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도 좋은데, 빨리 자. 벌써 1시다”

그날 하루 너무 고생했는데, 늦게까지 자지 않으면 그 다음 날 몸이 너무 무거웠다.
“헐, 진짜 그러네. 다른 오빠들 자?”
“거의 안 자긴 하는데…
너 이리저리 뭐 많이 갔다왔더만?
그래서 피곤할까봐 그러지.”
“어떻게 알았어”
“정연이한테.”
“아 진짜, 윤정연. 왜 비밀이라고는 없냐…
나도 확 비밀 말해버릴까보다”
“비밀? 난 알면 큰일 나?”
“정연이 입장에서는 큰일나지. 왜, 알려줄까?”
“궁금하긴 한데…”
“모르는 척 할 수 있지?”
“거의 그게 직업이라고 해도 무방한데”

“좋아, 그럼 말해줄게. 정연이, 승철이 오빠 좋아해.”
“그냥 세븐틴 에스쿱스를 좋아하는 거 아니야?”
연예인에다 동료라도 안 될 건 안 되는 모양이었다. 근데 참 이상하지. 아직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좋아만 하는 건데.
“아니야. 여자의 직감이라는 게 있잖아.
걔는 진짜 인간 최승철을 좋아하는 거야”
“ㅇ,야. 그러면… 승철이는 알아?”
“으음, 모를걸?
그리고 알아도 승철이 오빠는
정연이 이상하게 대할 사람 아니잖아.
귀엽게 봐주면서 아무렇지 않게
대할 사람이구 말이야?”
“오빠~?”
“아, 응. 가봐야겠다. 마음이도 그만 하고 빨리 자”

“오빠. 정연이한테 절대 물어보지 말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알지? 안 그러면 내가 죽어…”
“아, 으응…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나 정연이한테 죽고 싶지는 않아”
중간에서 다리 역할은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가만히만 있어주십시오, 우리 오라버님.

“나 다녀올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알았지?”
“넵”
“데려다줄까?”

“아니, 안 그래도 돼. 나 대중교통 잘 타고 다녀.
오빠들 스케줄 있는 것도 다 알고.”
하루 만에 변해준 그들을 뒤로 하고 학교에 갔다 빅히트에 도착했다. 빅히트 건물이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내 가슴을 뛰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생긋 웃으며 빅히트 안으로 들어섰다.
“PD님, 저 회산데요. 오늘 수정 도와주실 수
있다고 하셨죠…?”
“아, 응. 그렇지. 작업실 27번으로 와.
오늘은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도 있어.”
“아,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네 매니저 하실 분.
여자 가수가 처음이라서
좋은 매니저 고른다고 시간 좀 걸렸어.”
“아아…”
그들도 늦은 것을 알고 있었는지 데모곡 수정을 위해 계약 후 첫 방문했을 때 매니저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었지.
“안녕하세요, 장마음이라고 합니다”
“네, 반가워요. 김석우라고 합니다.”

인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눈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참 머물게 할 만큼 묘한 매력이 있었다. 남성적으로 오똑한 코, 입술은 적당히 두꺼운데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것 같은데 색이 틴트를 바른 것보다 예뻤다. 눈썹마저 완벽한 그는 살짝 본 옆모습은 웬만한 아이돌 뺨칠 정도로 잘생겼다.
13명이나 되는 미남들과 함께 살기에 미에 적응될 법도 하건만 김석우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적응된 사람도 녹을 것 같은 미모였다.
굳이 닮은 사람을 찾아본다면 지수 오빠랑 민규 오빠랑 원우 오빠의 장점만 골라 닮았다. 그리고 아스트로 차은우 님과도 조금 닮은 것도 같고.
“저희 계속 봐야하는데 호칭부터 정할까요?”
“아, 그럼 마음 씨라고…”
“그냥 마음이라고 불러주세요.
저보다 나이 많으신 거 같은데,
말도 놓으셔도 되구요”
“곡 수정은 나중에 하자.
거의 다 해서 사실 마음이 혼자도 할 수 있을거야”
“둘이 얘기해요. 그럼 난 이만…”
“가셨네요…? 저희 단 둘이 있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러게요”
“아무 일도 없을 거에요.
아, 우리 어디까지 얘기했죠?”
“말 놓으시라는 것까지요.”
“아, 맞아요. 그랬죠.
음… 제가 말 놓는 대신에
마음 양도 말 놓아주세요.”
“그래도 될까요… 뭐라고 부르면 되죠? 매니저님?”
“아, 오빠는 어떨까요?”
“네?”

“왜요. 매니저 님, 이건 너무 호칭이 딱딱하잖아요”
그는 피시식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석우 오빠라고 부를게요!”
“응, 그래주면 돼. 근데 마음이 너 자꾸 높임말이다?”
보통은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친한 척 하기 위해 일단 말부터 까는데 석우 오빠에게는 그러지 못했다. 이유를 생각하기에는 너무 답이 없는 문제였기에 그저 좋은 대로 넘어갔다.
“아직 불편하면 안 놓아도 되는데”
“아니야, 아니야. 놓을게, 놓을게.”
“아, 마음아. 내일 너 스케줄 있어.
개인 스케줄 따로 잡힌 거 있어?”
“대학 면접. 내 첫 스케줄은 뭔데?”
“연예가중계 인터뷰.”
“나 벌써 그런 데서 스케줄 들어와도 되는 건가…
물론 나는 너무 좋지만.”
“들어와도 돼. 너 이미 충분히 성공했어.”

세상에 이렇게 잘생기고 멘트 잘 치는 사람들이 이리 넘쳐나다니. 대한민국은 아직 살만했다…!
“아, 어떡해. 나 진짜 실감이 안 나. 몇 시 인터뷰야?”
“오후 9시. 면접을 그 때 하지 않을 테니까
겹칠 걱정 없고…
근데 너 실감 안 난다면서
시간은 또 바로바로 물어보네?”
“음방 외의 첫 스케줄이잖아.
실감은 안 나도 소중한 스케줄이야.”
“내일 오빠가 나 데리러 오는 거지?”
“응. 세븐틴 숙소로 가면 돼?”

“응. 세븐틴 숙소로 오면 되는데…
오빠 몇 시에 올 거야? 세븐틴 숙소는 알고?"
“샵 들러야하니까… 한 7시 반쯤?
그리고 세븐틴 숙소는 기가 막히게 알고 있어.
헤어랑 메이크업은 어떻게 할 수 있는데,
스타일링은 마음이가 해야할 것 같아.
매니저 고를 때 오래 걸렸던 거랑 비슷한 맥락이야.”
“응… 무슨 말인지 알겠다.
지혁 님이 보내주신 시안 몇 개 남았으니까
그거로 입고 가면 돼.”
“지혁 님?”

“아, 엑소 담당 스타일리시트 분이셔.
엑소 찬열이 오빠랑 활동할 때
나까지 담당해주셨어”
“ㄱ, 그럼 도착하면 연락 줘. 바로 나갈게”
“응. 바로 연락할게.”
“잘 지내보자. 잘 부탁해, 마음아.”
“응, 잘 부탁해!”
늦어서 죄송하다는 의미로 분량 폭탄을 떨구고 가겠습니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