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라일리는 손수건으로 입 주변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라일리의 하녀들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고 라일리는 그런 하녀들 사이로 걸어갔다.

"거기…!"
정국은 라일리를 붙잡으려 소리쳤지만 라일리는 그런 정국을 무시한 채 정국을 등져 걸어갔다.
라일리는 이미 정국에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떠나가 버렸지만, 정국은 그제야 자신의 분노를 표할 뿐이었다.
"너, 내가 끌어내릴 거야! 그 자리에서 네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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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는 방으로 돌아와 행정 서류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간단한 정책 서류부터 남쪽 부근에 일어난 산불로 인한 피해의 대응 정책까지, 가지각색의 내용이 담긴 서류가 책상 위를 가득 메웠다.
그런 서류를 처리하는 라일리의 얼굴에는 점점 근심이 늘어났고 또 어두워졌다.
"하……."
라일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하다 잠시 머리를 식히려 산책을 나가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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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의 정원은 그 이름만큼이나 거대했다. 라일리는 꽃을 하나 꺾어 어젯밤 비가 와서 생긴 물웅덩이에 꺾은 꽃을 띄웠다.
바람이 불면서 생긴 잔잔한 물살에 찰랑대는 꽃을 나무에 기대 멍하니 바라보던 라일리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여기서 자시면 안 될 텐데."
한 남자가 라일리에게 다가와 자신의 자켓을 벗어 덮어주며 한마디 꺼냈다. 그 남자는 그러곤 라일리의 옆에 앉아 라일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황후 폐하, 축하드려요."
루체트 가의 후작, 지민이었다. 지민은 무언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라일리를 바라보다 이내 자리를 떠났다.
"그러면 파티에서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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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라일리는 자신의 얼굴에 비치는 따가운 햇빛을 받으며 깨어났다. 눈 부신 햇살과 선선히 부는 바람은 라일리를 미소 짓게 하였다.
그러던 라일리는 문득 자신이 덮고 있던 재킷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라일리는 재킷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살펴보다 이내 시녀에게 재킷을 맡기고는 자리를 떴다.
"누구 건지."
라일리는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궁으로 돌아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