핫초코와 함께 듣는 심야 라디오처럼 여주의 목소리는 포근하고도 편안했다.

“...예쁘다... 목소리...”
그렇게 지민은 한동안 가만히 서서 여주의 방송을 들었다.
“스피커 문제인 것 같아요 지직거리고 잡음도 심해요”
“그래? 수리 문의 해봐야겠네”
“3초 뒤에 마이크 올라갑니다”
신청곡으로 인해 꺼져있는 마이크의 음량을 올리면서 방송실 안은 조용해졌다.
“네, 방탄소년단의 잠시를 마지막으로 오늘 화연고등학교 점심 라디오는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수고하셨습니다”
“하 배고프다”

“점심 안 먹었어?”
“응 라디오 하는 날에는 점심 먹으면 좀 그래서”
같은 방송부원인 여주와 동급생 태형이 말을 걸었다.
“매점 갈래? 나도 안 먹었는데”
“얼른 가야겠다, 아! 지민아 너도 안 먹었지? 같이 가자”
“어...괜찮은데”
“에이 가자~”
“네 그럼 가요”
“다들 올라가~ 내일 보자”
그렇게 태형과 여주, 그리고 지민은 학교 매점으로 향했다.
“너 뭐먹을거야?”
“빵먹지 뭐... 지민이는?”
“저도 같은거..”
“그래, 계산하자”
그렇게 계산대 앞에 선 여주는 멈칫 하더니 매점 냉장고에서 바나나 우유 2개를 들고 나왔다.
“바나나 우유 두 개 먹게?”
“그럼 안돼냐?”
“배부르지 않냐?”
“닥쳐. 안 배부르니까”
“응...”
계산을 마치고 나온 세 사람, 여주는 태형과 교실로 가는 방향의 거리가 달라 중앙계단을 사용하기 위해 나왔다.
“어? 지민이도 여기로 가는 거야? 1반 아니었어?”
“5반에 친구랑 만날 일이 있어서요”
“그렇구나아... 너 이거 하나 먹을래? 먹고 싶어서 샀는데 2개는 생각해보니까 많은 것 같아서”

“아... 감사합니다”
“너 밥 안먹고 오면 힘들어진다”
“그럼.. 선배는요?”
“나는 배부르면 편안하게 목소리가 안 나와서 너는 2학년때 본 포지션을 정하기는 하겠지만 1학년은 배움 단계니까 든든히 먹고 와야 집중이 잘 되지”
“네, 다음부터는 먹고 올게요”
“그래ㅋㅋㅋ”
“...ㅎㅎ”
두 사람이 대화를 하며 걷자 어느새 2학년 층에 도착 했다.
“나 먼저 가볼게, 내일 아침 방송에서 보자”
“네 안녕히 가세요”
여주가 코너를 돌아 지민의 시선에서 없어지자 지민은 여주가 준 바나나우유를 빤히 바라보았다.
“...꽤나 섬세하시네...”바나나 우유를 빤히 보던 지민의 마음은 몽글몽글 해진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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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 유명하다. 그건 바로 잘생긴 외모 때문
4월에 있었던 아침 방송에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 중 마이크가 고장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화연 고등학교는 학교가 넓어 방송부에서 부원들은 각자의 맡은 분야가 하나씩 있다.
마침 그때 지민이 엔지니어를 담당하는 주간이라 점검 과정에서 잠시 화면에 얼굴이 나온적이 있는데 화면에 나온 지민의 얼굴이 너무 잘생겨서 ‘존잘 일학년 방송부’로 불린적이 있다.
다음날 아침조회 시간 10분 전
“영상자료랑 사진 자료 준비 됐고.. 대본도 오케이..”
“이제 각 교실 방송 상태 점검만 하면 될 것 같아요”
금요일인 오늘은 다음주부터 시작 될 학교 행사에 대한 설명을 하는 방송을 진행하는 날이다.
“그럼 10분 남았으니까 얼른 다녀오자”
“네!”
교내 방송 상태 확인은 워낙에 교실의 수가 많아 화연고 방송부원 10명이 다 같이 진행하고 있다.
“각자 확인하고 보고하기!”
학교들 다니는 학생들은 안다. 방송부는 항상 뛰어다닌다는 것을
오늘도 화연고 방송부원들을 방송을 위해 뛰어다녔다.
“야! 김태형 어때?”
“1학년 층 모두 이상 없음!”
“나 2학년층 가본다!”
여주와 태형이 1학년 층을 점검하고 2학년층을 점검하러 내려가려 했을 때
“...어..어!”

“최여주!”
“어..? 선배!”
“아야...”
복도 코너를 돌다가 반대쪽에서 장난을 치면서 뛰어오던 1학년 남학생과 여주가 충돌했다.
남학생은 괜찮았으나 충돌을 하며 넘러진 여주는 발목을 접질려 주저 앉았고 복도에 있는 벤치에 얼굴을 박으며 얼굴에 상처가 생겨 얼굴엔 피가 나고 있었다.
“야, 여주 괜찮아?”
“아.. 아파”

“선배, 괜찮으세요?”
“너희들은 복도에서 왜 뛰어”
“죄송합니다”
“여주 선배 제가 보건실 데리고 갈게요”
“아냐 너는 지금 상황 보고 하고 하던거 마저 해 내가 다녀올게”
“…”
“여주는 오늘 방송 아나운서 못한다고 해줘”
“...네”
여주가 넘어지자 마자 계단에서 발견한 지민은 급하게 뛰어와서 여주를 살피고 보건실로 가려 했으나 태형의 지시로 지민은 하던 일을 마저 하게 되었다.

“…”
태형에게 안겨 가는 여주를 본 지민은 무언가를 빼앗긴 기분이었다.
“뭐라고?!”
“여주선배가 얼굴이랑 발을 좀... 다치셔서 오늘 방송 진행을 못하실 것 같다고”
“아! 걔네들을 나이가 몇갠데 아직도 복도를 뛰어 다니면서 놀아!”
“야.. 좀 가라 앉고...”
각 반을 다니며 점검을 끝낸 방송부 부원들은 방송실에 모였다.
여주의 상태를 들은 방송부 부장은 짜증을 내며 머리를 쥐었다.
“그럼 오늘 우리 아나운서 누가 해?”
“고3중에도 없고 고2는 여주 하나잖아”
“우리 지금 아나운서 없는거야?”
“...이게 무슨일이야 진짜...”
화연고 방송부 10명 중 아니운서를 담당하고 있는 부원은 여주 단 한 명
여주가 방송을 할 수 없게 되자 부원들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가 되었다.
“지민아 이번주가 너 뭐지?”
“저 카메라...”
“이번에 여주 대신 아나운서 해줄 수 있어?”

“네...?”
“지금 가능한 사람이 너밖에 없어서 그래.. 제발”
“...그럼 대본은요...?”
“대본? 마이크 단상에 있어”
“그럼 할게요 오늘 방송은 해야죠 지금 시간도 조금 밀려서 빨리 해야하는데”
“하아...고마워... 그럼 얼른 스텐바이 하자 진짜 너무 다행이다”
지민이 마이크 단상으로 가서 매일 여주가 방송 전 하는 것처럼 지민도 입을 풀었다.
“방송 시작 할게요!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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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화연고등학교 학생여러분 HBC의 박지민입니다.”
카메라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지민은 찬찬히 대본을 읽으며 방송을 이어나갔다.
“여러분들도 다들 아시다시피 다음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화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학생 사랑주간입니다.”
갑자기 시작된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지민은 마치 아나운서 담당처럼 침착하고 차분했다.
한편 여주, 태형의 부축으로 보건실로 간 여주는 보건실 치료용 베드에 누워 상처치료와 다친 발목을 지탱하는 부목을 다리에 고정시켰다.
“아..오늘 방송 진짜 어떡해?”
“야, 너는 다쳐서 치료받고있는데 그런 생각이 드냐?”“방송부에 아나운서 나 하나잖아...”
“아까 연락왔어, 지민이가 너 대신 한다고”
“지민이가?”
“솔직히 걔 말고 누가 있냐? 지민이 빼고 다 역할이 있는 사람들인데”
“...그렇긴 하지...”
“야, 들린다 소리”
“어...”
보건실 안에서도 얼핏 들리는 방송소리에 귀 기울였다.
작게 들리긴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잘하네”
“다행이다...”
“여주, 일어날 수 있겠어?”
“응, 걸을 수 있어”
“걷기는 무슨, 일어나 교실까지 데려다줄게
“고맙다 김태형”
“가자, 얼른 가서 쉬어”
그렇게 여주가 교실로 돌아오니 방송은 이미 끝나있었다.
“여주야, 오늘은 왜 1학년 친구가 방송했어? 원래 너 아니었어?”
“아...오늘은 내가 좀 다쳐서 치료받느라고...ㅎ”
“허얼.. 우리 여주 얼굴에 이렇게 큰 밴드가... 예쁜 얼굴에 이게 뭐야...”
“아니야...”
여주는 뒷자리에 앉아았는 친구와 대화를 마무리 하고 휴대폰을 꺼내서 뜬 알림들을 확인하니 방송부원들끼리의 단체방 말풍선들이 다급해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다들 완전 고생했네...”
여주는 단체방에 사과와 수고했다는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 날 점심시간

“아.. 날씨 좋다”
점심을 먹고 운동장으로 나온 여주는 벤치에 앉아 하늘을 구경했다.

“여주선배!”
“어? 지민아”
“좀 괜찮으세요?”
“응 괜찮아, 너가 나 대신해서 아나운서 했다면서.. 고마워”
“에이 괜찮아요, 근데 태형선배는 안보이네요? 매일 같이 있으셨는데”
“걔 학생회 회의 있어서 지금 회의중일거야”
“아...”
점심시간마다 운동장 벤치에 앉아 둘이 수다를 떠는 것을 많이 보았던 지민은 오늘 여주가 벤치에 혼자 앉아있자 여주의 옆으로 가 앉았다.
“야! 박지민! 축구 안하냐?”
“오늘은 쉼”
“그러게, 지민아 오늘 축구 안해?”
“아... 오늘은 좀 하기가 싫어서요... 햇빛도 쨍쨍하고...”
“그렇구나...”
매일 점심시간마다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지민은 오늘 여주의 말동무가 되고싶은지 여주에게 말을 걸었다.
“선배는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안 떨고 말씀하세요?”
“나...? 모르겠어 그냥 익숙해진 것 같아”
“오늘 하면서 속으로는 완전 떨렸거든요”
“정말? 좀 미안해지네...”
“뭐가 자꾸 미안하다고 하세요ㅋㅋㅋ”
“내가 다쳐가지고...”
“다친건 걔들 때문이지 선배 때문은 아니잖아요”
“...그렇지...”
“선배”
“응?”

“그렇게 미안하면 저랑 주말에 만나요”
“어...?”
“저 오늘 이거 해보고 내년에 아나운서 할까 고민이 되거든요. 궁금한게 좀 많아져서 물어보고 싶어요”
“음...그래 어디서 만날까?”
“학교앞 카페에서 내일 3시에 만나요”
“그래, 아 점심시간 10분 남았다... 들어갈까?”
“들어가요. 근데 걸을 수 있어요?”
“응 걸을 수 있어”
“걷는거 불편하신데 괜한 부탁 했나요...?”
“아냐아냐 괜찮아 주말에 할거 없었는데 잘 됐다”
“저 도서관 들러야해서.. 선배 올라가세요”
“응, 알았어 내일 보자”
지민과 여주가 다른 길로 갈라져 헤어지자 지민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여주에게 호감이 생긴 지민의 대시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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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선배”
“지민 안녕~ 빨리 왔네?”
“다리 괜찮으세요?”
“어제 찜질하니까 괜찮아”
“음료 주문해놨어요”
“진짜? 내가 사려했는데”
“아니에요 제가 불렀는데요”
“근데 지민아 너 진짜 옷 잘입는다..”
“아...ㅎ”
“청청 어려운데”
“감사해요”
다음날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 아침부터 여주를 만나면 뭐부터 할지 고민하다 30분정도 일찍 나온 지민은 카페의 자리를 잡고 여주를 기다렸다.
오후 3시 10분 전 여주가 다리를 살짝 절며 걸어오자 지민은 문 앞에서 여주를 맞이하며 부축했다. 지민은 훅 끼치는 여주의 체취에 움찔할 뻔 했다. 그리고 그건 여주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물어보고싶은게 뭔데?”
“내년에 2학년 올라가면 아나운서를 하고싶은데 뭐부터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음...”
“사실 처음 방송부 들어왔을 때 깜짝 놀랐어요, 중학교 때는 딱히 역할이 정해지지도 않았고 각자 기계만 좀 다룰 수 있는 정도였는데 고등학교는 다들 각자 맡은 분야에 프로더라고요”
“그치... 우리학교가 좀 다른학교랑 다를걸? 나도 중학교 다닐 때 방송부였는데 역할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거든”
“방송때 선배보면 진짜 아나운서 같거든요”
“아 정말...?”
“그래서 좀 멋진 것 같아요”
“아 고마워ㅎ 근데 너는 진짜 빨리 정했다, 나는 2학기때도 못정했는데”

“선배가 너무 멋있어서 그래요”
“뭐야 박지민 너 방송실이랑 완전 다른데?”
“네...?”
“완전 여우야ㅋㅋㅋ”
“ㅋㅋㅋㅋㅋ”
여주와 지민은 카페에서 몇 시간 대화를 나누며 더욱 가까워졌다.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었지만 두 사람은 대화가 끊어지지 않았다.
“어... 선배 벌써 어두워지려 하는데요...?”
“헐..벌써? 너 배고프겠다”
“그럼 저녁 같이드실래요?”
“뭐.. 그래 뭐먹을래?”
“얼마전에 여기서 10분거리에 파스타집 생겼던데 그쪽으로 갈까요?”
“오~ 좋다 가자”
“네ㅎ”
지민과 여주는 카페를 나와 파스타 가게로 향했다. 지민은 오늘로 인해 여주와 가까워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잠시뒤 식당으로 도착한 두 사람은 음식을 주문하고 식당 웨이터가 가져다 준 물을 마시고 있었다.
“선배 그 태형선배랑은 무슨 사이인지 물어봐도 돼요?”
“김태형? 걔는 나랑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친구야 중학교 3년 내내 같은 반 이었거든 그래서 좀 많이 친해”

“아... 그렇구나”
“그런데 왜?”
“아니요. 아니에요”
“에이 뭐야아...”
“음식 나왔습니다.”
“우와~ 잘 먹겠습니다~”
“...ㅎ”
“왜웃어?”
“아녜요, 맛있게 드세요”
“웅... 너도”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활짝 미소를 지으며 좋아하는 여주를 보는 지민의 얼굴은 마치 딸바보 아빠의 표정같았다.
“음~ 맛있당 여기 자주 오겠다”
“다행이다”
“김태형도 좋아하려나...?”
“…”
아까부터 무언가를 할 때면 태형을 생각하는 여주에 지민은 표정이 살짝 굳었다.
오늘 좋아하는 티를 많이 냈다고 생각했는데 여주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아 잘먹었다...”
“저두요”
두 사람의 식사가 끝나니 해는 어느덧 다 지고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벌써 해가 다 졌네...”
“그러게요, 오늘 하루 왜이렇게 빨리가지...”
“그니까 벌써 7시야”
“집 어느쪽으로 가세요?”
“나 오른쪽”
“어? 저돈데 같이 가요”
“오~ 좋아”
“가요 선배”
식당을 나온 여주와 지민은 같은 방향으로 길을 걸었다.
“우리 집 학교에서 완전 가깝다? 5분이면 와”
“정말요? 저는 15분정도?”
“그럼 너는 우리 집보다 더 안쪽인가보다! 여기 우리 집이야 오늘 하루 덕분에 즐거웠어 잘가 지민, 월요일에 보자”
“네, 저도 즐거웠어요 선배. 월요일에 방송실에서 만나요”
“안녕~”
“안녕히가세요~”
여주가 집으로 들어가는 것 까지 본 지민은 다시 반대로 방향을 틀어 걸어갔다.
어둑어둑해져 컴컴한 길을 혼자 보내기 싫었던 지민이 여주에게 거짓말을 하여 이쪽까지 바래다준 것이다.

“하.. 귀여워 선배”
자신의 청자켓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고 미소를 지은 지민의 표정과 발걸음은 가벼워보였다.
지민과 헤어져 집으로 들어온 여주는 지금껏 살며 처음 느껴보는 몽글몽글한 기분에 가슴에 손을 얹었다.
“하...무슨 기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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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늘 아침부터 점심시간인 현재까지 화연고 전교생이 여주를 보면 한 구석으로 피하며 서로 쑥덕대기 바빴다.
“야 진짜로? 최여주가 그랬다고?”
“그렇대 얼마전에 불쌍한 표정으로 김태형한테 안겨서 보건실가더니 주말엔 멀쩡하게 나와서 박지민이랑 데이트 했대”
“헐... 미친거 아니야? 어장치는거?”
“...야...야 뒤에 최여주”
“크음... 야 오...오늘 급식 완전...맛 없지...않...않았냐?”
“...뭐야...”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식사 후 교실로 돌아와 자습을 하려던 여주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학교 익명게시판에 접속했다.
“...이...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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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6반 최여주 2학년 1반 김태형이랑 엄청 붙어다니고 스킨쉽하더니 얼마 전부터 1학년 1반 박지민이랑 연인처럼 대화하고 주말에는 둘이 만나 데이트 함 방송부 존예 아나운서의 실체는 남자 끼고다니는 어장녀임ㄷㄷ
댓글(389)
진심 이거 읽고 비호감 됨
ㄴ ㅇㅈ
처음부터 쟤 맘에 안 들었어 그럴줄 알았다...
ㄴ나도...
근데 이렇게 막 글 올려도 됨? 이거 신고함
ㄴ이젠 얘 감싸는 애도 나오네...
ㄴ니도 얘랑 만났냐?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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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학교 익명 게시판의 글을 읽었을 때는 이미 전교생이 이 글을 다 읽은 상황이었고 자신이 글을 보고 놀라 소리치자 교실에 있는 학생들은 모두 여주를 쳐다보고 있었다.
“…”
비난의 시선이 담긴 눈길에 여주는 눈이 벌개진 채 교실을 튀쳐 나왔다.
“야, 박지민 너 이거 봤냐?”
“뭐를?”
“...이거 진짜 맞냐...?”
“이게... 뭐야...”
2학년 6반 최여주 2학년 1반 김태형이랑 엄청 붙어다니고 스킨쉽하더니 얼마 전부터 1학년 1반 박지민이랑 연인처럼 대화하고 주말에는 둘이 만나 데이트 함 방송부 존예 아나운서의 실체는 남자 끼고다니는 어장녀임ㄷㄷ
“최여주 선배 너 가지고 논거임?”

“야. 입조심해”
지민은 화가났는지 머리를 쓸어넘겼다.
“이거 지금 전교생이 다 알고 있을텐데”
“야, 너 여주 선배 봤냐?”
“어... 아까 교실에서 내려올 때 방송실로 들어가던ㄷ... 야! 박지민 어디가!”
지민은 점심시간에 친구와 운동장에 있다가 여주의 소식을 듣곤 바로 방송실로 뛰어갔다.
“흐윽...그런게 아닌데...”
방송실로 급하게 들어와 문을 잠근 여주는 벽에 기대어 스르륵 주저앉아 흐느껴 울었다.
익명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과 자신을 향한 날카로운 글들이 여주의 마음에 상처를 내었다.
쿵쿵쿵_

“선배, 여기 있어요? 여주선배, 최여주!”
“박지민...?”
“문좀 열어봐요 선배!”
“...지민아...”
“선배 왜 울고있어요...?”
“…”
“일단 들어가요”
잠겨있던 문이 열리자 눈과 코가 붉어진 여주가 지민을 맞이했다.
불이 꺼진 방송실에서 여주가 혼자 울고있었다는 생각을 한 지민은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다.
“혼자..울었어요? 태형선배는, 어디있어요?”
“...학생회...”
“혹시... 글 봤어요? 익명게시판...”
“흐윽...미안해”
“선배가 뭐가 미안해요”
“나 때문에 너 욕먹잖아”
“글 올린 사람이 잘못한거지 선배는 잘못이 없어요”
“...으...흐윽...”
“...선배...”
지민은 여주가 울음을 그칠 때 까지 옆에 있어주었다.
“크응...”
“그쳤어요?ㅎ”
“으웅...”
“선배, 저 할말이 있어요...”
“뭔데?”
“저...그게...”
“...?”
“저...”

선배 좋아해요
“어...?”
“정말 이성적으로...”
“어...난...난...”
“죄송해요 제 마음 전할 날이 오늘밖에 없을 것 같아서”
“…”
“진짜...죄송해요”
지민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두 사람은 어색하게 정적을 유지했다.
“...지민아”
“...네?”
“사실, 나도 너 좋아”
“네?”
“근데...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
“그럼,”
“…”
“마음 확실하게 알게 해드려요?”
“...어떻게...?”
“이렇게.”
쵹_
“아..아...”
“선배, 나 못참겠어요”
“응?”
“선배도 나 좋다면서요”
“…”

“…싫으면 피해요”
“...어? 우읍...”
지민은 여주를 바라보며 한번 웃더니 여주의 입술을 머금었다.
너무 놀란 여주는 지민의 옷깃을 움켜쥐었지만 싫지는 않았다.
여주도 지민을 따라 옷깃을 잡은 손을 풀고 지민을 안아주듯이 자신의 쪽으로 더 끌었다.
문이 잠긴 방송실 문 밖의 소란스러움은 들리지 않고 오직 두 사람의 숨소리만 방송실을 채웠다.
“흐아...”
“누나, 얼굴봐”
“누...나?”
“완전 빨개요, 누나 얼굴”
“우이씨...”
자신은 지금 지민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겠는데 여우처럼 능글맞은 지민에 여주는 지민의 어깨를 한 대 치고 방송실을 도망치듯 나왔다.
“아..ㅎ 선배, 같이가요!”
“...태형아”

“최여주 너 울었어...?”
“선ㅂ...”
“태형아...왜?”
“방금까지 학생회에서 그거 회의하고 오는 길이야, 너 괜찮아?”
“응... 괜찮아”
“헤에... 눈 부은것좀 봐”
태형이 여주의 눈가를 손으로 쓸어주려고 손을 뻗자
“선배 손 떼시죠”
“뭐라고 지민아?”
“아... 그게...”
“저 여주선배랑 사귀기로 했습니다.”
“...!”
“너랑 여주랑 사귀기로 했다고?”
“응...그렇게 됐어...”
“이야... 최여주 뭐냐 너ㅋㅋㅋ 첫 연애 연하남이네? 아주 능력자야”
“야...야 김태형...”
“선배 내가 첫 남자친구에요?”
“그게...”
“어휴 난 빠진다 눈꼴시려라 축하한다 최여주”
태형이 눈치껏 빠지자 지민이 여주의 앞에 섰다.

“내가 첫 연애냐고여~ 누나”
“야, 박지민 진짜...!”
“아 진짜 귀여워 죽겠네”
“아 짜증나 너...”
“아ㅎ 미안해요 선배, 아! 누나 같이가요!”
이 사건으로 인하여 지민과 여주는 사귀게 되었고 학교 익명게시판에 글을 게시했던 학생은 학교측에서 징계처분을 내렸다고 한다.
📻
1년 뒤
“지금까지 화연고 방송부 아나운서 박지민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 박지민~”

“누나ㅎ”
요즘 고3이 되어 공부하기 바쁜 여주를 위해 여주보다 더 많이 방송을 하는 지민은 3월보다 5월인 지금 실력이 훌쩍 늘었다.
“완전 잘하는데? 진짜 아나운서인줄 알았어”
“정말요? 정말로?”
“응, 완전 최고”

“야, 이제부터 방송실에서 연애질 금지. 할거면 나가서 해라”
지민과 여주는 화연고의 공식커플이 되었고 화연고의 비주얼 두 사람은 많은 응원을 받으며 지금까지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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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나고 달려왔습니다!
제가 방송부가 잘 아니여서 모르는 부분들도 있고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이 글은 실화가 아닌 저의 창작물 이니 재미로 읽어주세요🤍
그럼 다음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