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짐] 아저씨, 나랑 ××해요.

01 · 친해지기

어두운 골목, 윤기는 담배를 피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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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는 누군가 제 등을 톡톡 건드리는 느낌에 뒤를 돌아봤다. 뒤를 돌아보니 ‘박지민’이라는 이름 석 자가 새겨진 명찰을 단 고딩이 똘망똘망한-못마땅한- 눈으로 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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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냐."

"아저씨, 담배 꺼요. 여기서 담배 피면 위층에 냄새 다 올라간단 말이에요."

다짜고짜 담배를 끄라는 부탁-아닌 명령이었다.-에 윤기는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앞에 있는 지민은 그 웃음을 보고는 다시 성을 냈다.

"아저씨! 장난 같아요? 아, 진짜 빨ㄹ, 빨리 꺼요!"

"쓰읍, 고딩. 들어가 자라. 키 커야지."

"지금 12시도 안 됐거든요!"

윤기는 얼굴이 사과처럼 빨개지며 성을 내는 지민을 보곤, 제 핸드폰을 꺼내 지민에게 시간을 보여줬다.

"어엉, 11시 47분이나 됐네."

"그 정도면 안 자도 되거든요! 그리구 키도 커요, 나!"

"그래, 개미가 보면서 와,거인이다. 이러면서 가겠네."

지민을 자신을 놀리는 듯, 말하는 윤기에게 헛웃음을 지으며, 다시 병아리 부리 같은 입으로 다시 삐약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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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나 놀리지 마요. 그리고 민원 넣을 거예요, 계속 여기서 담배 피면!"

"그-래, 알겠어요. 근데 고딩, 잠시만 손 좀."

지민의 계속되는 부탁 아닌 협박에 윤기는 자기가 졌다는 듯, 골목길 차가운 아스팔트 길에 아직 뜨거운 담배를 지지고는 쭈그려 앉기 위해 접었던 제 다리를 쭉 폈다. 읏차-, 그리곤 가을에 떨어진 단풍잎 같은 손을 쫙- 핀 지민에게 병아리가 그려져 있는 사탕을 줬다.

"이게 뭐예요?"

"아, 그거 너 닮아서."

"에?"

"걔 니 동생 삼아라, 병아리-"

지민은 윤기의 마지막 말에 그 자리에서 굳어서는 윤기의 사라져가는 뒷모습만을 바라봤다. 

*

다음날, 아침이었다. 어젯밤 일 덕분에 잠을 설친 지민은 어기적 어기적 걸으며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거울을 보며, 멍 때리던 지민은 화장실 시계-이러다가 지각해서 며칠 전에 하나 달았다.-를 보다가 눈을 크게 뜨며 학교 갈 준비를 했다.

"다녀오겠습니다-!"

타다닥-

시간이 촉박한지 가파른 계단을 두 칸씩 뛰어 내려오던 지민은 1층에 있는 사람 덕분에 놀라 순간적으로 발을 삐끗했다. 으이아...악?, 분명 계단에서 넘어져 고통을 느껴야 할 제 몸은 누군가의 의해 사라졌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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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해, 고딩."

"어? 아저씨? 아저씨 왜 차려 입고 있어요?"

어제 봤던 윤기는 츄리닝만 입고 누나 집에 얹혀 살며 밥만 축내는 백수 삼촌 같았지만, 지금 만난 아침의 윤기는 어제완 다르게 단정한 수트에 차분한 헤어스타일, 지민은 제 자세는 생각도 않고 윤기에게 질문했다.

"...고딩."

"네?"

"너 의외로 적극적이다? 어제는 나 싫어했잖아. 고딩 밀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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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소리ㅇ... 으이악, 뭐야."

지민은 윤기가 한 알 수 없는 말에 제 모습을 보니, 제 두 팔은 윤기의 목을 안고 있었고, 서로의 얼굴은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 있었다. 제 상황을 자각한 것인지, 얼굴이 빨개지며, 윤기를 밀었다.

"아오오, 고딩. 감사 인사를 그렇게 하면 안되지."

"뭔 감사인사예요! 머리끄댕이 안 잡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죠."

지민의 발언의 윤기는 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지민을 째려봤다.

"...고딩, 너 학교 안 가?"

"아...아!! 지금 몇 시예요??"

"지금이- 일곱시 반이네."

"어엉, 일곱시 바...안이요?"

윤기는 손목 위 시계로 시간을 확인한 뒤, 지민에게 알려주니 지민은 눈이 커지며 윤기에게 되물었다.

"어, 일곱시 반이요. 왜 고딩, 지각?"

"어. 지각. ...아저씨!! 나, 나 좀 살려줘요..."

"뭐 어떻게 해야 하는데?"

"그럼..."

*

운전하는 윤기를 보다가 창 밖을 본 지민은 기분이 좋은지 미소 띈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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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흫, 아저씨. 나 맨날 아침마다 태워다 주면 안돼?"

"너 하는 거 보고. 근데 너 언제 나한테 말 깠냐, 고딩?"

"아니, 뭐... 아저씨, 말 깔 수도 있잖아요. 친구 생긴 거 같아서 좋지 않나..?"

"와하, 너 마인드 되게 열려 있다."

"내가 좀 시원시원해요."

히야, 좋다-, 차창을 열고 바람을 쐐니 기분이 좋은 듯, 히히거리는 지민에 앞만 보고 운전하던 유기는 고개를 살짝 돌려 지민을 바라보았다. 귀엽네,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 윤기는 제 말에 저도 웃긴 듯 살풋 웃었다.

"어? 아저씨 저-기서 내려주면 돼."

"하음고 다녀?"

"응, 나 여기서 무용해. 아저씨, 시간 나면 나 무용하는 거 볼래?"

"어엉, 알겠어. 번호 줘, 연락하게."

"지금 아저씨 고딩 번호 뜯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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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뜯어. 그 첫번쨰가 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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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아-주 살짝만 설렌-심장소리가 들릴 것 같다고 한다.-윤기 핸드폰에 제 번호를 입력하고는 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야?"

"아저씨, 나 모르는 번호 안 받아. 아저씨 나한테 퇴짜 맞음 어쩌려구. 근데, 아저씨 이름 뭐야?"

"비밀."

"이잉? 왜 비밀이야?"

"너 놀랄까봐."

"치, 그럼 나 아저씨라고 저장할게요."

"그래-"

토독토독 작은 손가락으로 키패드를 치며, 제 마음에 드는지 미소를 짓는 지민이였다. 그에 윤기도 같이 입동굴을 보이며 웃었다.

"아저씨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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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

"벼엉..아아...리이...고오...디잉..."

지민이 간 뒤, 지민의 번호를 곱씹은 윤기는 좀 많이 비어 있는 제 연락처에 '병아리고딩'이라는 깜찍한 번호가 추가 되었다.