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어제의 일 때문에 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저 사고라고 생각했던 일인데..
왜 이렇게 심장은 미쳐서 난리냐고!!
“ 진짜 일어나면 죽여버릴거야.. ”
평소라면 나보다 일찍 일어나 있을 최연준씨는 술 때문인지 아직 자고 있는 것 같았다. 일단 해장부터 시켜야겠지
대충 콩나물국을 끓이고 여러 반찬들을 옮겨 담은 후, 최연준씨의 방으로 갔다.
똑똑,
“ 나 들어가요 ”
“ … ”
드르륵,
“ 최연준씨..? “
” .. 어? “
” 어디 아파요? 목소리가 왜 그래 “
” 어.. ”
목소리는 다 갈라져 쉰 소리가 났고 얼굴은 홍당무 마냥 빨개져있었다. 밤새 열이 올랐다 내렸다한 건지 식은 땀으로 머리도 젖어있었다.
일어나면 내가 죽여버리려 했는데 이미 죽어가고 있었구나..?
“ 일단 이거 좀 먹고 있어봐요. 약이랑 물수건 갖고올게요 ”
“ … ”
그렇게 난 해열제와 수건을 물에 적셔 다시 최연준씨 방으로 왔고 열이 생각보다 더 높은건지 몸 주위에만 가도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 열이 이렇게 높은데 어떻게 자고 있었어요..? “
” .. 몰라 그냥.. “
” 약 먹고 좀 더 쉬어요 “
편히 쉴 수 있도록 난 방을 나왔고 최연준씨가 아프니 정말 집이 조용해졌다. 뭐야 이런 조용함은 기분 나쁘다고
평소엔 그렇게 조잘조잘 떠들어대던 사람이 조용하니까 뭔가 이상하네
잠시 후,
드르륵,
” 이제 좀 괜찮아졌어요? ”
“ .. 덕분에 ”
“ 신도 감기는 못 피하나봐요 ”
“ 감기 아닌데.. ”
“ 얼른 더 가서 쉬어요 ”
“ .. 나 심심해 ”
“ 아픈데 심심하단 말이 나와요..? ”
“ 응.. 나 심심해 ”
“ .. 알았어요 ”
결국 난 함께 최연준씨 방으로 들어갔고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최연준씨는 다시 침대에 누웠고 확실히 아까보다는 상태가 멀쩡해보였다.
“ 근데 갑자기 왜 감기에 걸린거에요? ”
“ 감기 아니라니까.. ”
“ 그럼 뭔데요? ”
“ 일종의 후유증이야 ”
“ 후유증..? ”
“ 어제 내가 입 맞춘 거, 그거 때문에 그래 ”
“ 아 뭐야 그럼 그쪽 실수네 ”
“ 실수? ”
“..?”

“ 누가 그래, 내가 한 게 실수라고 ”
“..!!”
두근,
두근,
평소보다 훨씬 낮은 목소리, 땀에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눈빛과 가까이 붙어 나는 바디워시 냄새까지
모든 것들이 나의 감각을 자극시켰다.
” ㅇ.. 아파도 헛소리하는 건 못 봐줘요 “
” 헛소리라니.. “
” 그리고 그런 말 막 하지마요..! 내가 뭐 설렐 줄 아나본데 “
” 설레라고 하는거 아니야 “
” … “
” .. 그냥 “
” … “
” 널 보면 이런 말들이 생각나서 그렇지 “
“ … ”
정말 이미 복잡한 내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최연준씨였다.
“ 기분 나쁘면.. 안 할게 ”
“ .. 아니 뭐 ”
“ … ”
“ 나쁘지는.. 않은데요 ”
“ 그럼 계속 해도 되는거야? ”
” .. 그러던지요 “
” .. 진짜 “
"..?"
탁,

” 할망구가 참 좋은 일 한 것 같기도 하고 “
"..!! "
순간적으로 또 내 심장은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대체 이 사람은 나한테 이러는 이유가 뭘까
그저 습관적으로 나오는 말들인건지, 아니면 정말 날 특별히 생각하는 건지
나 또한 이 사람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는건가
많은 생각들이 한 번에 충돌했다.
다음날 최연준씨는 언제 아팠냐는 듯 다시 팔팔하게 움직이며 떠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양반 어제는 꾀병이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